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와 왓슨 박사 중에 누가 주식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까?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셜록홈즈?
군의관 출신 의사인데다 대인관계가 원만한 왓슨 박사?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책의 내용과 묘하게 닮아 있다. 게다가 이 책에 인용된 홈즈의 대사는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독자를 위해 남겨두겠다.
우선 책의 제목부터 살펴보자.
주식을 사려면 마트에 가라?!
이제 휴대폰처럼 주식도 대형 마트에서 판매하는 걸까?
물론 그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세븐일레븐에 간 덕분에 며칠 만에 투자금 300달러를 3배로 늘릴 수 있었다.
이 말을 들으면 누구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으로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과연 마트에 무엇이 있기에 그럴까?
마트에 가면 우유도 있고, 채소도 있고, 과일도 있고, 유제품도 있고, 세제도 있다. 그중에는 사은품이 달린 신제품도 있고, 판매 10주년 기념 할인행사 중인 제품도 있다. 게다가 당첨 확률이 로또보다 낮은 응모행사 제품도 있다. 이런 제품이 주식에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마트에 가면 무엇이 보일까?
마트에 가면 ‘시장의 흐름’이 보인다.
외국 브랜드에 밀려 항상 구석에 진열되어 있던 A사의 제품이 뒤늦게 입소문을 타면서 특별 코너가 만들어진 반면 부동의 업계 1위 제품이 경쟁사의 신제품에 밀려 진열장 아래로 밀려나는 등 컴퓨터로는 알 수 없는 ‘시장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주식을 사기 전에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알아차리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이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모든 사람이 그 변화를 알게 되는 순간에는 이미 투자할 타이밍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소한 변화를 투자 기회로 바꾸려면
본능에 가까운 관찰력이 필요하다.
세븐일레븐 냉장고에 항상 두 줄로 진열되어 있던 음료수가 하룻밤 사이에 반 칸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투자금을 3배로 늘린 저자처럼 말이다.
아하! 관찰력을 따지자면 당연히 셜록홈즈다.
셜록VS왓슨 1:0
그렇다면 정보를 얻기 위해 매일 세븐일레븐으로 출퇴근을 해야 할까?
아니, 애초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편의점과 마트 밖에 없을까?
정보는 어디에나 있다.
슈퍼마켓이 아니라 학교, 회사, 공항, 기차역, 유원지, 공원을 가도 된다.
사실 저자가 책의 서두에서 쉴 새 없이 비판을 했던 월스트리트에도 정보는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인 저자는 펀드매니저나 투자전문가가 찾아낼 수 없는 틈새시장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보수적이고 남성적인 성향이 강한 월가의 증권맨에게는 미지의 세계인,
청소년과 여성, 육아 분야 등이다.
아내나 아이들은 당신의 투자에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가 여기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렇다면 여자에게 관심이 없는 홈즈보다는 결혼을 한 왓슨 박사가 유리할 것 같다.
셜록VS왓슨 1:1
정보를 모았다면 그 다음에는 가설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오직 자신에게만 보이는 시장의 흐름을 발견하면 무조건 투자해야 할까?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는 매장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인 것일까? 만약 새해가 지나도 계속 고객이 줄지 않는다면? 고객 수와 전체 매출액은 비례할까? 전체 매출이 늘어도 그것이 주가에 변화를 줄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질까?
자신의 가설이 맞는지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열심히 발로 뛰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뇌회전력이 뛰어나고, 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홈즈의 승리일 터!
셜록VS왓슨 2:1
그러나 사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자신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다.
저자는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대중의 지혜’라고 말한다.
21세기에는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
가끔은 천재의 독단적인 선택보다 다수의 범재의 선택이 옳은 방향을 가리킬 때가 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른 이에게 조언을 구할 겸손함과 용기가 있는가?
이건 누가 봐도 왓슨 박사에게 유리하다.
셜록VS왓슨 2:2
혹시 질문의 답이 보이기 시작하는가?
여기서 힌트 한 가지!
사실 전문지식을 갖춘 의사인 왓슨 박사는 가설의 검증을 도와줄 든든한 ‘조력자’라는 점이다.
사실 이 질문에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주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인 만큼
지루해지지 않도록 하나의 ‘가설’을 세워본 것뿐이다.
여러분의 지혜를 빌려 이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