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김어준

 

건투를 빈다..라는 책이 있었다. 참. 간단 명료하게 진심을 꿰둟어. 조언을 하는.. 인생의 다양한 고민들에 대해서 말이지..그 책.. 참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리고 신문, 방송을 통해. 김어준을 알고. ‘딴지일보’라는 인터넷 신문도 알고.. 최근에는 나꼼수라는 팟케스트 방송물을 통해서. 또 알게 되었는데. 거 참.. 별종이고.. 유쾌한 사람이다. 가볍기로 따지면 나도.. 김어준 만큼.. 가볍다고 하겠으나.. 문제는... 그가 가진 통찰력... 그게 나는 없다. 씨바..

 

유별나고 수다스럽고 경박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중의 욕망과 정서,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는 칼질은 허황되거나 영웅적이지 않다. 다만. 자기 확신이 뚜렷해서. ‘너 잘났다’ 고 일부 욕먹을 가능성은 있다. 더더군다나.. 이 책에 나온데로.. 소위 그가 예언한..것들이.. 잘 맞은 거. 그거 어떻게 설명할 거야.. 오세훈의 결단, 심장정, 노회찬의 탈당... 민노당과 참여당의 통합 실패..

 

김어준이 가벼운 건 참 다행이다. 그래서 그의 언어가 대중의 귀에 쏙쏙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도 책에서 말했지만 백날. 고고한 철학의 언어로.. ‘우리가 진짜고, 진보다..’ 라고 해봐라.. 동의는 하다가. 결국 투표는 딴 데다 하지.. 내 주변에도 ‘권영길-국민승리21’ 을 시작으로 선거대마다 소위 진보정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빠지지 않고 투표한 사람.. 내 알기론 나 밖에 없어. 결국엔 민주당 찍고 뭐냐고. ... 씨바.. 그게 일반 대중의 정서야.. 백날 입 바른 소리해봐라.. 진보정당들이랍시고. 고고한 한 마리 학처럼.. 그거 공감은 해도.. 솔직히.. 정서적으로는 가까이하기엔 너무먼 당신이라고.. 대다수 국민은..

 

닥치고 읽어.. 씨바.(이건 욕이 아니다. 추임새..다) /

 

28쪽 - 지금 사람들이 ‘조국’ 에게 바라는 건 유시민 언변에 진중권 독설을 가진 손석희거든... 그런데 지금 같은 자의식으로는 올바르고 말랑한 그러나 자칫 재수 없을 수 있는 연옝인처럼 보이고 만다고..

37쪽 - 이명박이 항상 자기는 뭐든 해봤다고 주장하잖아. 내가 해봐서 안다고 .... 성공한 우(右)의 전형적인 사고패턴이야. 모든 문제를 개인의 무능으로 환원시켜,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장학한 시스템 자체에 대해선 비시를 못 걸게 만드는 거지. 씨바.

47쪽 - 그럼 좌(左)의 취약점이 뭐냐. 좌는 스스로 지적으로 우월하고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거. .. 부지불식간 드러나는 지적 오만이 대중들로부터 좌를 유리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거..... 자기들끼리 거룩한 순교자가 되는 거지

166쪽 - 비판적인 시민단체들까지 이 프레임에 포섭되어 있다고 정확하기 ‘이건희 일갗 가로 특정해야 해. 삼성을 비판하면 이건희를 비판하는 거라고 부지불식간에 인식하는 거지. 그리고 이 비판은 다 삼성을 위한 거라고 토를 달아. 이게 바로 프레임의 강력한 힘이야 이 프레임에 대한민국 전체가 먹힌 거지. 삼성에 대한 모든 비판은 삼성과 이건희를 분리한 뒤, 오로지 이건의 일가에만 집중하면 돼.

185쪽 - 진보정당은 선거에서 그렇게 민주당의 종속변수라고...탄핵 정국처럼 한나라당이 완전 찌그러져서 진보를 폭넓게 받아들일 여력이 생기고 그래서 두 번째 선택까지 고려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 추가 배려를 받는...자신들 스스로가 뭘 잘하고 못하고 하는 게 자신들 생각만큼 득표에 영향을 주지 않아.

