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이야기도 '실화'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도 느낌이 사뭇 달라지는 것 같다.
꽃 할머니 이야기는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너무 아프고 힘든 이야기인데, 더군다나 실제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아프게 와 닿는 듯 하다.
6학년 사회를 몇년째 가르치지만, 아이들은 일제 강점기의 힘듦도, 6.25의 비극도 모두 머리로 이해하고 암기해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이지 실제적 아픔으로 느끼지는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차마 말해주기 어려운 사실도 너무나 덤덤하게 사실적으로 잘 드러나 있는데다 경험한 사람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아이들에게도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지 않을까 싶다.
국가수준평가 때문에 진도 나가기에 여념이 없는 요즘이지만, 한시름 돌릴 수 있을 때가 되면 아이들에게 꼭 읽어줘야겠다.

-스포일러 가득!

#경계선:  고2가 된 나는 왕따 탈출을 기대하지만 못된 패거리에 의해 첫날부터 수모를 겪는데 전교에서 가장 예쁘다 소문난 여자애가 그들을 물리치는 일까지 겪는다. 이일로 여자애에게 관심을 갖게 된 나는 그녀가 중년남성과 모텔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일이 있고 얼마 뒤, 나는 우연찮게 나를 괴롭히던 패거리 중 하나가 본드를 과하게 마셔 생사의 기로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지만 방치해 그를 죽게한다. 얼마뒤 모텔로 와달라는 여자아이 부탁에 가보니 아이의 양부였던 중년남자가 화장실에 죽어있는 걸 발견한다. 미끄러져 뒷머리를 다쳤다는 것. 나는 내가 그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과정을 생각하며 여자애와 나 사이에 서로 넘지 말아야할 경계선이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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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본격 추리가 아니라.

#2. 반가운 살인자 : 실직가장으로 2년간 노숙자생활을 하다 돌아온 나는 딸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지만 능력이 없다. 고민끝에 생명보험 수혜자를 딸 앞으로 돌리고 비오는 목요일마다 여자들을 살해하고 다니는 살인마를 찾아 그의 손에 죽기로 한다. 살인자와 우연히 마주친 날, 딸은 아빠를 살인자로 오해하고 이번엔 누명을 벗기위해 백방으로 그를 찾던 나는 결국 살인자의 손에 죽게 된다. 죽어가며 듣게 되는 마지막 말은, 핸드폰으로 들려오는, 오해를 풀고 아빠 의도를 알아챈 딸이 죽지말라고 애원하는 딸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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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본격 추리는 아니지만, 마음이 짠해지는 결말.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모티브 인 듯

#3. 못생긴 생쥐 한마리 : 아내 소설을 훔쳐 등단한 소설가 나는 아내 몰래 바람피는 중. 그러던 어느날 나의 행적을 모두 알고 있다는 협박편지를 받는다. 무시하려 하지만 편지 내용은 너무나 사실적이고 내연녀에게까지 편지가 간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친한 친구에게 상의해보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편지가 없어지고 아내에게 묻지만 아내는 전혀 모른다는 눈치. 당황한 그는 내연녀와 친구에게도 편지의 행방을 묻지만 다들 무슨 소리냐는 반응에 그는 자신이 정말 미친건가 당황하고, 결국 자살한다. 아내는 미소지으며 그의 절친과의 만남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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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그 남자랑 아내, 그런 관계일 것 같았다.

#4. 거울 보는 남자 : 범죄자 얼굴로 생긴 나는, 어느 잡지에서 한 교수가 연구끝에 전형적인 범죄형 얼굴이라고 그린 전단이 자기 얼굴과 똑같다는 사실에 화가 나 그를 찾아가 따지지만, 교수는 되려 화를 낸다. 말다툼 끝에 교수를 밀치지만, 교수는 벽에 튀어나온 못에 이마를 찍혀 죽고 말고, 나는 멍하니 교수 방 거울에 비친 살인자의 얼굴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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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이야기. 못생긴게 죄였군.

#5. 서울 광시곡 : 라디오 추리드라마의 내용과 일치하는 방법으로 살인이 저질러지고, 형사는 작가를 찾아간다. 작가는 자신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일 뿐이라고 부인하지만 내심 짐작가는 이는 있다. 상대가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가려하자 작가는 결국 형사를 대동하고 가 범죄의 실상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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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병원장이나 건설회사 사장,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딱히 안타깝거나 하지는 않았다.


#6.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 나는 남편이 못견디게 싫어 가계부에 날마다 남편 죽일 방법을 하나씩 쓴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죽고, 나는 당연히 내가 죽였다고 생각하지만 도무지 어떻게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경찰에 자수했던 나는 경찰 수사 결과 정신병력도 있고 해서 허위 자백한 것으로 처리된다. 이렇게 해서 나는 정신과 의사인 나의 내연남과 함께 완전 범죄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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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여자 이후 처음으로 완전 범죄 성공스토리를 봄. 죽은 사람이 불쌍해서 뒷맛은 썩.

