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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취미를 먼저 소개하자면, 사람들의 별자리를 묻는 것이다.
낯선 사람이거나 혹은 오래두고 사귄 벗이거나 그 사람의 별자리를 떠올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별자리의 속성들과 연관 비켜 보거나 반대되는 부분을 찾아나간다.
간혹 별자리를 말해주는 속성과 매우 비슷한 경우도, 혹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내가 어떤 자리에서든 누군가의 별자리를 묻곤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게 정말 맞을 수 있는 거냐며 반문하곤 한다.
질문의 요는, 사람들을 12가지 속성으로 어떻게 나눌 수 있냐는 것이 첫 번째요,
그 같은 사람들 끼리 같은 성격과 같은 일상을 살고 있지는 않는 다는 것이 두 번째다.
물론 두가지 다 동의한다. 별자리를 묻는 것이 취미 이더라도 별자리는 나의 종교가 아니다.
죽음이라는 한계점을 가지고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내고 있는 인간의 진정한 속성은
그들이 가진 가능성과 변화라고, 나도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자리를 묻는 나의 이유는 이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에 대해 최소한 12가지의 다른 성질이나마
우리는 이해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니, 그러한 시도를 해본 적은 있는가.
예쩐에 읽었던 어느 책에서는 인간이 숲을 거닐면 숲에는 길이 생긴다고 했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생각들과 동시에 너무 많은 욕구들을
표현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있고, 그것은 나를 중심으로한 이 모든 세계 속에 있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마냥 살 수 있는 이유는 모든 것을 인간화 시키는,
그리고 인간의 감정을 대입하고 이용하여 의미 지어낼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별자리는 어느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가십용 놀이이거나 단순한 먼지 덩어리를 향한 억지
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정이라기 보다는 확신에 가까운 것일지도.
하지만 나는 별자리도 인간의 모습을 띄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숲에 거닐 길을 내듯,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하늘에 그림을 그린 것은 아닐까.
명상만화가라는 특이한 이력의 작가 김준범의 별자리 이야기는
책의 서두에서 내가 나의 취미 생활에 부딪혔던 몇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천문해석은 삶이라는 여행을 위한 지도라는 것을 밝힌다.
자신과 관계, 내부적이고 외부적인 문제들이 생겨날 때 이 책이 카페에서 두런두런
수다를 떨 수 있는 친한 친구가 되었으면 작가의 바람이 느껴졌다.
책은 열두가지 별자리에 해당하는 인간들의 특징과 성격, 사랑과 우정과 같은 관계에 대한
설명으로 진행된다. 별자리를 보면 곧잘 진지하게 보지 않고 자신의 것만 확인하고
곧 잊어버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자신과의 이야기, 그리고 타인이라는 거울보기에 힘겨워진 사람이라면 좀 더 말이다.
별자리 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다른 점 그리고 같은 점을
찾아내는 동안 우리는 좀 더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각 별자리의 속성을 상징하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조근조근한 말투에
아마도 누구라도 지루함 없이 단숨에 읽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취미생활에 쌓였던 느낌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고 소소한 일러스트만큼이나 가벼운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김춘범 작가님께서 어스탈러지로서 천문해석에 관한 좀 더 한국적이고 인간적인
입문서를 써주시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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