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대한 전통풍습이라면 우리는 보통 세 가지를 떠 올릴 것입니다.

신사와 마쓰리, 그리고,하얀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

 마쓰리 항상 7월이면 일본 풍물 기행 코너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을 소개합니다. 화려하게 치장된 가마를 메고 뛰어가는 한 무리의 일본 젊은이들이 화면을 가득 메웁니다. 이들은 가마를 어깨에 메고 역동적으로 행군을 하며 소리 높여 구호를 외칩니다. 이 마쓰리는 풍년, 사업 성공, 무사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행사로서 일본 각지의 신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고 합니다.

    - 이 마쓰리 행사는 원래 신을 맞이하는 신사의 행사로서, 그 유래는 한국의 사신을 맞이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얀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  하얀 고양이 인형 마네키네코는 주로 일식집 입구에서 많이 목격됩니다. 이 고양이 인형은 일본에서는 복을 부른다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원래 고양이가 영물로 알려져 오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보다 구체화되어 하얀 고양이 마네키네코는 복을 부르는 의미로 사용이 된다고 합니다.

 

그 유래를 찾아 보면 몇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은 에도 시대의 한 영주에 얽힌 사연입니다.

에도 시대의 히코네 영주인 나오타카가 매사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절 앞을 지날 때 하얀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오른손을 들며 자꾸만 절 안으로 들어오도록 손짓을 해서 나오타카는 홀린 듯이 경내에 말을 탄 채로 들어갔는데, 들어가자마자 심한 천둥과 함께 절 문 앞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이 하얀 고양이는 행운과 복을 불러 주는 상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 인형을 자세히 보면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오른손을 들고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왼손을 들고 있습니다. 오른손을 든 고양이는 돈을, 왼손을 든 고양이는 손님을 불러들인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일본에는 관혼상제에서부터 연중행사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풍습들과 숨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눈길을 잡는 부분은 민간신앙의 중심인 신사에서는 결혼과 같은 경사를 치르고, 불교인 절을 중심으로는 주로 장례를 치른다는 것입니다. 한 때 일본 민간에서는 민간신앙의 신과 불교의 부처를 융합한 신불 혼합사상이 전파되었으나 메이지 정부는 신과 부처를 분리할 것을 명령하였다고 합니다. 이 것은 종교와 풍습마저 일본에서는 인위적으로 재단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지금도 전통 혼례는 신사에서 전통장례는 절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이처럼 사람과 민간신앙, 그리고 불교가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일본 특유의 풍습들은 그 복잡함이 더해져 일본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러한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자신들의 전통풍습이 좀 더 쉽게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부터 그의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p9.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은 연중행사와 관습을 소개하면서 그 역사적 유래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전통행사가 잊혀져 가고 또 그 형태만이 남은 가운데 다시 이들 전통의 유래를 되짚어 보는 것은 일본인의 풍부한 인생관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젊은 세대들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일본의 연중행사와 관습을 120가지로 간추렸습니다. 그리고, 독자의 빠른 선택과 읽기를 돕기 위하여 저자는 다시 이 120가지 이야기를 11개의 단락(자연관과 신앙, 연중행사의 관습, 결혼의 관습, 임신•출산의 관습, 편지에 관한 관습, 장례식의 관습 등)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 120가지 이야기는 각각 그 유래에서부터 의미, 기간, 그리고 절차에 이르기까지 길게는 2페이지에서 짧게는 1페이지에 걸쳐 해당 풍습의 핵심을 짚어 주고 있습니다.
    -대신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제는 소개입니다.

 
저자의 의도를 잘 반영한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풍부한 삽화, 그리고 주석들은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지극히 일본 독자들을 위한 일본인 저자에 의한 일본 풍습이야기입니다.

때문에, 외국인을 배려하는 해설은 빈약해 보입니다. 물론 한국인 역자들이 최대한 부연 설명을 곁들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빈약해 보입니다.

둘째, 각 풍습의 유래에서 그 기원을 일본과 중국에만 두고 있는 점이 아쉬운 점입니다.