192쪽 - 진보 진영이 대중을 상대하는 자세를 보면 딱 사제야. 자신들의 율법이 절대선인데 왜 너희는 그렇게 살지 않느냐... 먼 훗날 진짜 진보 정권의 탄생으로 그 구원으로 보상받을 거라고 서로서로 위로하면서... 모두를 절대적인 진보가치를 외면한 죄인으로 만들어버리지. 그래서 불편한 거야. 그 죄의식 마케팅이 그래서 듣기 싫다고.

259쪽 - 투표는 사실 민주주의를 위한 게 아니야 그런 건 교과서에나 있는 이야기야. 투표는 내 스트레스의 근원을 줄이려는 노력이야. 그게 줄어야 행복하니까. 내 행복과 정치의 연결 고리를 처음으로 깨닫게 해 준 이명박이 얼마나 고마워.

306쪽 - 힘으로 때리면 약한 놈은 피하고 뒤에서 씨바거리면 돼.. 그런데 밥줄 때문에 입을 다물면 자괴감 들어. 우울해져. 자존이 낮아져. 위축돼. 외면하고 싶어. 그러니까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건. 위로야. 쫄지마! 떠들어도 돼. 씨바.

327쪽 - 이정희와 노회찬과 심상정과 유시민과 손학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시민사회 모두가 문재인과 함께 손잡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들이 공동의 정부를 꾸리는 걸 보고 싶다. 그렇게 그들이 서로를 지탱하는 모습만으로 엄청난 치유다.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

최도성

 

커.. 계획했던 스페인 답사는 일단 포기하기로 돌렸다. 지리교사모임에서 가는 거니까 분명 입맛에 맞고 매우 좋을 것이지만.. 1.방학의 3/2를 날리는 것은 주말아빠로서 못할 짓. 2. 스페인보다 분명. 방학이 더 흥미진진할 것 3. 학교 사회과에서 3박4일정도 여행하기로 수년째 돈 모은 거.. 올 겨울 쓰기로 함..

 

스페인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 쉽지만....그래서. 이 책으로 답사를 대신한다. 그런데.. 대략 알았던 스페인. 이 나라. 참.. 흥미진지한 나라다. 책의 구성은 스페인을 네 지역으로 나눠 문화적 역사적으로 다른 맥락을 짚어간 것인데.. 우리도 호남권, 충청권, 영남권, 경기권.. 뭐 이런식으로 한국을 소개하는 여행서가 있나? 생각이 들었다. 일단 책을 읽고 나서. 가보고 싶은 마음은 더 굴뚝같아 졌지만.. 다시 한 번 억누른다.

 

확실히 이 나라.. 역사적으로 우리하고.. 닮았다. 놀라울 정도로. 좌우갈등, 지역갈등...군부독재...

 

지리를 전공했고 가르치는 나.. 그리고 지리교사들은 스페인에 가서 어떤 안목에서 삶을 만나고 오게 될까? 지나치게 전공을 의식하는 거.. 어쩌냐. 배운 게 도둑질이라.. 그렇게 된다. 지리는 종합학문이다. 막말로 잡학이다. 사회지리, 문화지리, 역사지리, 지형학, 기후학....지리를 잘하면 진심으로 말하건데.. 세상을 보는 종합적인 창문이 열린다. 잘하면 말이다. 나처럼 말고...

 

아래 페이지들은. 내가 나중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 혹은 보고 싶은 것. 들.

 

023- 마요르 광장....헤밍웨이가 자주 갔다는 유명한 레스토랑 ‘보턴’은 기마상 정면을 등지고 왼쪽 문 방향에 있다. 1725년에 개업한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065- 톨레도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이곳의 명물 과자 마사판으로 유명한 산토 토메 과자점을 찾았다. 1865년 문을 열어 6대째 내려오는 이 가게의 마사핀은 13세기 무어인들이 톨레도를 차지하면서 퍼진 과자라고 한다.

086-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캄포 데 크립타나’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기차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다. 사막에 둘러싸인 오아시스처럼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인 마을에는 어쩌다 풍차를 보러 오는 여행자 외에는 이방인이 거의 없어 보였다.

