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의 책 <벨아미>를 읽었습니다.

벨아미는 제 관심에 크게 있는 작품이 아니었는데

이번 주(9월 30일)에 영화가 개봉한다고 한번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고전인 것치고는 책장 넘기기가 편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간단히 요약해보면

작은 욕망에서 시작한 벨아미(뒤루아)의 점점 욕망을 위해서 희생을 강요하고

나중에 욕망으로 가득 차서 진실을 다 없어져 있는 모습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리뷰 전에 그림 하나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쇠라의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작품인데 

프랑스에서 당시 이 섬에서 정부들과 밀애를 즐기는 곳이라고 합니다.

책 <벨아미>의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이 그림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은 크게는 개인의 욕망에 대해서 말하지만 그 속에는 언론에 대한 비판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모파상이 기자 출신이기에 그 내부에서 본 모습들이 있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언론의 탐욕에 의해 비뚫어진 칼날을 쓰는 망나니 같은 언론의 모습을 책 후반에 강하게 비판하는데

지금의 한국 언론의 모습을 보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는 거 같이 않아 씁쓸하네요.

 

책에 대한 솔직한 제 느낌을 말씀드리면 워낙 유명하고 좋은 작품이지만 

제가 어두운 톤 작품들을 더 선호해서 저에게는 크게 매력적인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잘되고 좋은 것과 좋아하는 것과 끌리는 것은 다르니까요.

저 자신도 아직 잘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문제는 인식해서

요즘 약간은 내려놓기는 연습하고 있는 편이라서 새롭지 않았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자본과 명예에 대한 욕망의 모습,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도덕성이 상실되고 있는 모습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남성분들에게는 여자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의 의미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련된 고민은 이미 했거나 다른 작품에서 좀더 깊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글에는 담지 않을 생각입니다.

마무리를 하면서 책에서 결국 욕망이라는 모든 것들이 죽음 앞에서 허무하게 다가오는 것에 대한 구절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이제 몇 번이나 노을을 볼 수 있을지.... 여덞이나 열... 열다섯이나 스물... 어쩌면 서른.... 그정도겠지....

자네들에게는 앞으로 희망이 있지만..... 자네들에게는, 그러나 나는 이미 끝이야.......

그리고 내가 죽은 뒤에도.... 아직 살아 있는 것처럼..... 세상은 이어져 가는 거야....."

그는 한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난 무엇을 보거나 이제 며칠만 지나면 그것을 다시는 못 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네.... 무서운 일일세....

이젠 아무것도.... 이 세상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되는 걸세.....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아주 조그만 것도... 컵도.... 접시도.....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침대도... 마차도.....

저녁에 마차로 산책하는 것은 기분이 좋네.... 나는 무엇이고 다 좋아했네."

뒤루아는 갑자기 노르베르 드 바렌이 몇 주 전에 한 말이 떠올렸다.

"난 지금 죽음을 아주 가까이에서 본다오. 팔을 뻗어서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 종종 들 만큼 가까이.

죽음이 대지를 덮고 공간을 가득 채웠다오. 난 도처에서 죽음을 보오. 길에 깔려 죽은 작은 짐승들, 떨어지는 낙엽들,

친구의 수염 속에 보이는 흰 털이 내 마음을 좀먹는다오. 그리고 내게 소리치지 '죽음이 여기 있다.!'라고"

- 234 -

 

 

 

ps1 : 영화 <벨아미>평이 안 좋아서 볼까말까 고민이네요.

이 책 읽은 이유가 영화때문인데...ㅡㅡ;;

 

동명 영화로 이미 접한 책 <케빈에 대하여>를 읽었습니다

(영화 리뷰 : http://blog.daum.net/bonokensin/6759085 )

책을 읽고 생각할게 많고 이야기할 부분이 많아서 리뷰를 좀 늦게 쓰게 됐습니다.

 

악은 선을 알지만 선은 악을 모른다

- 카프카 -

 

먼저 리뷰제목은 제가 생각해낸 것은 아니고 이동진 기자의 영화 한줄평인데

이 책을 읽고 저 말이 너무 좋아서 제가 차용해서 썼습니다.

9월 회사 독서 토론에 이 책을 가지고 토론할 예정이어서

이번 리뷰에 저의 생각을 적어보기보다는 이 책을 보고 들었던 의문과

독서토론을 하게 되면 이야기 됐으면 하는 부분들을 좀 적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악은 존재하는 것인가? 존재되어진 것인가?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연쇄살인마의 엄마가 남편에게 쓰는 편지'이다.

