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쓰기가 어렵다 좀 쑥스럽다고 해야할까? 불혹의 나이로 열일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가 머슥했다 책을 읽고, 책을 덮고, 다시 책을 읽기를 반복하며 감정을 살릴(?)려고 노력했음을 미리 적어 놓고 싶다
난 솔직히 작가의 이름으로 책을 선택했다 이나이에 사랑을 이야기하고 어쩌면 가장 순수했을지 모르는 어느 한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회상하기에도 쑥스러운 나는 마흔한살에 열 일곱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누구든 가져본 나이일테고 누구든 사랑에 열병을 앓아보았을테니 쑥스로움은 접고 두번이나 읽은 열일곱 책을 이야기해볼까한다
난 귀한책을 얻은것이다 내안에 어딘가에 있을 열일곱을 위하여 참 귀하고 소중한 책이 되었다
내나이의 사람들은 바쁘다
이 나이쯤이면 사랑했던 기억 조차 가물거리고 잠시 기억이 났다고 하더라도 돌아서면서 금새 다시 잊을지도 모른다 사랑에 관한 소설보다 아이공부에 필요한 참고서나 학습서를 구하고 아내를위한 밥상푸짐한 사진이 커다랗게 박힌 사진집의 책이 아니면 나를위해 자기계발서나 돈많이 버는 책을 더 많이 사는게 사실이니까
소설읽는 아내에게 아직도 사랑타령하느냐며 핍박(?)이나 하지 않았더라면 이책을 읽는 내가 좀 덜 쑥스러웠을지도 모른다
다행이 연애 시절 함께 읽던 페이퍼의 그작가의 소설이 라는말에 반겨주는 아내의 호들갑이 날 쑥스러움으로부터 건져주었다고나할까? 아내의 너스레가 고마웠다 내가 읽고 또읽고 하자 이젠 사랑이 어렵냐며 아내가 핀잔이다
아내와 번갈아 읽고 이책을 함께이야기 나누다 보니 책을 읽은지 한참만에 리뷰를 올릴수밖에 없었다
나보다는 아내가 사랑에 대해 더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싶어서 함께 읽자고 했고 아직도 카페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고 싶다거나 밤기차타고 여행가고 싶다고 현실감을 거의 잃은 말투로말하는.. 이별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난다며 날 난감하게 하는 여적지 소녀스런 아내의 감성을 빌리고 싶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아내의 사랑스런 투정들이 없어도 내 느낌을 전달할 마음이 생긴것이다
그렇다고 열일곱의 니나를 전부 이해한건 아니다 시에나의 사랑도 나와는 거리가 멀다 니나와 제이와 비오의 사랑은 그나이에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이야기지만 대니와 시에나 그리고 트럭운전수와 비오의 아버지의 이야기는 슬프고 어려운 인연이다 사랑의 감정들과 음악을 연상하게 하며 이어가는 줄거리와 수없이 쏟아지는 예쁜(?)언어들에 내가 남자 여서 좀 낯설었지만....
열일곱엔 사랑과 음악이 있다.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많이 들어 본적이 없는내게 이책은 내내 음악을 찾아 듣게 했고 오페라의 줄거리를 연상케하기도 했다 음악감상실에서 클래식을 신청하고듣고 있는듯 한다고나 할까? 음악가들의 사랑이야기나 인생도 .........덕분에 인터넷을 통해 많은 클래식을 들어보았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심정이 그려지진않았다 아무래도 남자이기 때문이거나 나이 때문일것이다
클래식이 이렇게 마음에 닿을 줄은 몰랐다 평생이렇게 많은 곡들을 인터넷에서 뒤적여 들어 본적도 없거니와 클래식과 연관지어 그들의 질문에 대답을 할수 있는것도 아니었기에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의 죽음을 이책이 아니면 어디서 들어보겠나 하는 마음에 그것으로 충분히 열일곱의 음악들이 감사했다
차라리 혼자 읽고 바그너별이나 바그너의 오페라에 대한 이야기로 아내에게 낭만적인 면을 보여줄걸그랬나 사랑이 긴 인생보다 어려움을 실감하지만 사랑때문에 아팠거나 사랑했던 내 기억들이 아내에겐 큰 선물이 될지도 모르는데 .....
나는 이글을 읽는 내내 사랑을 이렇게 여러가지 심정으로 표현한 작가가 대단하고 느낀다 나의 사랑이 뜨거운 열병 같았다...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싱겁고 단순하게 생각되었다 혹시 작가의 말처럼 도파민수치가 높아져 견디지를 못했거나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랑에 써보기나한건지 고민하면서 ............ 작가가 내어준 숙제 같았다...책을 덮으며 나는 마음을 먹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나 남지 않은 불혹이지만 아니 내가 지천명을 바라볼 나이였더라도 이런 다짐을 틀림없이 했을 것이다
사랑하리라
왜 그지독 한 열병을 잊고 있었나 사랑과 헤어질까 두려웠던 그어느 시절의 나를 잊고 있었는지....이책 덕에 난생처음 잠이드는 찰나의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다.왜 안하던 짓을 하냐며 돌아 눕는 아내가 밉지만 ㅠㅠ 끊임없이 사랑하리라고 ...............
사랑이라는 무척 어렵고 생각지도 않은 주제에 대해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사랑은 내게 먼 기억이지만 사랑은 내가까이에 있었음을 일깨워준 시간이 되었다 클래식한 사랑이 내것이었다니 .........내안의 열일곱을 기억의 끝자락에서 건져준 작가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