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를 기반으로 쓴 에세이 <그림공부,사람공부>를 읽었습니다.
일단 3가지 큰 목차로 나누어져 쓰여진 책인데 1번째 목차는 괜찮앗는데 2~3번째는 아쉬웠습니다
처음에는 이런저런 동양화 기법들을 소개하면서 몇가지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새로웠는데
후반에 갈수록 같은 이야기가 중복되는 것도 많고 글과 그림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후반부는 정말 제가 안 좋아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수준의 책이었습니다.
그냥 그림이던 인생이던 둘 중 하나에 집중을 하는 게 어땠나라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을 많이 남길 책이었을텐데 독서토론을 통해 몇가지 채움으로 책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항상 동양화에서 가장 중요한 여백의 매력을 설명하는 부분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미술에 대한 지식이 워낙 미천해서 아직 여백을 보고 즐길 줄 모르는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책에 좋은 글귀가 있지만 본인이 쓰신 부분이 거의 없고 다 가져다 쓰신 거라서
독서토론을 듣다가 들었던 생각을 여기서 사용된 그림 3가지로 몇 마디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양해 <이백행음도>
작품이름을 알고 있지 않았지만 몇 번 본 작품인데 이번 통해 참 좋아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이태백이 걸으면서 시를 읊조리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입니다.
요즘 자기 전에 시 몇 편 읽으면서 자려고 노력하는데 생각이 많아져서 잠을 설칠 떄가 있는데..
그 여백을 그림으로 이렇게 잘 담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붓질이 아닌 간결한 붓질로 시를 쓰는 이태백을 담은 양해의 그림의 매력..
꼭 그림을 알아야만 볼 수 있는 것을 아니지만 알면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확실한 것 같습니다.
포청천에 나왔다고 하는(저는 기억이 안나지만) 이태백 시 공유합니다.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갱류)
칼을 뽑아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擧杯鎖愁愁更愁(거배쇄수수갱수)
지우려던 시름은 술잔을 들어도 시름은 쌓여만 가누나!...
거의 다 아실 그림 윤두서의 <자화상>입니다.
좌측은 밑그림을 그리는 배접이고 우측은 실제 그림입니다.
윤두서의 삶은 참 슬픔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리움에서 진행했던 조선화원대전을 여러 번 방문해서 여러번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호통치는 그런 느낌이 났습니다
당시 저는 장승업, 김홍도 그림을 보고 싶어서 가서 그렇게 깊이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다른 그림 더 보자라는 마음으로 눈을 보는데 이렇게 슬픈 눈이 이 그림에 있었구나를 알게 됐습니다.
그의 삶을 어느 정도 알기에 그의 슬픈 눈이 더욱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한국적 동양화의 시작을 정선으로 보는데.
요즘 윤두서라고 제기하는 의견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소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오가타 코린 <홍백매도병풍>입니다.
그림을 봤었는데 이번에 독서토론을 통해서 좋은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因地而倒者 因地而起
"땅에서 넘어진자, 다시 땅을 짚고 일어나라"
보조국사 지눌 - p 252 -
책을 통해 알게 된 그의 삶...
파산 후 일어난 그가 일어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이렇게 슬픔이 가득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림이 우리나라한테 한 때 인기였던 클림트의 <키스>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아마 클림트 그림 좋아하는 여성분이 많으신 거로 아는데
직접 본 분 말로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고 합니다. 저도 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저에게는 밀레 <만종>이 그런 그림이었으니까요.
특별한 설명보다는 인터넷에 잘 나와있고..
그림만 보셔도 참 느껴지는 부분이라서 시간나실 때 두 그림을 바라보셔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실 그림이 없다고 못 사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미술보다는 더 많이 접하는 책, 영화의 경우는
저에게 참 많은 질문을 줍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면서 저를 채우기도 비우기도 합니다.
미술도 가끔 저에게 그런 영감을 주는데..
어렵다고 너무 멀리하기보다는 미술관도 시간나실 때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