연쇄 살인자가 된 아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악마였을까? 아니면 그렇게 길러진 것일까?

자신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엄마를 느낀 아이.. 어쩌면 엄마의 뱃속이 모든 세상이었던 그 아이에게

세상은 악하게만 느껴졌고 분노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2. 엄마라는 역할은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시켜야만 하는가?

 

"엄마는 오줌싸개 케빈이 오기 전까지는 행복했대."

- 170 -

앞에 말했던 아이를 부정하는 엄마의 모습

한 인간의 꿈은 아이에게만 집중되어야만 한다.

엄마라는 직책을 받은 순간부터...

 

3. 모성은 완벽해야만 하는가?

 

모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생각해봐라 모성처럼 완벽해야 하는 것이 있는가?

욕망적인 한 아이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받아드려야 한다.

인간이지만 우리가 아는 성인의 모습을 하나의 생명체에 대입시켜야 한다

불안해하는 순간 작은 삐걱거림에도 왜 모성은 비난 받아야만 하는가?

 

4. 사회는 악을 만들고 대중은 그걸 원하고 있지 않나?

 

"넌 역할을 연기하는 게 아니지, 내가 바로 역할이잖아."

- 377 -

얼마 전 여의도 칼부림 사건이 터졋다.

관련 기사 :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0826193309738

사람들은 가해자에게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난 그의 방법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지만

지금 우리는 계속 분노의 대상을 찾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신용불량자에 해고노동자다. 사회속에게 그는 어떤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시스템은 계속 그런 악을 양산하고

우리는 그 양산된 악을 이용하여서 자신을 선으로 치환하려고 한다.

이미 내가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를 가지고 관련글을 쓴 부분이 있어서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http://blog.daum.net/bonokensin/6759093

 

5. 우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들은 무엇인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여성의 희생이 강요 받고 있지만 한국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열악하다.

그리고 케빈이 사회에 나와서 그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살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

요즘 성폭행 범죄자에 대한 이슈가 많다. 그들의 재범이 많아지면서 사형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화학적 거세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른 희망을 주고 싶다. 죄를 씻을 수 있는 일을 주고 싶다.

인권의 측면도 있지만 난 이 사회를 위해서 제안하고 싶다.

"이 문을 지나는 자, 모든 희망을 버려라"

- 단테 <신곡> '지옥편' 중에서 -

우리가 자꾸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지 않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책도 참 읽기 힘들었는데 후기 쓰는거도 참 마음이 안 편하네요.

기사 하나를 소개하고 책에 내용을 좀 소개해드리면서

너무 끔찍해서 읽고 말하기도 힘든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9년간 아버지가 몹쓸짓…이젠 좀 말해야겠다”

http://media.daum.net/society/woman/newsview?newsid=20120817083009001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필명 은수연씨에게 한 사람이

초등학교 5학년 처음 강간을 했고

6학년때 아이를 가지게 했고 낙태를 시켰습니다.

수능 전날도 강간을 하고 때려서 수능을 못 보게하려고 했고

대학교 1학년 때까지 수없이 강간했습니다.

그녀를 강간한 사람은 친아버지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직업은 목사였습니다.

 

얼마 전 영화 <도가니>를 봤다.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죽여버릴 거야."

"우리 가서 씻자."

내 기억에 또렷하게 박힌 말들이 영화에서 흘러나왔다.

성폭행 가해자들을 위한 메뉴얼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아 있는 가해자들의 표정과 대사들,

아빠 같은 사람이 세상에 또 있구나 하는 생각에 살짝 겁이 났다.

- 12 -

 

지난번 가출했다 잡혀갔을 때 그 사람이 한 말이 떠올랐다.

"너는 이제 이미 이렇게 된 몸이라 집 나가봐야 좋은 남자 만나기도 틀렸어. 나가봐야 몸밖에 더 팔 게 있겠어?"

- 23 -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기만 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벗어난 뒤에도 기다란 칼이나 화살처럼 내 가슴에 푹푹 박혀 있는 기억들은

계속 예측하지 못한 곳곳에서 나를 아프게 쑤시고 올라왔다.

- 73 -

 

나처럼 조금만 13살짜 아이가 12주나 넘은 생명을 지워야 한다니

- 82 -

 

그날 이후 죄책감, 아기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한동안 시달렸다.

