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유쾌한 노자

도덕경의 난해함을 노자스스로 ‘내말은 이해가 쉽고 따라서 하기도 쉽다 그렇지만 천하에는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없고 나를 따라 행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내 말은 취지가 분명하면 행동에도 근거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큰 도에 대해 무지하므로 나를 이해할 수 없다.’ 고 말한다. 저자는 당연지사라 이야기 한다. 다른 사람들은 적극적인 삶을 강조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뒤로 물러나라하고, 떨치고 일어나라 말할 때 무슨 일이 있어도 남에게 굴복하며 살라고 하고, 큰소리 뻥뻥치며 자기 자랑을 하는데 자기분수를 지키며 살라하고 이 세상에서 제일 크고 아름다운 소리는 들리지 않는 소리라니 그러고도 버림받지 않는 게 더 희한한 일이지 않느냐 노자 당신은 너무 전위적이고 사람들을 너무 앞서간 당신이 문제라고 쏘아 붙인다.

노자 또는 도덕경은 도경이라는 상편 37장과 덕경이라는 하편 4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록된 말씀의 핵은 ‘있는 그대로 그냥 있을 것이며 억지 수작을 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즉 있는 그대로 그냥 있으라(自然) 억지나 수작이나 술수를 부리지 말라(無爲)는 무위자연을 역설한다.

이책은 경전 해석서의 경직됨을 벗어나려 함이 제목에서부터 보이는 책이고 그렇게 하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그 하나는 알기 쉽게 풀어 쓴 것이고 또 하나는 현대인과의 소통이다. 대부분의 경전 해설서들이 맨 앞에 원문의 한자의 나열로 독자의 기를 죽이고 다음 해석 그다음이 해설의 나열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 책은 그 틀을 깨어 엄선된 몇 구절로 한 주제를 바탕으로 구성하고 과감하게 쉽게 풀어 쓴 해설을 앞 부분으로 끌어내어 원문에 도전하게 한다.

현대인은 무한 경쟁의 시대에 산다고 단언한다. 어떠한 경쟁이던 경쟁은 싸움이고 싸움에서 이겨야 살아 넘고 지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마음속에 이렇게 무장하고 생활의 싸움터로 진군한다. 이렇게 살고자 하니 현대인은 겸허할 줄 모르고 불손하며, 따듯할 줄 모르고 냉랭하며, 상대를 밟더라도 제치고 앞서 나가야 한다는 욕심에 사로 잡혀있다. 현대인에게 노자는 이긴다는 것은 지는 것이요 진다는 것이 이기는 것이란 묘한 지혜를 가르쳐 마음의 쉼터로 지친 영혼을 인도한다. ‘강한 것은 약한 것이고 약한 것은 강한 것이며 굳고 단단한 것은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강하다’는 메시지를 주어 약하므로 인간은 강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경쟁에서 이겨 살아 남아야 한다고 초조해 하는 현대인에게 담담하게 하고 편안하게 하는 것보다 더 절실한 선물은 없다.

[서평]

붓다와 명상

임승택 지음, 민족사 펴냄

명상을 마음의 평안, 육신의 건강, 집중의 향상, 성격개조, 스트레스 해소 등등의 사소한 이유에서 시작하지만 저자는 붓다가 제시한 명상의 가르침은 한마디로‘잘쉬는 방법’으로 정리할 수 했다. 편견과 독선을 쉬게하여 참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이면 또한 그것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얻자는 것이다. 붓다는 사물의 본래 모습에 대한 바른이해를 얻지 못하는 한 만족된 삶을 살아 갈 수 없으며 또한 끝없이 이어지는 갈등과 번민의 사슬을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 한다 바로 그것의 구체적 양상이 윤회라는 구속의 사슬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궁극의 이상으로 제시되는 해탈과 열반의 경지란 이와 같이 반복되는 갈등과 번민으로 벗어나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붓다는 우리로 하여금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도록하는 離苦得樂에 유일한 목적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근본불교의 수행방법중의 하나인 위빠사나는 있는 그대로를 여실하게 관찰한다는 의미이다. 즉 주관적인 바람나 의지를 배제하고 사물의 본래 모습을 통찰한다는 뜻이다. 위빠사나의 실천을 통해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정하게되고 그 종국에는 탐욕과 불만 따위의 부정적인 정서를 내려 놓게 된다.위빠사나의 원리는 ‘알아차림’과 ‘마음지킴’이다. 알아차림이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제반 현상을 그때그때 명확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인간은 현재의 순간을 살아간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과거 와 미래를 넘나들고 있다. 현재의 순간을 벗어나는 순간 부풀려진 허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명확한 알아차림으로 현재에 머물 필요가 있으며 현재에 충실하며 습관적인 상념의 굴레에 얽매이진 말자는 것이다. 항상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사물과 자신의 몬래 모습을 여실하게보자는 의미이다. 마음지킴은 정처없이 과거와 미래로 넘나드는 마음을 현재의 대상에 붙잡아두는 것을 말한다. 마음지킴의 원래 위미는 잊지 않음이다. 몸과 마음에서 발새하는 제반 현상들을 방기하지 않고 돌보는 것 즉 마음 챙김이다.깨달음이란 ‘모른던 사실을 궁리 끝에 알게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기존의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과정이 수반되며 새로운 차원으로의 정신적 도약이 있어야 된다. 
깨달음의 내용은 무엇일까? 깨달음의 내용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설이 전한다. 중도(中道), 연기(緣起) 혹은 사성제를 깨닫는다고 하는데 저자는 깨달음의 내용은 사성제(苦集滅道)라고 단언한다. 즉 ‘인간이라는 존재가 괴로움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 그것의 원인은 내면의 집착과 탐욕에 있다는 것, 그러한 괴로움은 극복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극복하는 길이 존재한다는 것’ 것이 바로 위없는 깨달음이다. 책의 내용은 초기불교 경전의 모음집인 ‘니가야’에 근거하여 저자의 명상체험을 서술하였다. 초보자나 불자가 아닌 분들이 읽기에는 경전 인용부분이 다소 어렵고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명상 체험을 바탕으로한 명쾌한 논리가 돋보이는 책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명상은 백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10분의 실천적 체험이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