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들로는 피자, 치킨, 아이스크림, 떡볶이를 비롯하여

동네 마트에서 파는 온갖 종류의 이름도 알수없는 먹거리들이 주류를 이룹니다.

갖은 색소에 원료도 확실하지 않은 그것들을 먹고 있는 걸 발견할때면 저역시

여느 엄마들처럼 심하게 잔소리를 하죠. 그런 제품들의 불량한 위생상태나

약품범벅인 중국산 재료일 가능성, 환경호르몬의 위험성 등등... 그러나 제 말을

무슨 외국어처럼 듣는 아이를 볼때면 정말 걱정이 깊어진답니다.

각종 인스턴트음식들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려 하고, 꼭 먹어야 할 상황이 오면

저는 그 위험성에 대해 꼭 설명해주는 편인데,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고민하던 중, 이 책 <닭으로 가득찬 세상>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 순간 저는 '바로 이거야 !' 라며 무릎을 쳤답니다.

호르몬으로 가득찬 닭에 대한 이야기가 먹거리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담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몸에 좋지 않은 여러가지 호르몬에 노출된 가금류들, 그리고를 육류를 피해

채식주의를 선언한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화학비료의 사용실태 등등의 이야기는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비단 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같이 읽던 우리 아이가 몇번이고 "엄마, 정말이야?" 를 반복하네요.

하지만 줄거리와 문체가 꽤 유쾌하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주인공 가족들의

행동들을 상상하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호르몬이 없는 닭고기를 먹고 싶어 직접 닭을 길러 보기로 한 엄마의 선택은 정말

탁월할 것이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아이들은 닭을 직접 길러보게 되었고,

방목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했으며 나아가 생명체에 대한 사랑을 느껴

보았으니까요. 비록 닭들로 난장판이 된 집을 갖게 되었지만...

아이와 장을 보면서 이건 이래서 안좋고 저건 저래서 안좋고... 하다보니 정말

마음놓고 고를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뜻하지 않게 단촐해진 밥상앞에서

아이도 이젠 저의 장보기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평소 동경하는 인스턴트 음식섭취를 줄이는데 자진해서 동참해주리란 기대를

해 봅니다.

호르몬이 아닌, 자연상태의 방목으로 길러진 닭들로 가득찬 세상이 다시 올까요?

하오하오츨 ! , 새항 헐러레 ! , 욕큼리 아쉬타하 ! , 말차이트 ! , 
바슈구다 ! , 아피옛 올순 ! .......
이것이 무엇인지 혹시 아시나요? 
모두 '맛있게 먹자' 라는 의미의 세계여러나라 말입니다.
이 책 <지구마을 어린이 요리책> 은 제목이 시사하듯 지구상의 여러나라, 
약 35개국의 음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관한 내용만이 전부가 아니라, 세계 곳곳의 문화와 즐겨먹는 음식, 
요리의 탄생배경이나 요리 방법, 나아가 지리적 여건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지구촌의 음식문화 전반이 짜임새있게 소개된 정말 환상적인 책입니다.
작가는 이 책을 제작하기 위해 각 나라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메일이나 설문을 
보냈고, 이에 친절하게 응한 지구촌 어린이들의 설문결과를 토대로 재미있고 
친근한 구성의 책을 완성할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각 페이지마다 그 나라의 어린 친구들의 사진이 실려있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소개하는 요리와 문화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고도 다정하게 다가오죠. 현실감이 있다고나 할까요, 생생하고
다정한 느낌마저 든답니다.
각 대륙에 속한 35개국의 음식문화는 크게 보아 서로 닮았으면서도 또 다르네요.
중국,인도, 네팔,필리핀 등등의 아시아지역에서는 불교의 영향으로 돼지고기나 
소고기처럼 특별이 꺼리는 음식이 있고, 또 손으로 음식을 먹는 곳이 많으며 
식사예절이 다소 자유롭습니다.
반면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등의 유럽에서는 빵이나 소시지, 
치즈 등이 주로 식탁에 오르며 대부분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고, 식사시간에 
조용히 해야하거나 약간의 담소만이 허락되는 조금은 엄격한 예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물소나 코끼리 고기를 먹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후추나 
정향과 같은 향신료로 유명한 나라도 있는데, 이곳에서도 주로 손을 이용하여 
식사를 하네요. 
'부시터커'라는 통통한 구더기 요리와 도마뱀, 애벌레로도 요리를 한다는 
오스트레일리아, 농장에서 양과 소를 키우고 키위나 브레이번 사과를 재배하는 
뉴질랜드가 있는 곳은 오세아니아 대륙입니다.
이렇게 서로다른 음식문화를 자랑하게 된 데에는 지리적 여건이나 역사적 배경이 
큰 몫을 했을 것입니다.
인도를 식민지로 둔 영국에서 인도음식점을 찾는게 어렵지 않다는 사실이나, 
단백질의 섭취가 어려웠던 필리핀의 서민들이 '발룻'이라고 하는 부화직전의 
병아리를 먹는 다는 사실, 질좋은 우유가 생산되는 스위스에서 치즈와 초콜릿이 
유명해진 것만 보아도 잘 알수 있죠.
하지만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음식문화에 있어서 크게 같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족, 혹은 사람들에 대한 사랑' 입니다. 식사를 하기 위해 다 함께
모이는 시간을 기다리고 서로를 배려해 무례한 행동을 삼가하며 혹시 모를 
갑작스런 손님을 대비해서 여분의 음식과 그릇을 늘 준비하는 마음가짐 ! 
이것은 세계 공통적인 식사예절인것 같습니다.
요리, 음식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는 여러나라의 독특한 문화는 그 어떤것 보다도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며, 각 나라의 고유한 전통 요리를 알게되는 것은 또한 
그 어떤것 보다도 그 나라를 잘 이해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책을 보는 동안 훌륭한 요리가 곁들여진, 재미있는 세계일주를 한 기분이었습니다.
책속에 소개된 레시피들을 이용해 오늘은 오스트리아의 '카이저슈마렌' 을 만들어 
볼까요? 훌륭한 간식이 될 것 같네요.
요즘 요리에 관심을 보이는 우리아이와의 주방에서의 전쟁도 단단히 각오해야 할 
듯합니다. 당분간은요.