#7. 이제 아무도 울지 않는다. : 성폭행 피해경험이 있는 여자는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한다. 한편 아이돌스타로 반짝 떴다 지지부진한 사내는 동네 조용한 곳에 작업실을 차리고 녹음을 하다 편의점 알바를 하는 여자를 처음 본다. 여자에게 호기심이 생겨 다가가는 남자를 여자는 짜증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자기를 귀찮게 하던 고양이를 죽인 여자는 남자도 고양이처럼 대해주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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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무리 성폭행 경험이 있다 해도..좀 싸이코..;

#8. 잔인한 선택 : 윤희는 대학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와 같은 남자를 좋아하게 되고, 남자는 결국 친구를 택한다. 니가 원하는 건 뭐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친구의 장담대로. 낙담한 그녀는 친구도 남자도 모두 잊고 살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친구로부터 같이 드레스를 고르러 가자며 자랑하는 말들을 듣고 있자니 분노가 치밀어 올라 결국 그녀를 뺑소니 사고를 위장, 치어 죽인다. 하지만 사랑했던, 그리고 친구의 남자가 되었던 그가 사실을 알아내고 결국 남자는 그녀를 만나 드라이브를 하며 차분히 진실을 알게 된 경과를 들려준다. 윤희는 죽어서도 자기를 괴롭히는 친구를 생각하며 그녀의 가장 소중한 것-그남자의 목숨-까지도 뺏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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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작품들에 비해선 비교적 신선했던 글.

#9. 비밀을 묻다 : 동성애자 여자 커플 이야기

#10. 살인 협주곡 : 부부는 여행을 빌미로 서로 죽이려고 하지만, 정작 여행지에서 사그라들었던 애정이 다시 싹트는 걸 발견하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러나 결국 둘은 사고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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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컬 해서 좋았던 작품! 

- 10개 작품 중 5개 작품이 부부간의 이야기, 나머지 하나도 성에 얽힌 것. 그래서 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가운 살인자는 이야기 형식은 이중에선 신선했지만 화성사건을 다룬 다른 작품들과 이야기 진행 스타일이나 형식이 유사해 좀 진부했고, 경계선 역시 신선도가 좀 부족한 듯. 서울 광시곡이나 거울보는 남자 정도가 신선했는데, 특히 거울보는 남자가 좋았다! ^^

-절대주의! 스포일러 한가득!

#1. 보살같은 여자 :
 유명한 병원장이지만 성격이 괴팍한 노인네인 요시마루 유사쿠는 장성한 두 딸과 얼마 나이차이도 나지 않는 젊고 예쁜 여인 아이코와 재혼한다. 모두들 아이코가 요시마루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시집왔다고 수군대며 차갑게 대하지만 아이코는 지극한 정성과 한결같은 태도로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그러나 아이코의 실수로 요시마루는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마비가 되고 그 이후로 더욱 괴팍하게 굴어 두딸과 아이코, 그의 여동생(딸들의 고모) 노부요마저도 모두 요시마루를 질려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코의 실수로 집에 불이나고, 요시마루가 죽게 된다. 하지만 사고라 생각했던 그 일, 그리고 이전의 사고도 모두 아이코의 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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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보살이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제목과는 좀 상반된 내용인 듯. 교통사고도 그녀의 짓이었다는 건 좀 어딘지 모르게 매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추락
소설가가 꿈이며 다니는 문학센터 강사와 부적절한 관계인 사카모토 미야코. 그녀는 어느날 황당한 사건으로 집 창에서 떨어져죽고, 주변인들은 그녀가 자살했다고 믿는다. 한편 미야코의 내연남 가키누마는 그녀와 함께 일전에 일으켰던 뺑소니 사고를 생각해내고, 그녀가 그 죄책감에 죽었다고 생각해 혼자 전전긍긍하다 그녀의 언니를 찾아간다. 그녀의 언니가 뭔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언니를 추궁하던 끝에 되려 자신이 먼저 죄를 털어놓게 되고, 사실을 몰랐던 그녀의 언니는 경찰에 신고하려한다. 당황해 그녀의 언니를 목졸라 죽이고 집으로 돌아온 그에게 아내는 당신의 뺑소니 사건은 유능한 남동생과 오빠 덕에 잘 무마됐고 아버지 힘으로 곧 학장이 될 테니 기뻐하라는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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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남자의 행태가 나와 비슷해서 더 뜨끔했다. 여자가 너무나도 (정황상) 자살인 것 처럼 죽어버린 그 추락사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말은 좀 억지스러운 듯.

