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풋! 웃음이 나온 책입니다.

읽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일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소위 말하는 그 ’감’ 이라는게

와 닿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가지,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이제 내가 어떤 입장에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분명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여리고 눈치보는, 엄마들로부터 무차별 비교를

당하는 어린 아이들의 편이었는데, 올 초 딸아이가 1학년이 되고 부터는 저도 간간이,

아니 자주 다른 아이의 이름을 입에 올렸던 것같고,

그러면서도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 할 때는 다시 무력한 아이들의 입장이 되는,

참으로 애매모호한 태도를 제가 취하고 있더군요.

아이들을 학교와 학원으로만 오가게 하면서 하루를 다 보내게 하는 엄마들을

보면서 ’아마도 자기 한풀이를 하는 거겠지, 대리만족이라는 걸 본인은 모를 거야... ,

아이고 애가 불쌍하네...’ 이런 생각들을 하곤 했는데,

이런 제 생각이 아주 단순했다는 걸 깨달아 봅니다. 저 또한 조금씩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한풀이나 대리만족이 아니면서도 그렇게 된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요.

아님 제 자신의 무의식 저 밑바닥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어마어마한 열등감이

교묘하게 대리만족을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네요.

여하간 이런 상황에서 <엄마 친구 딸은 괴물> 이란 책은 우리 아이의 마음을

진지하게 헤아려 보는 특별한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리 딸은 아직까지는 제 말에 잘 따라오는 편입니다. 하지만 잠자면서,

혹은 어떤 순간에 "엄마는 엄마 맘대로만 하고,

흥, 치 !" 라고 하거나 밖에 나가서 노는 대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으면서

몹시도 불행한 표정을 짓죠.

그러면 저는 속으로 ’으이구, 아직 습관이 안들어서 저렇겠지, 공부에 재미만

붙이면 되는데... 그 때까지는 저도 나도 참아야지 뭐.’ 하곤 한답니다. 

저의 생각도 틀린 건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 왜 아이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하는

걸까요? 이것이 정녕 엄마들의 한계일까요?

책을 읽으면서 저는 100% 재아의 마음이었습니다. 아직 1학년인데... 아침에

책가방 챙기다가 잠든 재아를 향해

등을 후려치는 대신 좀 더 다정하게 대하면 좋았을걸... 재아가 꼭 누구처럼

되어야 하나?... 재아는 건강한 1학년 어린이야...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옆에서

놀고 있는 우리 딸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그리고 아주 많이 미안한 맘이 들었고요.

평범하고 밝고 건강한 마음의 재아가 등장하는 이 책 <엄마 친구 딸은 괴물>은

참 유쾌하고 기분 좋은 책입니다.

꿈인가 생신가, 뭔가를 보여 준 6학년과의 달리기 한판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네요. 엄마의 잔소리 바다를 고작 작은 배로 건너려 애쓰는 장면이나 실사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 곳곳의 소품 등등 재미나고 유머러스한

표현들이 넘쳐나는 것도 책에 대한 애착을 더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아이들과 학업문제로, 공부로 마찰을 빚고 계신 분이 계신가요?

그럼, 이 책 <엄마 친구 딸은 괴물>을 자신있게 권해 드립니다.

아마도 ’한숨’돌리는 계기를 갖게 되실 것입니다.

얼마전 학교 도서관에서 바다에 관한 책을 아이가 빌려오더니

소리 없이 여러번을 읽더군요. 옆에서 슬쩍 엿보니 바다 이야기가 아니라,

바닷가에서 수중카메라를 주은 아이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책은 글없이 시간순서대로, 그림만으로 엮어졌더군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통해 수중카메라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척 갖고

싶어했어요.

저는  "아마, 비쌀걸? 수경으로도 들여다 볼 수 있으니까 바닷가에 가면 수경으로

한 번 봐바....." 라고 용감하게 얘기해 주었죠.

바닷속의 유물을 발굴하거나 바다지형을 탐사할때 이 수중카메라의 역할을 가히

놀랄만합니다.

유물발견지점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건져올릴 수 있도록 연구,계획하는 걸 가능하게

하며 바닷속에 직접 들어갈 수 없는 고고학자들에게 주요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이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이 수중카메라가 본격적으로 바닷속 유물탐사에 사용된 것은 불과

몇십년전에 지나지 않습니다.

바닷속 유물발굴과 연구는 역사와 조상들의 생활상을 추정하는데 있어 육상의

역사연구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바닷속 탐험은 주로 난파선위주로 진행 되는데 배안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유물과

보물들은 제조된 시기와 그시기의 환경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발견못지않게 중요한 것 하나는 손상없이 수면위로 건져 올리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섬세하고도 많은 제약이 따르는 일임에도 여러가지 장비의 부족과,

또 바닷속 환경에 대한 연구가 같이 진행되어야 하는 일이라 발전이 더뎠다고

하네요.

