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주워 들어서 쿠바의 혁명가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이 원래 체 게바라가 아니었던 것도 의사였고, 저술가였고, 정치가 였던 것도
그가 쿠바가 아닌 아르헨티나 사람이었던 것도 몰랐고
쿠바 혁명을 성공시키고 주무부처의 다양한 일을 수행했던 것과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콩고 혁명에 뛰어들었던 것, 남아메리카의 혁명 확산을 위해 볼리비아에 뛰어들었던 것도 몰랐다.
그리고 그가 볼리비아의 산악지대에서 총살당한 것도 몰랐다. 여러 아이의 아버지였음에도.... 그는 쿠바의 산타클라라에 매장되어 있다.
몰랐다고 내가 큰 죄인은 아니다. 이 글을 보는 다른 사람도 역시 그럴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졌던 인간에 대한 사랑, 순수한 믿음. 그리고 그걸 이룩하기 위한 행동은 아마도 예수그리스도에 매우 가깝다고 감히 생각한다. 헛소리를 지껄이는 대형교회의 목사들이 그 발톱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큰 인물들의 식견과 행동은 나와 같은 범인과는 얼마나 다른지. 과연 나는 이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배울 점을 백의 하나라도 내 삶에 적용하는 것 뿐이겠다.
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단순한 공산혁명가로 알고 있다면 이 책을 꼭 보기 바란다. 전생이 있고 후생이 있어서 만약 내가 저와 같이 살았었다면.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모두가 그 처럼 강직하고 순수하게 살 순 없다. 또 그랬다면 그의 이름이 회자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역시 오류와 착오를 거듭하기도 했을 것이다. 다만 나는 어디까지 타협하며 참으며 살아야하고 최소한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이제 30대의 중반을 넘어가고 두 아이의 아버지이다. 부끄럽지 않은.. 그러면서도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점이. 나와 체와의 엄청난, 그리고 뚜렷한 차이일 것이다. 씁쓸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