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참견쟁이 신들>에서는 알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소재로 SF시리즈를 일끌고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아는 것은 나의 지레짐작만이다. 실제 상대방의 마음을 누가 알 수 있을 것인가.

<웃는 얼굴의 신>에서는 어떤 신을 만나서 부자가 된 남자가 그 신을 ’부자의 신’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에게서 돈을 빼앗아서 한사람만을 부자로 만드는 ’가난의 신’이라는 사실을 보더라도 실제로 알 수 있는 것은 본인밖에 없다. <서비스>에서는 두 명의 영업사원의 과다경쟁으로 한사람은 포기를 하고 과도한 소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한 사원의 파산을 예상하지만 과더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승진을 한 그 사원의 영업방식을 머리나쁜 사람은 따라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살아가는 방식도 사람마다 다르고 결국은 성공도 자신의 그릇만하게만 이룰 수 있는 것인가 보다. <매혹적인 약>에서는 강도가 아직 성공하지 못한 약을 훔쳐 먹어서 매력적인 사람이 되지만 그 약이 불완전하다는 말을 믿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 동성에게만 매력적으로 비춰진다는 사실을 간과하였던 것이다. 결국은 불신으로 인해서 손해를 본다는 내용이다.

사람이 사람을 신뢰하는 사회는 낙원이라고 불리는 곳에서만 가능할 것일까? 불신의 풍조가 만연한 이 사회의 문제점은 신들의 장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사회를 지켜보고 있는 관객인 신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서 불신, 실망, 사기, 거짓이라는 첨가물이 가미가 되어 인간들의 삶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는 것도 신들의 잔재미인가.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려 있고, 생각하고 의도된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다. 내 생각을 고쳐먹는다면 내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총알이 들지 않은 게다가 장난감총에 맞았다고 확신하여 실제로 수술을 받고 총에 맞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신병이긴 하지만 믿는대로 생각하고 사는 것이 인간의 사고의 한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제대로 보고 찬단하고 나에게 긍정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사고를 하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는 최고인 것을 알 수가 있다. 어차피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니까 말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은 과거를 알고 과오나 오류는 반성하고 계승하여야 할 지혜는 배워 미래에 대한 오류를 최소화하자는 데에 있다고 본다. 하지만 역사가 너무 방대하다보니 그 목적을 망각하고 어렵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우선 그랬으니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지레짐작을 하는 것 또한 나의 오류라는 것을 <그림세계사백과>를 보고 나서 알아차렸다. 이유인즉 방대한 세계사를 한 눈에 보기 편하게,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역사에는 인류의 태생부터 인류의 생존을 위한 농경, 수렵생활에서부터 지능이 조금씩 발달하면서 문화를 꽃피우고 영토를 넓히기 위한 전쟁과 종교생활을 하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우선 세부적인 사항을 알기에 앞서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현재까지 왔다는 맥락을 아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일단, 그림으로 세계사의 내용들을 보니 이해사 쉽다. 8장으로 나누어서 인류의 시작과 농경수렵사회로 발달해 가는 과정과 통일제국이 형성되는 과정, 그러면서 지역세계가 형성이 되는 과정, 교류를 시작하면서 세계를 알게 되고 바닷길로 세계가 이어지는 항로와 혁명이 일어나면서 세계가 정치사회적으로 체계를 가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제국주의 민족주의로 나누어지면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대사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한눈에 보면서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할 수 있다. 우선은 아이가 세계사라는 맥락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백과>의 장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도 세계사를 이야기로 접하고 나니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세친구의 성공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세친구를 너무 재미있게 봤던 시청자로서 <쉐도우>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예감을 단박에 받았다. 사실 한국작가들은 역사를 주제로 한 책은 대부분이 재미있다와 판타지에는 조금 약하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역사를 주제로 하면서 역사 속의 검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는 쉐도우에 거는 기대는 생각이상의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과 같은 판타지에 흠뻑 빠져 있는 터라 자칫 판타지라는 영역이 구성이 약하다면 재미없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작가는 부담감이 없지 않으리란 생각을 감히 해 보면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때는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여 식민지화하였던 시기였고 유미는 삼촌의 시체앞에서 죽음의 원인을 밝히려고 하는 기자이고, 해성은 상하이에 근거를 두고 독립자금을 대던 자금책이었다. 두웬성이란 중국남자는 역사 속의 이야기를 믿고 보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고 일본놈들은 지도와 일지를 가지고 보물을 찾아 나선다. 동아시아 지역을 넘나들며 황금을 찾기 위한 여정이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펼쳐져 있다. 죽음을 무릎 쓴 그들만의 모험은 스타테이라검을 찾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알렉산더대왕의 검이라고 알려진 스타테이라검을 가진 자는 세상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것과 저주를 가지고 있어서 쉽게 가질 수 있는 검은 아니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결국 그 검을 차지 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데 누가 검을 차지 할 수 있을런지 너무 궁금하기만 했다.

<쉐도우>는 구성이 참 치밀하고 대사가 진부하지 않다. 일제시대라는 시대적 배경을 잘 살려서 애국심이 뭉클 솟아나게 하는가 싶으면 적당히 로멘스가 가미가 되어 있다. 조로아스터교라는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가 있고 역시 주인공들은 죽을 고비도 잘 비켜나가고 싸움도 잘하고 외모도 너무 멋있을 것 같다는 판타지 또한 가질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전설 속에 있는 검을 소재로 누가 그 검을 차지할지 모험이 흥미진진하다. 결코 다른 나라의 흥행이 잘된 판타지보다 못하지 않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판타지 소설의 재미를 듬뿍 맛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