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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장편소설은 두번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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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또 다른 역사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철저한 고증에 의한, 하나의 역사가의 시선을 통한 거대 흐름의 객관화과정이라고 한다면
소설은 반대로 역사 속의 개인을 현재로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행위이다.
우리는 80년대를 흐르는 무거운 사실과 싸움들을 수치와 날짜로 기억할 수 있지만
소설을 통해 그 시대를 살고 있는 한 개인으로, 그 삶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전 세대의 소설가들이 그 역할을 해온 거라면
김영하는 지금의 시대를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뮤즈의 노래며, 영화속 주인공이며 하는 것들이 거북히 느껴졌었다
나는 페이퍼의 정유희식의 글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은 감정의 독창적이고 서술이지 감정을 입혀놓은 소재의 나열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의 문화 예술 창작물들이 보여주고 있는 지나친 간텍스트적인 모습에
진정한 창작물이 아니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삼십년 뒤의 세대가 김영하의 소설을 읽으면서 현재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세대를 느낄 수 있는 공감의 터널을 구축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하니,
그것들이 단순히 타임캡술처럼 느껴졌다.
내가 일상에서 부딪히는 영화와 음악, 물건과 거리가 김영하의 소설을 통해서
이 세대에서 저 세대로 옮겨가는 것이다.
김영하는 재치있는 콜라주의 대가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있는 것들을, 적절한 곳에 붙이고 다른 색을 입히고
곳곳에 배치하면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3
퀴즈쇼는 에세이식 소설 같기도 하다가, SF소설 같기도 하다가, 성장소설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책 마지막에 부록으로 달려있는 한 평론가의 성장소설론은 부정하고 싶다.
결국 주인공은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때로 겪게되는 '백년같은 일년'(이도 닥터 지바고에 나오는 말이라 한다)을 지내면서
주인공은 어떤 변화를 거쳐야하는 것이지만, 마지막 장에 지원에게 느끼는 기시감이랄까 거부감은
여전히 그의 안에 남아 있다. 물론, 그모든 것들이 지원의 관계나 연애관계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성장하였다고 해도 말이다.
앞서 말했던 것 처럼, 사건은 자연적은 자기자신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수반한다.
그것은 피하고 싶어도 피해지는 것은 아니고, 주인공 역시 피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끊임없는
정반합을 거친 것 뿐이다. 성장이라고 할만한 뚜렷한 증거는 난 찾을 수 없었다.
단지 변해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얻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물론, 어떤 것이든 확실히, 혹은 확연히 변하거나 변해갈 수 없는 지금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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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룸펜,
결국은 자신이 사고 하고 싶은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그 안에서 안락하기를 바라는 주인공의 모습이
지금 나의 생활과 겹쳐지고, 지금 내가 느끼는 무력함과도 닮아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몸이 달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자기 위안과 도망과는 뚜렷한 구분을 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주인공이 헤매듯이 나도 여전히 헤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뚜렷하게 남는 질문은, 과연 행복이라는 자의적인 기준에 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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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서 기록하고 싶은 음악과 젊음에 대한 글귀가 몇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