길에서 엄마들 손을 잡고 지나가는 조그마한 아기들을 보면 미안하고, 죄스럽고 그랬다.

어떤 이유에서건 낙태는 안 된다는 종교인들의 말을 들을때면

당신이 나처럼 더러운 꼴 당해서 아이 가지면 낳고 싶겠냐고 욕지거라도 하고 싶었다.

- 91 -

 

왕따에 스따로 괴로울만했지만 집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 100 -

 

"수연아, 미안해, 내가 너 배신했어. 나, 너 친구랑 잤어. 요즘 걔랑 거의 맨날 여관 갔어.

걔 장난 아니더라, 진짜 처녀였어. 처음 할 때 피가 어찌나 나던지, 그 피 묻은 팬티도 내가 가지고 있잖아.

근데 걔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겨우 끊어냈어. 나를 쫙쫙 빨아들이는 힘이 장난이 아니야.

나 근데 너한테 잘못하는 거 같아서 헤어졌어. 너한테 제일 미안해."

'미친놈, 개지랄한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난 친구한테 미안해 죽겠어. 내가 친구를 만나는 게 아닌데,

개새끼보다도 못한 새끼야. 뒈져라, 뒈져, 아, 그리고 기분 더럽게 그게 뭐가 나한테 미안해,

네가 나한테 미안하게 생각해야하는 건 그게 아니야, 새끼야.

나한테 한 더러운 짓거리들이 미안해서 뒈져야 하는 거야, 이 미친놈아!'

- 108 -

 

'나는 지금 살아 있지 않다. 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수연이가 아니다.'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 순간에는.

-110 -

 

"야, 이년아, 거울에 네 얼굴 봤어. 얼굴을 찡그려? 네가 성모 마리아라도 되냐?"

머리 가죽이 벗겨진 것처럼 화끈거렸다. 거실까지 머리카락이 당겨지는 힘으로 끌려나왔다.

그 사람은 내 온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아니, 밝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 네놈 딸이거든. 그래서 네가 성모 마리아랑 뭔 짓을 하든 나한테 상관없는데,

나한테 이러면 안 되거든. 개 썅, 미친 새끼야, 차라리 성모 마리아랑 그 짓을 해라'

(수연양을 수능 전날 아버지가 러브호텔에 데려가서 강간하려다 일어난 일입니다.)

- 143 -

 

몇 주 동안 그 호텔방에 갇혀 지낸 기분이다.

쓰면서, 고치면서, 읽으면서 계속 눈물이 났다.

처음 듣는 이야기도 아니고, 모르던 일도 아닌데 왜 이러나 싶다.

그래서 이 장은 무척 늦게 마무리 했다.

(.....)

그 사람과 사는 동안은 그 사람이 잠시 잠깐 없어지기만 해도 행복했는데...

요즘은 내 배가 불렀나 보다. 그 사람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는데도 불행할 때가 있다.

- 150 -

 

책을 읽는 동안 몇 번 책을 중간에 멈추고 읽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X발" "X새끼"라는 말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새끼(이 욕을 이 사람한테 할 때 이 세상의 모든 개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그 사람보다 나은 이 세상의 모든 개들에게).

- 108 -

 

욕으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이 이야기가 소설이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실화 에세이라는 사실에 어떻게 표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가니는 공지영작가를 거쳐서 어째든 소설화되어서 적어도 읽을 만 했었는데..

이 책은 피해자가 치유를 목적으로 직접 적은 글이라서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특별한 이야기보다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두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이 책 한번 읽어보시는 거 어떨까요?

한 여자의 치유와 용서를 위한 몸부림을 봐주시고

지옥에서 일어나려는 그녀에게 작은 재정적인 지원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특히 나는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더 그랬다.

"용서해야 하는데..... 용서는커녕 죽여버리고 싶으니 어쩌죠?"

나는 미워하며 지내는 동안 예수님에게 기도했다. 솔직하게,

"예수님, 지금은 어려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제 미움을 처리할 시간이 필요해요."

- 138 -

 

저는 종교가 없어서 이런 사람이 출소하고도 아직도 목회를 할 수 있는 하나님을 미워할 생각입니다.

지옥이 있다면 저는 가겠습니다. 저는 지옥보다 이런 세상이 더 무서워서요.

혹시 종교를 가진 분들은 그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그녀가 용서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를 하는 것에 하나님이 응답해주시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