물론 일본인 독자들을 위한 책이기는 하지만, 불교의 전래 부분을 빼고 지나가는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일본의 전통 풍습의 바탕이 되는 기본 사상은 민간신앙과 불교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불교의 한국 전래만을 빼버린 채, 대륙 유래를 중국에서만 찾는 것은 저자의 의도적인 편집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아쉬운 점만 뒤로 한다면, 이 책은 그 기획의도와 구성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2007년 일본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이 평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위의 두 가지 아쉬운 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 후기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일본의 전통문화를 도외시 하는 자세는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해 마다 구정(설)과 추석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의 증가 추세를 보면 전통문화를 사랑한다는 우리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추석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객은 역대 최고였던 2007년보다 1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와 같은 세태를 반성하고, 서둘러 대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최장 9일이었던 추석연휴 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예상되는 인파는 43만 여명. 지난 2007년 역대 최고치였던 해외여행객 39만 명과 비교해 13%나 늘었습니다. 이는 재작년 금융위기 여파로 움츠렸던 소비, 여행심리가 본격적으로 되살아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해외여행자 수는 111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16% 증가했습니다. "

- MTN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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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저자소개

저자 이이쿠라 하루타케 (飯倉晴武)
1933년 도쿄 출생.
도호쿠대학대학원 석사과정 수료(일본사전공),
일본황실도서관 수석연구관, 오우대학문학부 교수,
니혼대학문리학부 강사 역임. 현재는 저술가로 활동.
저서 : 『일본 중세의 정치와 사료』(2003)
편저 : 『일본인의 숫자 관습』(2007)
감수 : 『일본인의 예의작법 관습』(2007) 등

● 저자의 저술목적

"p9.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은 연중행사와 관습을 소개하면서 그 역사적 유래를 살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전통행사가 잊혀져 가고 또 그 형태만이 남은 가운데 다시 이들 전통의 유래를 되짚어 보는 것은 일본인의 풍부한 인생관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네이버 책소개

 이 책은 ‘현재 일본문화를 이루는 근간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본질적인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이이쿠라 하루타케 씨는 일본인들이 행하는 다양한 생활 관습과 각종 연중행사들이 어디서부터 유래되었고, 언제부터 시작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120가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속 시원한 해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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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독서 되세요.

 

 

 

 

 재능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단련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수 많은 호기심만을 유발할 뿐 마땅한 해답을 제시되어지지 않았습니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전까지 약 400번의 실패를 맛보았다고 합니다. 400번의 실패를 거친 후 비로소 에디슨의 전구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발명가들 가운데에서도 천재발명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집중하고 몰입하는 그의 스타일은 정말이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전구를 발명하지 못했다면, 중도에 포기하고 그저 그런 엔지니어의 호기로 남았다면, 그가 후세에 의해서 천재발명가로 불려질 수 있었을까요? 그가 전구의 빛을 보기 위해서 투자한 그 모든 열정(시간과 자금)이 지금처럼 그의 천부적 재능이라고 칭송 받을 수 있었을까요?

    

 

에디슨 외에도 전구를 발명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사람으로 우리에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1853년 태어난 반 고흐는 살아생전 사람들에게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 화가였습니다. 젊은 시절 성직자를 꿈꾸기도 했지만, 실의에 빠진 1880년부터 시작된 그의 그림인생은 장 폴 고갱과의 공동생활을 통하여 안정을 되찾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성격차이로 그와의 공동생활을 접고 심지어 자신의 한쪽 귀를 잘라 버리는 정신분열증을 앓게 됩니다. 이후 그는 1890년 자살로 힘겨운 그의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이후 그의 작품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다가 1903년 그의 유작전 이후 세상에서 점차 알려지게 됩니다. 

 

지금의 우리에게는 반 고흐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빛에 대한 감각에 대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감탄과 더불어 경외심을 자아내지만, 정작 그와 만날 수 있었던 동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정말이지 괴팍하고 이상하기만 한 그런 괴짜 화가였을 뿐입니다. 싶게 다가갈 수 없는.

에디슨은 발명에 대한 천재적 재능과 반 고흐의 빛을 바라보는 그의 천재적 붓 터치는 재능이라고 불려질 수 있을까요?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전에는 분명 천재 발명가가 아니었습니다.

반 고흐는 예술에 대한 시대의 조류가 바뀜으로써 비로서 인정을 받았을 뿐입니다.

