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기쁠 새도 없이 출근하자마자 쏟아지는 일거리들이 부담스런 날들이다. 아들 녀석을 학원에 보내 놓고 와이프와 마주 앉아 까치와 엄지의 음반을 들었다. 밤새 안녕인 셀러리 맨 인생에 고마운 여유를 거저 받은 기분이 든다. 일거리에 대한 부담을 처리하고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 주말엔 세미나 일정과 잦은 술자리로 하마터면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을 뻔 했다. 식사를 마치고 음반을 올려 주며 들어보라는 아내의 익숙한 친절함... ㅎㅎ 혼자 들었는데 참 좋더라고 어서 들어보라며 기분 좋게 말을 건네준다. 

까치와 엄지의 노래를 컴퓨터 앞에서 몇 차례 들었을 때 가사도 리듬도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던 젊었던 어느 날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우리 세대를 위한 노래가 요즘은 얼마나 듣기가 어려워 졌는지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미사리나 일산 같은 곳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 가서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갑자기 학사주점이나 음악다방에 앉아 연인에게 불러 주고 싶던 노래들을 듣게 된 것 같았다. 그보다는 훨씬 세련된 노래로 대학가요제의 노래들을 좋아 했던 우리 세대를 위해 추억을 선물하려고 나온 새 앨범이 아닐까 싶다. 그새 따라 불러진다. 폼도 잡아지고 회식 자리에서 불러 보고 싶은 노래를 배울 수 있을 듯하다. 

하얀 미소를 듣고서 아! 이친구들이구나 했다 앨범의 사진을 보니 나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ㅠㅠ 내가 대학교 1학년일 때 MBC 대학 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노래였다. 유열과 이정석등 쟁쟁한 겨루기였고, 지금 생각하니 참 오래전 가수들인데 그때의 그 느낌을 고스란히 건네주는 것 같다.지금은 모두 나만큼 중년이 되었을 그들의 당시만 해도 대학가요제의 노래들은 우리들을 자극 시켰고 젊음의 표현을 위해 입에 달고 다니던 꽤 수준 높은 노래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노래 한 두곡 따라하지 못하면 요즘 아이들이 따라 부르는 랩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된다. 난 이벤트에 참여 하며 음악을 들으며 음악과 연관된 추억을 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어느 노래이던지 어느 음악 이던지 말이다. 이 얼마나 기분 좋은 회상인가 말이다.

요즘 그 자극 적인 음악들 보다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가사도 따뜻하고 조심스럽고 사랑의 시 한편 같다.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할 그 좋은 목소리로 참 듣기 편안한 가요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가요라 함은 자기감정과 흡사한 노래를 좋아하고 따라 부르게 되는데 지금 막 이별이라도 한 것처럼 애잔한 노래와 가사이다. 까치와 엄지의 이름처럼 만큼이나 잘 어울 리는 목소리를 가진 듀엣이구나 싶다. 사람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그 오랜 시간을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는 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 진데 까치와 엄지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그 모습 그대로 기억이 된다. 그들의 노래도 끝없이 그때의 느낌으로 들려지니 나이는 먹어도 가슴은 그때의 어딘가에 머무르고 싶은 우리네 마음에 깊은 교감을 준다. 이 앨범의 슬픈 노래들은 마음을 가라 앉고 차분하게 생각하게 해주어 적막한 새벽에 듣기에 참 좋은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조용하고 슬픈 멜로디로 구성되었고 하얀 미소는 젊은 향이 풍긴다. 그땐 대학가요제 테잎을 사서 듣기도 해서 잘도 기억이 떠올려 진다. 컨츄리 송 같은 리듬의 노래가 있는가 하면 마지막 기억이라는 곡은 전자 키타와 드럼소리 또 피아노 소리로 우리들 가슴을 적시는 듯하다. 내 사랑아 내 눈물아 라는 곡은 나게 폼 잡힐 만큼의 애잔함을 주기도 했고 모래알처럼 이곡은 앞으로 내가 오랫동안 흥얼거릴 노래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어느 곡하나 부족함 없이 70-80 세대를 위한 가요이다. 마음 줄 노래 하나 없는 우리 세대의 모두에게 적극 들어보시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