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한홍구, 이번에 좋아하게 된 서해성 작가가 한겨레의 지면을 빌려 주 1회 대화나누던 것이 모아져 책으로 나왔다. 한계레출판이. 몇 년 전부터 강연, 인터뷰 요런 걸 대화체로 묶어내어 읽기 편하다는 느낌과 음.. 쉽게 책쓴다?는 느낌 두개를 받았던 생각이 난다..
요즘 요런부류의 책이 유행이다. 멘토가 될 만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듣고 써 놓은 것들...
간접적으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조금은 약하지만 이 정도 분량이면 대략 사람의 속을 알 수도 있고. 또 질문자들의 내공이 보통인가..
음. 아. 오..감탄하면서. '이사람이 '우리?' 편이라서 다행이다.'.'이런 구렁이 같은 놈' 감정을 이입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매번 느끼지만 내가 이사람들에 비해서.. 먼지처럼 가볍게 살다 가진 말아야지.. 다짐을 하게 된다. 공부를 많이 해야한다. 보수든 진보든 내공이 없으면. 금새 들통 나고 말만 되풀이하는 꽉 막힌 고집덩어리가 되는 것 그 이상 아니다. 앞에서 그냥 끄덕거리고 말고 대화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보.. 그거.. 나도 질색이다.
곤란한 질문을 이리 저리 바꿔가며 살살 약올리는 걸 발견하는 재미
손님이 발끈해서 치받는 걸 보는 재미
교묘하게 답을 회피하며 열받는 재미
주인장들이 후반부 결국 하고싶은 말 던지면서 정리하는 데 공감하는 재미
직설 정리하면서 한쪽으로 '후기'? 비슷한 걸 덧붙이는 데 극거 보는 재미
무엇보다 존경할 만한 사람들을 한 번에 엮어논 재미...
읽어볼만 하지 않겠나?
추가적으로 한마디.. 이 책에서. '김두관 경남지사'를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았다... 생각이상으로, 알았던 것 이상으로..큰 사람인 듯..
67쪽 - 자본주의는 사람을 파편으로 만들고 다시 흡수하는 능력이 있지. 쐬주병을 담벼락에 딸 때리면 박살이 나잖아. 사람을 분열증 환자로 만들지. 그리고 다 빨아먹고. 그게 자본 축적의 과정이고 역사적인 시공간을 살아왔지만 주체성을 상실하면 조작 대상, 파편이 되는 거지(백기완)
117쪽 - 지금은 문자문화가 영상문화로 넘어가고 있어요. 고졸자 87퍼센트가 대학에 가고 대중이 디지털 미디어로 무장한 상태죠. 대중을 이끌고 가던 지식인 시대는 끝났다고 봐요. (진중권)
193쪽 - 시험이란 게 단지 대학 가기만은 아니거든요. 성적 확인시키기를 통해 사회적 주종 관계를 예비학습시키는 효과가 크거든요. 가난하게 사는 걸 받아들이는 박탈과 체념을 학교에서 예행연습 하는 거죠. (서해성)
239쪽 - 정 부회장 말에서 뺄 수 없는 게 "아무리 왼쪽에 서 계셔도 분노는 줄이도록 하세요. 사회가 멍듭니다."라는 거였어요. 대기업 폐악이 얼마나 많아요. 배임, 횡령, 비자금, 탈세, 불법 상속... 가진 자 들이 탐욕과 부패가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는데 그걸 항의하고 개선하라는 요구가 멍이라니 적반하장이죠.(문용식)
314쪽 - 미안하지만 분노로 운동하는 시기는 지났어요. 새로운 체험을 하고 거기서 새로운 감수성을 늘리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다른 게 안되요. 감수성이란건 계속 닳아져가는 거죠. (양길승)
359쪽 - 무상은 공짜가 아닙니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연대적 세금, 서로 돕는 세곰, 우리 사회가 하나되는 세금입니다. 왜 무상이냐? 교육, 보육, 의료든 그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시점에 현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 뿐이죠.(이상이)
437쪽 - 친노 그룹의 다른 주자들은 노무현이 꾸었던 꿈을 김두관보다 더 잘 섧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김두관의 현란하지 않은 말 사이사이로 노무현의 유산 승계에서 자산뿐만이 아니라 부채도 승계하여 갚아야한다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서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