그들의 천재적 재능이란 것은 단지 소기의 성과물과 사람들의 유행에 따라서 그 평가가 바뀔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재능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그만한 성과물을 내기 위해서 수많은 시간 동안 에디슨은 전구에 반 고흐는 그림에 그들의 에너지를 쏟아 부었습니다. 즉, 그들의 인생의 절정의 작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자신들을 끊임없이 극한의 지점까지 몰아 붙이며 단련을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에디슨은 전구의 발명자로, 반 고흐는 천재적인 화가로 우리에게 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제프 콜빈 역시 재능이란 것은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단련이 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합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한다면, 그는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단련이 된다고 정의합니다. 즉 재능이란 천부적인 것이 아니고,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에 의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는 천재작곡가 모차르트 역시 18년동안 아버지에게 훈련을 받고 나서야 비로서 금세기 최고의 교향곡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넘치는 욕탕의 물을 보고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 역시 평상시에 수 많은 수학적 고심 끝에 유레카를 외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즉 모든 천재적 재능을 가진 예술가, 과학자, 경영인, 이 들 모두가 자신의 능력이 빛을 발하기 전까지 신중하게 계획된 집중적인 훈련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서 일정 수준에 달한 후 재능이라는 이름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의 이러한 이야기는 일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현시대에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들, 잭 웰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모두가 어린 시절부터 다른 여느 아이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자유롭게 찾고, 연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줬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성 이건희 회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역시 일본 유학을 갔다 온후 삼성에서의 첫 업무를 시작할 때 남들 보다 그렇게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것은 이건희 회장은 고 이병철회장의 배려 속에 일본에서 영화광이라 불리 울만큼 충분한 문화적 탐닉을 추구했으며, 삼성에서도 차근차근 기업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줬기 때문일 겁니다. 이건희 회장 역시 일본 복귀 후 곧장 계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면, 그는 분명 실패했을 겁니다. 이를 알고 있었던 고 이병철회장의 혜안이 참으로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렇듯 저자 제프 콜빈은 이 책에서 재능은 최소한 훈련될 수 있으며 또한 누구에게나 재능에 대한 기회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대로라면 우리에게는 성별과 인종, 그리고 나이를 불문하고 항상 새로운 재능에 대한 도전의 기회는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한 그의 사례 수집과 치밀한 스토리전개는 우리가 이 책에서 희망을 가지기에 충 할 것입니다.

 
제프 콜빈의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 책에서 세가지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1. 재능을 단련시켜 줄 선생님, 멘토, 부모님
2.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
3. 끈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행복한 독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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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NIKON_D90, 재능은어떻게단련되는가, 브라운, 브라운의리딩다이어리, 좋은책한권

 

길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선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길을 바라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것입니다.

길은 마을과 마을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젖줄과 같은 것입니다. 동네 어귀를 돌아 나오는 골목길은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얼룩지는 것입니다. 마을을 달려 나와 마을 앞산 기슭을 감아 도는 밭두렁 길은 해가 기우는 저녁이면 일하러 나가신 아버지가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시는 길이었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한바탕 무리 지어 이 집 저 집 기웃기웃하다 지루할 때 힘껏 내달려 마을 뒤 언덕위로 올라가 내려보는 길은 지는 노을 저 너머로까지 이어진 알 수 없는 미지로 향한 도전의 길이었습니다.

길은 이처럼 어릴 적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한바탕 이야기 보따리 같은 것입니다. 풀어 놓고 보면 얼굴 가득 미소 짓게 하는 것도 있으며, 때로는 양볼 가득 빨간 홍조를 짓게 만드는 짓 굿은 일도 있으며, 간혹 가슴 한 켠에 아스라히 묻어오는 아픈 기억의 상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길을 보며 생각하며 느끼는 추억의 덩어리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도 무심코 지나는 길에 어린 시절 동네 어귀의 길과 그 기억이 교차될 때면 가슴 뭉클해지는 알지 못한 기억의 단편들이 생각 나오곤 합니다.

 

저자 서명숙은 제주 올레길에서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에서 한 보따리 풀어 놓고 있습니다. 마치 장에 갔다 오신 어머니의 보따리 마냥 그 속에는 여기저기 진기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사람냄새 가득한 그런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올레길 만들던 군인아저씨들 이야기
올레길에 미쳐 제주도엘 눌러 앉은 후배 이야기.
물질하다 젊은 생을 마감한 제주해녀 이야기.
죽음의 문턱에서 희망을 품고 다시 생명의 끈을 잡기로 올레길 이야기.
늦깎이 결혼식에 들뜬 나이 지긋한 부부 이야기.
팔순 노모 업고 돌고 돌며 가벼운 어머니의 몸무게 때문에 눈시울 적시는 아들 이야기
사람이 그리운 외딴섬 가파도 사람들의 이야기