103- 한편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고 거북선의 위용을 외부에 알린 서양인 신부(왜군과 함께 상륙한) 세스페데스의 고향이 스페인라만차 지역 톨레도 근교의 비야누에바 데 알카르데테라는 마을이다. 이곳에 가면 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태극기와 함게 한글과 스페인어 기념 글귀가 쓰여 있다고 한다.

159- 속임의 미학, 투우.... 비록 나와 다른 세계의 문화를 존중해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점점 이방인이 되어가고 있는 사실을 깨들을 뿐이었다.... 피가 철철 흐르고..

170- 포트로 광장은.... 분수 옆으로 미술관이 있었다. 홀리오 로메로 데 토레스 미술관이라 이름이 붙었는데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기에 나도 따라 들어갔다. 마침 금요일이라 무료입장이라고 했다.

229- 카탈루냐 광장, 람브라스 거리...마침 바로 건너편에 캄페르 구두 명품점이 있어 들어갔다. 1877년 수제화 전문가 안토니오 풀루사는 영국에서 수제화산업에 성공한 뒤 스페인으로 돌아와 가족 중심의수공업 방식으로 구두 만들기에 열을 올린다... 한국인들도 좋아하는..

250- 몬세라트 베네닉트 수도원... 지금도 많은 순례자의 방문지이며 카탈루냐 사람들의 신앙의 성지이며 정신적 고향이다. 프랑코 독재시절에는 카탈루냐어 사용 금지령이 내렸는데도 카탈루냐어로 미사를 보는 등 카탈루냐인의 독립과 저항의 상징이가도 했다.

259- 이비사 섬.. .노을이 수평선을 가르며 바다를 붉게 물들이자 이비사 구석 구석은 농염한 분위기로 채워졌다. 이 때 클럽들이 한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산안토니오의 유명한 라운지 카페 델 마르가 첫 번째 방문지였다. 스페인 출신의 DJ알프래도가 라틴풍의 끈적끈적한 음악을 조율하고 팔등신 미녀들이 거의 맨몸으로 남자 댄서들의 팔에 안겨 모래밭 무대에서 리듬을 탔다.

267- 분자요리의 메카, 엘 불리..분자요리는 액화 질소를 이용해 급속 냉동한 후 젤리화-응고화-안정화라는 새로운 기술을 단계적으로 응용한 방식이다. 분자요리는 동양에서는 일본을 빼면 거의 전문한 상태다. 서울 청담동에 ‘슈밍화’라는 레스토랑이 열긴 했지만 걸음마단계이다.

295- 발렌시아 부뇰 토마티나 축제..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만 되면 토마토 전쟁이 벌어진다. 단 2시간의 축제에 참가하려고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이 작은 마을로 몰려들어 그 전날은 속소 전쟁을 치러야 한다. 단 1시간 동안 사용하는 토마토가 15만개나 된다고 한다.

312- 알타미라 동굴이 있는 산티야나 델 마르는 산탄데르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인구 4000명 정도의 아주 작고 평범한 전원 마을이다. .. 가공되지 않은 감각과 미감과 감정을 가지고 별도의 필터링 없이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상깊은 장소.... 한달 쯤 머물면 누구라도 시인이 되어 집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어둠 속의 희망

리베커 쏘울닛

이런 책은 폭풍처럼. 도서관같은 곳에서.. 읽어내야할 책이다. 몰입해서. 쭉 당겨내면.. 한 3시간 이내면 가능할 분량이다. 번역도 매우 매끄럽게 되어 있어서. 읽기에 어렵지 않다. 책 속에 너무 좋은 말들을 많이 던져서.. 그걸 보라고 꼭 권하고 싶다.

어설픈 나는 책 한권으로 다시 한 번 정신을 똑똑하게 챙길 수 있게 되었다.

보 이지 않는 ‘막연한 ‘적’? 들은 무너지지 않아‘ 하며 주눅이 들었거나.. ’니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하는 열패감에 젖은 청춘들이나. ’세상은 더럽고 추악하다‘는 염세적인 사고에 지배받거나.. ’거봐라. 민초들이 저렇게 찌질하니. 먹고산다고 철학이 없어.‘ 하며 비난하는..‘희망. 그건 개나 줘버려’ 막말 던지하는 사람들. ‘세상 어른들은 똑같아’.. 씹어대는 청춘들...

