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숲속을 떠나지 못하고 추위에 떨며 

방황하던 굴뚝새가 자신이 떠나면 그리워 해 줄 다람쥐를 만나고서야 따뜻한 

마을로 내려 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아십니까? 

모두가 숲속을 떠난다면 나무들이 얼마나 외로울지를 알고 있는 굴뚝새였고, 

자신 또한 함께 그리워해줄 동지를 만나고서야 안도할 수 있었으니, 

외로움과 그리움은 불가분의 관계인가 봅니다.

그렇담 '까치놀' 에 대해서는 알고 계신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저녁노을', 이것을 '까치놀' 이라고 한다는 군요.

뻐꾹이처럼 멋지게 노래하고 싶었던 티티새는 모두가 다 아름답게 노래할 

수는 없음을, 그리고 자신의 노랫소리가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진 훌륭한 

소리라는 걸 바닷가 '까치놀'을 바라보며 깨닫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떠나온 숲의 할미새사촌, 물레새, 때까치, 자신이 그토록 

미워해마지않던 그들을 몹시도 그리워하게 되죠. '까치놀' 의 고운 빛깔이 

자아내는 애틋함은 티티새의 마음을 움직이고 마침내

새들마다 고유한 생활습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렇담, 비서관의 좁은 소견으로 강원도에서 청와대로 옮겨진 소나무를 다시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는 어린 소년의 정성어린 편지는 어떤가요? 

아스팔트위에서 피부의 수분이 증발되어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버린 

지렁이를 연못으로 옮겨준 아이의 예쁜 마음은요? 남의 둥지에 제 알을 낳고 

돌보지도 않는 다며 비난했던 뻐꾹이의 행태에 대해서 그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 보셨나요?

이 책 <술 끊은 까마귀> 에는 여러종류의 새, 산양, 소나무, 지렁이가 주인공인 

이야기 8편이 담겨 있습니다.

동물의 외형을 빌려 인간세상을 풍자하고자 하는 우화인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자세히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야기속에 생태계의 법칙이 

녹아 있고 인간의 도리와 의무가 강조되며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경우에 

당면하게 되는 제앙을 경고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겨울이 되면 날아왔다가 봄이 되면 돌아가는 흑두루미의 여행이나 사람들의

마구잡이 사냥으로 생활터전을 잃게 된 산양, 자연의 이치를 무시한 

조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죠.

이 책을 '생태동화' 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자녀들을 돌보는 부모님의 고마운 마음이나 내가 처한 불우한 

환경이 나를 성장하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음에 대해, 때론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한마디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내가 좋아하는 '시' 가 무엇이었는지, 요즘의 베스트셀러는 어떤 책이며, 

가을날에 어울리는 수필을 읽어 본 지가 언제 였던가... 저에게 아득하기만 한 

주제들이었는데요,

결코 쉽게 써내려 갈 수 없었을 아름다운 이야기와 가슴을 울리는 고운 

표현들로 가득한 이 책은 저의 공허한 마음을 단숨에 채우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이 책 <술 끊은 까마귀> 는 삭막해진 우리들의,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가 되어 줄 것입니다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서 우체부가 사라지고 그로인해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에 관한 이야기 ... 라면 너무 평범하게 들리나요?
귀엽고 깜찍한 그림들과 매순간 이어지는 생생한 대화, 그리고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 구성이 이 책을 무척 사랑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체부가 사라진다면... 이메일과 메신저에 익숙한 요즈음의 우리들이라면 
아마 크게 불편을 느끼지 못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어릴적, 어쩌다 보내는 친구의 편지를 애가 타도록 기다려 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우체부의 존재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의미는 마찬가지 아닐지요.
실제로 우체부가 사라지고 나면 발생하게 될 온갖 어려움들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학습교구를 배달받지 못한 학교와 검진결과를 기다리는 병원, 씨앗을 받지 못해 
농사일을 지체하고 있는 농가와 물건을 주문하지 못하는 수퍼마켓, 
중요한 서류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시청과 약혼자의 연서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예비신부 등등등.
우체부 한 사람의 역할이 온 마을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네요.
책속에서 벌어지는 이런 혼란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독특한 
이야기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체부가 사라지면서 매순간, 곳곳의 상황을 한 지면, 혹은 두 지면에 동시에 
소개하는 형식이죠.
그래서 사라진 우체부의 일주일간의 행적과, 그때 그때 마을상황의 변화가 
한 눈에 들어오고,  우체부가 돌아옴과 동시에 이야기도 끝이 납니다. 
어느 순간에 마을은 어떠했고 그 순간 우체부는 무엇을 했는지 따위의 
부연설명이 더이상 필요치 않은 것이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고 같이 끝맺는, 
흥미진진함을 맛볼수가 있습니다. 
우체부 프랑스와가 보여주는 자기 일에 대한 책임의식, 프랑스와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애틋함도 물론 놓칠수 없는 부분이구요.
책 서두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등장인물에 관한 글, 
귀여운 그림과 고운 색감 등등, 이 책 <우체부가 사라졌어요!> 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책읽기의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