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에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 테러가 나서 경찰관 16명이 죽었다는 보도가 났다.

그동안 많은 곳과의 갈등으로 테러가 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어왔으나 테러가 난다면 희생자들은 아무 죄도 없는 일반 시민들이거나 또는 경찰관등이다.

다른 때 같으면..그저 무심코 뉴스에 나온 기사중 일부로 받아들이고 말았을 이 기사에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은..평생 나쁜짓을 하지 않고도 자신이 잡은 범죄자에 의해 매일 밤, 낮을 불안에 떨어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이구나..

처음으로 느꼈다.

아니..처음이 아니다. 매주 주말이면 열심히 시청하던 '천하일색 박정금' 드라마에서도 경찰의 힘겨움을 접하긴 했으나..그 드라마는 엄마의 직업이 경찰이어서 조폭인 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야 했던 안타까움이 더 강했다.

처음 시작부터 한 사람이 죽었다. 억울하게 죽은듯 싶었다.

그리고 죽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아프게도 죽었다. 참 가엽게도 길바닥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 사람이,,,그 죽고 싶지 않았던 사람이 이별 여행을 떠났다.

가족과의 제대로 된 이별인사를 하고 떠나지 못해 제목조차 "이별을 잃다"인데..혼자서 그 못한 이별을 하려고 여행을 떠났다.

처음 아무 감정 없이 읽기 시작하던 책은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중간쯤 읽으면서부터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아이들에게 조금밖에 아빠로 살아줄 수 없어서..재롱잔치에 꼭 가기로 했는데 못가서..비가 오는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들이 비를 맞으며 떨고 있는데 안아줄 수 없어서..너무 슬퍼하는 아빠의 모습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고, 자신을 만나 힘겹게 살다가 자신의 부재로 인해 더 힘든 짐을 얻게 된 아내에게 미안해하고, 아이를 낳을때 함께 있어주지 못했던 경찰의 비애와 경제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여유를 주지 못했던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절절히 나와 있어 눈물이 쏟아졌다. 아들을 앞서 보내야 했던 어머니의 억울함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났고 그런 어머니를 걱정하는 아들의 모습에 눈물이 났다.

왜 그를 가족들로부터 빼앗아야 했는지..단지..자신이 도망가기 위해서였다면 그저 조금 다치게만 해도 되었을텐데..

남겨진 가족들의 마음에도 그 순간의 아픔이 절절히 느껴지게 수없이 칼로 찌르고, 자신이 살고 싶어 하던 손짓을 무참히 해하고...

죽은 사람을 보는 가족들의 마음이 안그래도 찢어지게 아플텐데..너무 아프게 죽은 모습에 더욱 가슴이 미어지게 만들어서 경찰이 더 불쌍하고 범죄자는 더 미웠다.

최근 촛불집회에서의 경찰들의 모습은 정말 실망적이었다.

일반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연행하고, 욕설을 퍼붓고,,,그 모습은 경찰을 해한 범죄자의 모습과 별반 다를것이 없었다.

그들은 단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촛불을 들고 한목소리로 외쳤을 뿐이었다.

그런 경찰이 이 책을 읽으면서 불쌍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밤새 범인을 잡기 위해 퇴근도 할 수 없고, 씻을 수도 없고, 편하게 잠을 잘 수도 없고..가족들과 여유로운 저녁시간은 물론이고 나들이 한번 마음놓고 갈 수도 없고..딸의 유치원 재롱잔치에도 참석하기가 무척 어려운 일이고, 가족들과의 약속은 어기는일이 대부분이고..

그 미안한 마음이, 안타까운 마음이 이 책에 너무 생생히 묘사되어 있었다.

경찰이 쓴 책이어서 그런지 경찰은 참으로 멋지게 묘사되었고, 힘겨운 일과가 그 가족들의 힘겨움이 너무 잘 나타나 있었다.

물론..여기서 멋지게 보인 경찰은 위에서 명령만 하는 경찰이 아닌 현장에서 발에 땀이 나게 뛰는 현장의 경찰이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은 이유는 경찰의 힘겨움이나 경찰 가족의 힘겨움등이라기 보다는 안타까운, 억울한, 아무 이유없는 죽음으로 인해 한 가정으로부터 가장을 빼앗고 그 가족에게 이별이라는 아픈 상처를 남긴데 있었다.

그 가족들의 사랑이, 이별하는 순간 너무 애틋하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다.

어느 가정이나 가족들이 소중하지 않은 곳은 없다. 내 가족중 누군가가 어느날 갑자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내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한번 느끼게 된것에 대한 감동이었다.

가족들 중 누군가와 싸움을 했다면..가족들에게 소홀하거나, 가족중 누군가가 밉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별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고 이 책을 읽어본다면..지금 나의 삶이,,, 가족과 함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나의 가족이 옆에 있어 주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오늘 느끼게 될 것이다.

내 가족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느끼고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