실제로 요즘은 잠수부들에게 필수품으로 알려진 기초장비들조차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된 것이 5~60년 전이라고 하는군요.

이 책 <보물선의 비밀>에는 이처럼 수중탐사의 시작과 오늘날까지의 진행 과정,

관련 도구와 기술의 변천사, 여러 중요한 난파선의 발굴과 그것의 역사적 의의에

대해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칫 지루하고 건조했을 내용을 만화의 장점을 살려 재미있고도 위트가 넘치는

그림과 표현들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어요. 수중고고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이것은 고고학과 더불어

역사연구에 있어 또하나의 중요한 학문임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 생각이 간절한 요즘, 그 푸른 물에 몸을 담그로 노는 생각과

함께 물 속 저 깊은 어딘가에 보물을 가득 실은 배 한척이 난파되어 누군가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 이젠 너무 자연스럽네요.

시공만화 디스커버리 <보물선의 비밀>은 다 읽은 후에 상상력을 더 크게 펼칠 수

있는 책입니다.

1학년인 딸아이가 국어시험지를 가져왔습니다. 틀린 문제를 부모님과 다시 한 번 풀어

보라는 담임선생님의 숙제였죠.

아이와 함께 문제를 보고 있자니 1학년 수준이라기엔 다소 어려운 것들도 있었습

니다만, 틀린 문제의 대부분은 이해력부족에서 오답을 선택한 경우였어요. 그래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생각을 달리 하도록 유도하니 곧 맞는 답을 찾더군요.

이런 현상들은 비단 국어과목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과목이든

문제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한다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관건은 이해력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독서교육, 혹은 책읽기를 강조하는 것은 이해력을

키우고 생각을 넓힐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와 더불어 이야기의 숨은 뜻, 사소한 소품들과 등장인물이 의미하는 바, 즉 글에

숨겨진 은유를 파악하는것도 역시 중요합니다.

저의 학창시절을 돌아보아도 시어 하나하나의 의미, 고전소설이 풍자하는 대상,

단편소설속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국어공부의 핵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공부들은 이후에 우리가 책을 대할 때에도 작품을 이해하는 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주지요.  하지만 저역시 아직도 책속에서 비유와 은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때가

많고 작가의 의도를 완전히 공감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저의 책읽기의

소양이 부족한 탓이겠고, 또 책을 제대로 읽는 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 <책버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을 읽고는 저의 이런 생각에

더욱 힘을 싣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을 읽어야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책 많이 읽어라...’ , ’ 책 좀 잘 읽어라.....’ 등의 말을 들었을

뿐, 책 읽기의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이 없었던 저에게 책읽기의 해답과도

같은 내용들을 저에게 보여 주고 있으니까요.

작가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책 읽기의 중요성과 책의 선정 방법,  그리고

의미파악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책’ ,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책’

이라는 두가지 큰 테마를 중심으로 스무권의 책을 선정하여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내용의 진정한 의미, 책이 나오게 된 시대적 배경,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이해와

가치판단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즉, 한 권의 책을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폭넓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할까요.

’토끼전’ , ’심청전’ 을 비롯하여 ’피노키오’ , ’어린 왕자’ , ’바보 이반’ , 그리고

’샬롯의 거미줄’ , ’마당을 나온 암탉’ , ’해리포터 시리즈’ ..... 등등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작가의 설명과 함께 본 이 책들속에는 내가 간과하고 지나친 중요한 내용들이

참 많았습니다. 뿐만아니라 소개하는 각각의 책에 대해 ’이런 상상 어때?’ ,

’좀 더 생각해보자’ , ’알면 더 재미있어’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과 같은 코너를 덧붙여 

책의 내용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와 현실과 상상의 세계로 생각이 뻗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아이들의 사고력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예전에 읽었던 명작과 사소한 소품집까지도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책의 내용을 아는 것만으로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으니까요. 또 ’피노키오’ 를 소개하면서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이미지가 고정된 책들속에서 놓쳐 버린 다양한 주제들을 새로

발견하는 기쁨도 느껴보고 싶습니다.

’책읽기에 관한 지침서’ , 혹은 ’책읽기의 방법을 설명해주는 친절한 사서선생님’ 같은

이 책은 그 제목만큼이나 특별하고 흥미로운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책읽기를 힘들어

하는 아이들, 또 단시간에 많은 책을 읽는 아이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

모두에게 권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