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정말 좋아했던 시청자의 한사람으로 <거침없이 하이킥>이 영상책으로 나온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윤호를 특히 좋아했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색깔이 분명하면서 웃기지만 가족간의 사랑이 분명 드러나는 시트콤이었기에 한 회도 놓치지 않고 보려고 노력을 했다. 시트콤에 대한 재미를 맘껏 느끼고 있을 즈음에 거침없이 하이킥은 먹을 내렸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른다.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빠졌다. 처음 신지와 민용이의 결혼생활이 삐거덕거리고 신지는 뮤지컬배우가 되고자 마음을 먹느나. 그리고 학교로 부임을 하게 된 서민정선생의 순진한 행동들, 한편 윤호와 민호는 형제지만 앙숙으로 윤호를 혼내주려는 승현과 찬성이 민호를 볼모로 잡아 두고 윤호를 부르지만 윤호는 콧방귀만 뀐다. 나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첫회를 보지 못햇다. 그래서 윤호와 민호가 쌍둥이인 줄 알고 있었다. 진짜 안 닮았는데 쌍둥이라니 이란성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윤호가 학교를 빨리 가서 한 학년으로 다니게 된 것이지 쌍둥이가 아닌 것이었다. 어쩜 그렇게 재미있게 본 드라마인데 그 내용을 이제 알았는지 혼자서 괜히 얼굴이 빨개졌다. 어쨌든 이렇게 시작되는 시트콤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두어서 예전에 시청을 했던 내용들이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시트콤사진만화는 필름이 돌아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아마도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마니아들은 책을 보는 순간 나와 같이 즐거움에 비명을 질렀을 듯 하다. 그 때 시트콤을 보면서 느꼈던 재미를 고스란히 책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을테니까 말이다. 워낙 마니아 층이 많았던 드라마여서 책으로도 나왔을테지만 원작에 진짜 충실하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는 책이다. 이 시트콤은 제목처럼 인생을 거침없이 즐기고 거침없이 살라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아서 더욱 좋다. 그래서 이제부터 내 인생도 거침없이 살아야겠다.

어쨌든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읽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낄낄거림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2권도 나온 듯하니 2권도 읽어봐야하는 욕심이 생긴다. 나에겐 소장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니까 말이다.

아이들은 얼굴도 보지 못한 엄마 친구 딸에 대해 열등감을 가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항상 엄마들은 친구 아이들의 잘하는 면만 엄마 친구에게 전해 듣기 때문에 엄마들도 자기 자식과 친구 아이들을 비교하고 우리아이들도 그렇게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엄마 친구 딸을 자주 말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엄마 친구 딸을 무엇이든지 잘하는 괴물이라고 상상을 하게 된다. 하루 24시간동안 수많은 학원에 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워 못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되는 엄마 친구 딸. 하지만 재아는 나중에 엄마 모임에 따라 나가서 엄마 친구 딸을 만나게 된다. 그 괴물같다고 생각한 엄마 친구 딸도 재아처럼 학원에도 가기 싫어하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재아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듯 아이들은 모두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는 것이다. 우리도 남과 비교되는 것을 싫어하듯이 아이들도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은 참 싫을 것이다. 괜한 친구 아이들과 자기 아아들을 비교하는 것은 엄마 입장에서나 아이 입장에서나 좋을 것이 없다. 사람은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고, 그 개성을 살려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재아라는 아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고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아이도 이 책을 읽고 엄마에게 재아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의 마음은 아이들에게서 듣는 것이 가장 빠르다. 아이들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난 <엄마친구딸은 괴물>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시 한 번 헤아릴 수 있었던 계기가 충분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