이 책을 보시라. 그 입 닥치고..  

(개인적으로 04강, 17강 보면서 딱.. 찔리고 놀랐음..)

14 쪽- 미래뿐만 아니라 현재마저 어두워 보일 때도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근본적으로 변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세상은 지구온난화나 전지구적자본 같은 악몽에 의해서뿐만 아니라. 자유와 정의에 관한 꿈에 의해 변했고 우리가 꿈조차 꿀 수 없었던 것들에 의해 변했다.

18쪽- 얼마나 많은 전쟁이 터지고 얼마나 지구가 뜨거워지고 무엇이 살아남을 것인가는 우리의 행동 여부에 달려 있다. 미래는 어둡지만 그 어둠은 무덤의 어둠인 동시에 자궁의 어둠이다.

27 쪽- 희망은 예언이 아니다. 그것은 영혼의 지향이자 마음의지향이어서 직접 경험되는 세계를 초월하며 그 세계의 지평 너머 어느 곳에 닻을 내리고 있다. 이런 깊고 강력한 의미의 희망은 상황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기쁨이나 머지않아 성공할 것이 분명한 사업에 기꺼이 투자하려는 마음과는 다르다. 그같은 희망은 어떤 일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일이 선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능력이다.

29쪽- 희망은 투쟁없이는 흩어져버리고 방향을 잃어버리며 희망없음으로 바뀌어버린다.

43 쪽-많은 좌파들이 할 줄 아는 유일한 이야기는 지배문화가 유표하는 이야기의 이면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대개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 것들이다. 그들은 철저히 나쁜 뉴스가 진실이라고 여기면서 그 뉴스를 전하는 자를 자임하고 그것을 거듭 전달한다. ---그 들 중 몇몇은 주차위반 단속원이나 들개 포획꾼의 심정을 갖게 된 듯도 하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은 그 소식을 무심히 대할 수만 있다면 좋은 선물이면서 희망을 향해 한 걸을 내딛는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멀리 내다보고 다른 곳을 살필 수도 있어야 한다.

101쪽- 행동주의 운동은 길모퉁이 가게로 가는 걸음이 아니라 미지의 것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 미래는 언제나 어둠에 속해 있다.

125쪽- 너절한 포르노 싸이트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면서도 이런 가능성에 문을 열어주는 인터넷이란 매체를 두고 무슨 말을 할까? 코요테 가라사대, 도덕전 순수성과 경직된 정의 따위는 엿 먹어랏, 뭐 이런 것 아닐까?

128쪽- “내가 두 걸음 다가가면 유토피아는 두 걸음 뒤로 물러난다. 내가 열 걸음 다가가면 그것은 열 걸음 더 멀어진다. 유토피아가 왜 있는가? 이것, 즉 걷기를 위해 있다.”

135쪽-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필요하고 우리의 모든 것이 필요하다. 패배를 자초하는 원인인 분열, 차이는 필연적으로 적대관계라고 전제하는 분파주의를 버리라고 요구한다.

144쪽- 누구든 반대편으로 여기지 않아요. 잘못된 정보를 지녔거나 교육을 받았거나 아니면 그냥 생각이 잘못된거죠.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면 그들에게 낯익은 어떤 관점에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149 쪽- 사실 우리 전략은 물과 같아서 고정되고 딱딱하고 경직된 모든 것을 유동성과 항상적 운동과 진화로서 허물어야 합니다. 목적이 수단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셈이며 수단을 목적 앞에 놓고 맥락을 이데올로기에 앞세우며 순수성과 완벽성을 거부함으로써 수백년 묵은 정치적 형식과 내용을 뒤집어엎고 있지요.

173쪽- 성공은 흔히 그 결과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기 때문에 인식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더 나은 상태로의 심대한 변화는 실제로 일어난다. 기정사실이 되고 나면 철저하게 일상적으로 보이는 것도 그렇게 되기 전에는 기적처럼 보이기 일쑤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