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불광출판사 선재스님 著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는 받기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불교에서 공양하기 전에 암송하는 오관게의 내용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의 마음가짐을 담고 있습니다. 선재스님의 표현을 빌면 불교에서 음식의 의미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살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절에서는 우리 몸을 법당이라고 하는데 이 몸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고 실천하니 법당이라고 한답니다. 스님은 몸 법당을 잘 보전해야 희망이 있다고 일갈합니다. 그러면서 사찰음식의 특징을 소개합니다. 첫째는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는 小食이며 둘째는 신선한 채소로 이루어진 菜食이며, 셋째는 가공되지 않은 천연재료를 이용하는 自然食이며 넷째는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소식을 통해 욕망을 절제를 익히고 채식과 자연식을 통해 생명 존중의 사상을 체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선재스님의 불교에서의 요리사의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된다. ‘일체 만물은 부처님이고 이 세상 모든 일이 부처님 일 아닌 것이 없다. 요리도 佛事요 수행이다. 모든 사람들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부처님께 지극하게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음식을 해야 진정한 요리사이다.’ 이 책의 시작이자 결론인 것같습니다. 불교에서의 음식의 의미, 부처님의 가르침, 스님 자신의 요리관과 철학, 그리고 그간의 오랜 요리 경험에서 체득된 내용의 양념으로 맛갈나게 지루하지 않게 무쳐낸 책이다. 중간 중간의 레시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몸과 마음을 살리는 약의 의미를 곁들여 더욱 유익한 것같다. 사찰음식으로 건강과 행복을 찾은 사람들의 체험적 이야기는 사찰음식의 신뢰감을 가져다 준다. 잘 못된 식습관이 몸의 병을 부르는 것은 물론 마음까지 병들게 한다. 음식이라는 것이 단순히 맛에 취해 몸을 보존하기 위해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니고 만 생명을 존중하고, 환경을 살리며 공존 공영의 시작임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서평] 마음챙김 명상 멘토링

불광출판사 김정호 著

 

오랜 만에 꽤 괜찮은 명상 참고서를 보는 기분이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순서대로 읽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유사한 주제들이 반복되기도 하므로 자유롭게 읽으면서 부분들 통해 전체를 이해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먼저 명상에 관한 일반론적이 이야기로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주제로 시작된다. 두 번째 장에서 집중명상에 관한 이야기로 나를 100퍼센트 내려놓기, 세 번째장에서는 마음 챙김 명상에 관한 이야기로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기에 관한 이야기, 네 번째장에서 호흡명상챙김 명상, 다섯 번째 몸 마음챙김 명상, 여섯 번째 오감 마음챙김명상, 일곱 번째로 행위 마음챙김명상, 여덟 번째로 일상생활 마음챙김명상, 마지막으로 명상을 도와주는 전략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내용 자체가 지루하지 않고 간단 간단하게 핵심을 쉽게 집어 주는 저자의 능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명상을 주의 훈련이라고 단정한다. 주의 훈련을 통해 욕구와 생각을 다스리고 마음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고 행복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명상이라고 정의 한다. 명상을 조용히 앉아 생각하는 것이라고 잘못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갈한다. 명상은 오히려 생각을 그치는 것이라고..

명상은 단지 생각만을 멈추는 것이 아니고 욕구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그러나 욕구와 생각을 멈춘다고 해서 흐리멍텅한 멍청한 상태가 아니고 오롯하게 또렷이 깨어 있음이 명상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8장과 9장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명상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간단 간단한 멘트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저자의 명상 경험과 심오한 명상의 연구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직막 9장의 명상을 도와주는 전략부분은 책 전체를 완독한 후 한 번 더 읽어보는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 것 같다.

[서평]

막스 베버는 정치를 “국가의 운영 또는 이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 이란 정의 합니다. 그럼 동양에서 정치가란 누구인가?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자신을 닦은 후 남을 돕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가(政治家)는 천지자연의 이치에 조화하지 못하는 자신의 부정적인 측면을 다스려 극복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의 부정적인 면을 제거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인 퇴계와 율곡의 학문적 업적의 비교가 아닌 정치가로써의 비교자체가 신선한 아이디어였다. 35년의 연륜의 차이와 어떤 정치적 사안을 두고 두사람이 취한 행위로 두사람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거의 같은 시대를 함께 했고 실제 얼마간의 교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 중기 선조 때는 성리학 이념에 기반한 사림들이 본격적으로 붕당을 이루어 상호 비판하고 견제하면서 붕당을 이루어 붕당정치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퇴계와 율곡은 사림중심의 정치환경이 무르익었을 무렵 많은 사람들로부터 성리학 이념을 정치에 구현할 가장 적격자로 두 사람 모두 사림을 대표 할 만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학문과 정치의 관계에 대한 입장은 퇴계는 학문적 깊이에서 우러나는 권위 위에서 성리학에 기반한 정치이념의 내용과 방향을 이끌었지만 실제적인 관직을 맡는 것을 사양하고 구체적인 실무와도 거리를 두려고 했고 율곡은 성리학 이론 뿐만 아니라 국가를 다스리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입안과 집행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한 사람은 ‘참여의 정치’를 한 사람은 ‘은둔의 정치,의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두 사람 모두 학문을 연구하고 후진 교육에 힘썼으나 퇴계는 명종대 이후 선조대에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교육에 집중한 방면 율곡은 평생에 국정운영에 매진했다.

왕과 소통의 정치도구 이었던 상소문,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을 통해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모든 의도와 고뇌가 담겨 있는 상소문은 정의감과 직설의 정직함으로 벼슬을 던지고, 공익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건 선비들의 사명감과 용기가 있었기에 관직에 나가지 않고도 가능한 유용한 정치행위이다. 저자는 선조 초기 몇 년의 시차를 두고 올린 퇴계의 ‘무진육조소’와 율곡의 ‘만언봉사’를 통해 상소문제 나타난 현실 인식과 그 극복방안의 이념적 지향을 비교하였다. 두 사람 모두 상소문에서 성리학의 이념을 기반으로 왕이 갖춰야 할 덕목을 제시하고 구현 방법을 제시하였으나 퇴계는 성리학의 원칙에 충실한 반면 율곡은 정책의 구체성을 제시하였다.

어찌되었던 평생을 국정의 중요 관직을 역임하며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는 율곡의 개혁가적인 면모에 저자는 방점이 찍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