한 가득 담긴 그녀의 이야기는 멈출 기미가 없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아쉬워했을지도 모릅니다. 책의 지면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이처럼 그녀의 이야기는 우리의 곁에 있는, 누구나 알고 있음직한 그런 이야기를 올레길과 묶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이야기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어 자칫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러한 것에 개의치 않는 듯 줄줄이 풀어 냅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이 책의 서두에서도 이미 밝힌 바와 같이 그녀는 올레길 이야기가 아닌 올레길에 담긴 사람냄새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녀의 이야기가 다 좋게만 평가를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녀의 이야기의 소재는 너무나 일상적인 이야기인 반면 그 구성은 어디에서고 치밀한 스토리전개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블로거의 지적처럼 자칫 “아줌마들의 수다”처럼 보여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올레에 대한 이야기는 올레길과 올레지킴이, 그리고 올레꾼, 그리고 올레주민들의 이야기의 경계를 넘나들며 또한 그 이야기의 시간대가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다시 과거로 가는 다소 복잡한 구성이기 때문입니다.

즉, 그녀의 이야기는 서로 독립적인 작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묶여져 있기 때문에 첨부터 집중해서 읽지 않으며, 이야기의 흐름을 놓쳐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녀는 왜 이 올레길 이야기의 구성변화를 시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제주 올레길의 1 코스에서부터 끝 코스까지 이어지는 길의 순서대로 각 장을 구성하고, 그 코스에 어울린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코스의 풍경 사진을 순서대로 풀어냈다면 정말 색다른 올레꾼의 이야기가 탄생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구성은 그녀의 너무나 열정적인 에너지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뒤섞여 버린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점이 참으로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어디를 가든 사람의 발자국이 닿는 곳엔 이야기가 생기고 그 이야기는 돌고 돌아 하나의 생명체로 우리의 곁에서 숨을 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잘 생긴 바위가 있더라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으면 그냥 덩그러니 놓인 바위덩어리일 뿐이지만, 사람의 엉덩이라도 잠깐 그 바위 위에 놓여지기만 하더라도 그 바위는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생명력을 부여 받을 수 있습니다.

제주 올레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저자와 만나지 못했던 때의 올레길은 아무도 찾지 않는 잡초 무성한 촌부의 길이었다면, 저자가 걷고 다듬고 이름 지어 준 길은 올레꾼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숨을 쉬는 살아있는 생명으로서의 올레길인 것입니다.

그런 제주 올레길의 이야기를 그간 다녀간 올레꾼과 올레길을 만든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로 묶어서 출간한 이 책은 분명 우리에겐 그냥 잔 돌멩이들이 깔린 그저 그런 돌길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올레길 이야기로 다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부분이 아마 이 책의 아쉬운 부분을 만회시키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올레꾼이 있기에 또한 올레꾼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주도 올레길은 2007년 9월 8일 제1코스가 개발 되어 2010년 8월까지 총 21개의, 약 350km의 오름과 평지가 연속되는 길입니다. 그 올레길 개발의 중심에는 저자 서명숙이사장을 중심으로한 (사)제주 올레가 있습니다. 지금은 연간 총 25만 명이 제주 올레길을 다녀갈 정도로 이젠 국내외적으로 주목 받는 트레킹코스Tracking course가 되었습니다. 최근 이 제주 올레길을 모태로 대구 팔공산 올레길과 전라도 지리산 올레길이 생겨나 많은 등산객들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주 올레길을 시발점으로 걷기 문화가 심신의 건강을 위한 현대인의 생활체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는 결코 낯설지 않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저자 서명숙은 이 올레길의 무한한 발전을 읽고, 그것을 현재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말미에 있는 2010년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 동안 열릴 올레길 걷기대회 행사는 그녀의 사그라지지 않는 왕성한 창조정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대회를 위해서는 그녀는 미리 ‘2009년 나이메헨 세계 걷기 축제’에 참석하여 답사를 마무리 했으며, ‘놀멍 쉬멍 걸으멍’을 모토로 한 제주 올레길만의 ‘꼬닥 꼬닥 걷기대회’를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 올레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아직도 지극히 넘치고 있으며, 지금도 올레꾼의 꼬닥 꼬닥 발걸음이 그 올레길의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행복한 독서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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