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우울한 날이 있다 장마가 한창인 요즘이 그렇다 음악이라도 있어야 머슥하지 않을것같은 그런날 말이다
요즘 아들녀석과의 보이지 않는 시름중이다 나어려선 사춘기가 다뭐야 하며 잘라버리고 싶었지만 안스러울 만큼 아내는 힘이 드는 모양이다 대관절 사춘기가 정녕무엇이길래 하며 아내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나를 붙잡고 하소연이다
이해하자고 나서면이야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하고싶지만 이나이에 세대차라고 듣고싶지는 않고 약은 필요하고
아이와 이야기 나눌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이 없을까 고민하던중 피아노의숲을 만났다
제목이 나를 잡았고 체격도 행동도 나 어릴때와 다르기만 한 아들녀석에게좋은 선물이 필요하던 차였다 도심속에서 나고 자라 정적인면이 부족한건 아닐까하고 늘 들려주고 싶던음악들을 듣고 나와 같은 생각을하는지도 궁금해져서.........
피아노 연습을 게을리한다는 아내의 잔소리가 반복되고 아들녀석은 조금씩 다른 행동을하기시작했다 드디어는 피아노를 때려 치 운 다 라는소릴 듣고 호되게 꾸증을 해야겠다고 맘먹었다가도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아내 몫으로 넘기고 싶었다
하지만 주말이 되어도 아들녀석의 피아노 소리를 들을수가 없었다 하기 싫으면 내버려 두라고 일러두었지만 심통난 아내의 투정도 안스러운날이 있다
제안을 하나 하기로하고 음악을 함께듣자고...
피아노의 숲을 찾아냈던것이다
아이의 반응을 살피는 차원이 아니라 음악은 마음에 울리는것이며 제것이 될때까지 함께하는것이 아닐까해서
음반의표지엔 피아노숲에 있는 소년이 보인다 아들녀석은 그림으로 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클래식 음반을 들고 (솔직히 좋아할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예상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고 하며 포장을 걷어내고 음악을 듣는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지난 몇일동안 우리가족은 같은 음악을 들었다 밥을 먹다가도 차와 과일을 먹다가도 음악에 귀를기울이더니 곡설명을 해주는 아들덕에 넉넉한 마음으로 오후를 보냈다
음반과 관계된 피아노의 숲(만화)을 아직 보지 못했다 아들녀석은 제목을 들어 안다고 하는데 나는 전혀 모르겠다 책을한번 읽어보고 음악을 들으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수 있으려나
이음반은 모두에게 정감이 되는 곡들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음악들을 최고의 연주자들의 소리로 듣는 장점이 있다 클래식을 잘알아서 연주테크닉이나 곡선정을 운운하고 싶지않은 그저 들어서 행복하고 정겨운 음악인것같다
아들은 연주의 부분부분을 안다며 피아노에 다가가 앉는다
피아노를 연주하려면 많은시간과 노력이 틀림없이 필요하다
때론 이유없이 연습만을 강요하는 부모는 아니었나 돌아보고 함께 다른사람의 연주를 들으며 귀를 기울이는것도 필요하다 아이와의 소중한시간을 함께나누고 음악을 이야기할수 있어 감사한 날이 되었다
사춘기를 운운하는 아들녀석과 함께 들으며 피아노연주에 귀기울이고 이야기를나누며
음악이주는 행복은 이런것이구나 감히 말하고 싶다 세상의 아버지들이 방황하는 어린자녀들에게 선물하기에 가장 좋은 음반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