학교... 하루 중 절반이상의 시간을 보낸는 곳으로 나의 주 생활 무대이기도 
하지만 또 가장 가기 싫기도 했던 곳...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선생님이 제일 무섭고도 좋았던, 그리고 친구들 만나는게 
즐거웠던 시간이라면 고학년이 되고는 좋고 싫음이 너무 확연해 그다지 새롭지도 
궁금하지도 않았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더우기 생각이 커지면서 선생님도 수학연산이 틀릴거나 엉뚱한 실수를 
하신다는걸 알게 되고, 학교에서 행해지는 여러가지 (물론, 제 나름의 기준으로 
볼 때) 불공정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나름대로 억울하기도 하고 학교는 더이상 믿을 
만한 곳이 못된다고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게다가 우리 자신이 그 불공정에 맞서 뭔가를 실천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가요?
다만, 가끔 친구네 집에 모여 자기의 속상함을 하소연하거나 누구누구의 
잘못을 우리끼리 떠들어대는 것으로 비겁한 저항을 했을 뿐 !
그런데 여기, 용감한 꼬마들이 있습니다. 새로오신 교장선생님의 
비인격적이고 비도덕적인 학교운영에 맞서 당차게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오는 
야무진 녀석들이죠.
물론,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이 순탄하고 자연스럽지만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의지를 널리 알리는것 보다는 새로 구입한 프린터기의 성능을 시험해 
보는 것이 더 기다려지고, 일을 도모하기위한 계획을 구체화하는것 보다는 
누군가의 집에 모인다는 것 자체에 마음이 들뜨는, 허무맹랑한 녀석들의 
장난처럼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절실하면 이루어진다고 하듯이, 녀석들의 학교를 향한 사랑과 열정은 
혁명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공부하게 하고, 다시 그 지식을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고, 수줍고 조심스런 아이들을 용기로 무장시키죠.
그 결과,마침내 학교에는 다시 민주적인 질서와 학생의 권익이 논의 되는 환경이 
찾아 오게 됩니다.
흩어지면 죽고 모이면 산다는 옛말이 있듯이, 개구장이에, 자기 주장만 강하고 
소심하기 짝이 없던 하나하나의 아이들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하면서 
놀랍도록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줍니다. 
혼자였다면 절대로 몰랐을 그런 것들을 서로에게 배우고 찾아내고 가르쳐주면서
말이죠. 아마도 사람이 사회적인 존재라는 말은 이런 이유때문인가 보네요. 
시너지효과라는 것도 혼자, 또는 하나만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것이잖아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저는 속으로 '나도 이런 걸 한 번 해봤으면... 
우리도 할 수 있었는데...' 라고 생각했고, 우리 아이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말에 시종일관 꼼꼼하게 참견하기를 멈추지 않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성취해가는 과정을 간접적으로 나마 함께 
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꿈이 있고 열정이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또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방법과 용기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지침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