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워.." , "엄마 똥개 !" .......
요즘 우리아이가 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그렇담 저는 어떨까요? 그냥 듣고만 있는 엄마일까요? ... 아닙니다.
저역시 "너도 미워, 너도 똥강아지야..." 하며 응수를 하죠.
이렇게 우리 모녀의 싸움은 하루에도 열두번, 남편말대로 정말 칼로 물베기
그 자체입니다.
아이랑 한바탕 입씨름을 하고 나면 아이는 아이대로 지치고, 저역시 아이랑
말싸움이나 하는 한심한 엄마인것 같은 생각에 자책감에 빠지기 일수죠.
왜이렇게 우리 아이는 저의 말을 안듣고 저 또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예민해지는 건지...
깊은 밤, 곰곰 생각해볼때가 있어요.
아이와의 관계도 하나의 인간관계이고 사회적인 관계가 아닐까.. 라는 것이
현재까지 제가 얻은 가장 그럴듯한 대답입니다.
우리 아이가 저에게 항의하는 가장 큰 불만중 하나는 "엄마는 왜 엄마 맘대로만
해?" 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엄마는 어른이니까, 그리고 아직은 네가 어려서
뭐가 바른것인지 잘 모르니까 알려주는 거야" 라고 대답해요.
제 말이 백번 맞는 말이긴 하지만, 긴 고민끝에 얻은 또다른 생각은 '그래,
우리 딸도 그때 그때 자기에게 필요타당한 주장을 하는것일수도 있어' 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아이만 제 마음을 몰라주는 것이 아니라 저역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사실, 저 역시 우리 아이 마음을 헤아려보려는 노력을 안하는것
같네요. 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하고자 제 마음대로 하루 일과를 결정하고
그에 따라 아이가 움직여주길 바라는 마음, 아니 욕심 !!!
이 책 <엄만 내 마음 몰라> 에는 부모님 말씀에 무조건 반대로 하고 떼쓰기
잘하는 반대로가 등장합니다. 한껏 말썽을 부려놓고도 할머니, 엄마의 나무라는
말씀이 싫어 집을 나가죠. 그러나 이런 저런 우여곡절끝에 대로는 '팔각돌'을
만납니다. 그런데 이 '팔각돌' 의 정체는 무엇인지, 길잃은 대로가 집으로
돌아가도록 돕기는 커녕 대로에게 심술만 잔뜩부립니다. 자기를 괴롭히기만
하는 팔각돌과 하루를 보낸 대로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심술쟁이 팔각돌이 밉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팔각돌을 통해 자신이
괴롭혔던 학교 친구, 속상해 하시는 부모님과 할머니의 마음이 헤아려
집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팔각돌과 같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요.
깨달음과 함께 어느 새 집으로 돌아온 대로, 반갑게 가족을 대하는 대로의
모습에서 이전과는 다른 미래가 그려집니다.
이 책은 이렇듯, 타인의 모습을 이해하고 그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나의
억울함과 속상함을 풀어가는 열쇠임을 말하네요. 부모님을 원망했던
대로가 부모님의 입장을 이해하는 모습을 강조하면서요. 하지만 이런
자세는 비단 떼쓰는 아이들에게만 요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
입니다. 어찌보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이 더 쉬우니까요.
물론, 아이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얻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면 떼쓰는 강도와 빈도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타인에 대한 이해' , '입장차'
라는 화두를 던져주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전쟁아닌 전쟁을 치를 많은 엄마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