#3. 남자 잡아 먹는 여자
 남동생이 (전남편이 두번이나 죽은) 여인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미사코는 적극 찬성한다. 전남편이 모두 죽었다는 거 외엔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여인이었기 때문. 하지만 동네 아줌마로부터 그녀의 엄마도 남편을 셋이나 여의었으며, 그녀들이 남자 잡아먹는 여자란 얘기를 들은 뒤로 찜찜함이 커져간다. 그러던 중 건강하던 수컷 강아지가 급사하고, 갓 낳은 자신의 아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녀는 루미코(남동생의 아내)와 하츠에(남동생 장모) 모녀를 더욱 의심하고, 급기야 사고를 위장해 두모녀를 죽이려 그들이 사는 별채에 불을 지른다. 그라나 두모녀는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정작 죽은건 처남댁과 밀회를 즐기던 그녀의 남편뿐. 결국 루미코는 이혼하지만 미사코는 그 모든게 자기의 망상이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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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루미코와 하츠에가 뭔가 있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그런쪽으로 풀어줬음 좋았을걸.

#4. 아내의 여자친구
히로나카 하지메는 전형적인 소시민적 공무원으로 아내 시즈코, 어린 딸 치에미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어느날 아내의 친구라는 여자가 나타나 아내에게 이것저것 집안 심부름을 부탁하며 차츰 그녀를 하녀처럼 부리면서, 그의 행복도 조각난다. 견딜 수 없어진 그는 아내의 친구를 죽이지만, 어디선가 옷소매 단추가 떨어진 걸 발견하고 미칠듯한 초조감에 휩싸인다. 경찰의 심문을 무사히 넘긴 뒤 아직도 단추 걱정을 하던 그는 문제의 단추가 아내가 만든 봉제곰인형 눈으로 쓰인 것을 보고 아내에게 사실을 묻고, 아내는 (친구의 사체를 가장 먼저 발견했다) 현장에서 단추를 본 순간 남편 것임을 알고 가져와 인형 눈으로 위장했음을 고백한다. 아내의 정성과 사랑에 감복한 그에게 그러나 그녀는 이혼해 줄 것을 요구한다. 당신과의 삶이 지긋지긋하며 내연남이 있음을 고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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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남자가 나와 너무 성향이 비슷해 놀랄 지경이었다. 주인공 남자에 대한 공감과는 무관하게 아내에게 지나치게 완벽한(!!) 내연남이 있다는 건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는 듯

#5. 잘못된 사망장소
마미코는 유명인사 온다 이치로와 부적절한 관계다. 온다는 그녀를 새장 속 새처럼 호화스런 아파트에 가둬놓고 자신이 내킬때만 그녀를 찾아온다. 그런 삶에 지친 그녀는 온다에게 투정 부려보지만 되려 마음의 상처만 받고, 결국 그를 죽이고 만다. 그의 아내와 가족들에게 사죄 전화를 건 그녀는 그러나 그 가족들이 부랴부랴 그녀를 찾아와 온다의 시체를 옮기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야기인즉, 온다가 자신이 사망할 당시 집에서 죽은 게 아니라면 가족들에겐 한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겠다고 한 것. 따라서 그의 시체를 집으로 옮기려는 거였다. 얼결에 그 쑈에 참여하게 된 마미코는 온다가 자신의 집에서 죽기전 코냑을 마셨음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가지러 가 온다의 딸에게 건넨 뒤 경찰서에 자수 전화를 건다. 하지만 전화는 불통- 할수없이 밖에 공중전화를 찾아 헤매지만 어찌된 일인지 공중전화마저 모두 불통이자 그녀는 경찰서로 직접 찾아간다. 하지만 경찰서에서는 (온다 이치로가 콘서트 티켓을 전화 선착순으로 준다고 방송에서 했던 말 때문에) 근방 전화가 한시간 동안 불통이었던 것, 온다 이치로의 집에(그가 방송에서 했던 말 때문에) 폭탄 테러가 생겨 모든 가족이 죽은 것, 마미코가 살던 건물에 (온다 이치로를 지지하던 극우파가 같은 건물에 살았다) 폭탄테러가 발생해 젊은 여자(코냑 잔을 받으러 온 온다 이치로의 딸)가 죽은 사건 때문에 정신이 없다. 결국 그녀는 슬그머니 경찰서롤 빠져나오고, 다음날, 가족들이 모두 죽고 없을 경우 마미코에게 전재산을 준다는 온다의 유언장을 든 변호사의 방문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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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유쾌했던 작품. 치밀한 복선에 의한 전화불통, 온다 가족들의 사망이 착착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이 재미있다.

#6.  종극
요시미 나츠히코는 유명 연극가 도고 극단의 주연배우다. 그의 아내 마이와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얻어낸 자리. 하지만 마이와는 육체적 관계일 뿐 요시미에겐 구미코라는 열렬한 사랑의 대상이 있다. 마이와의 관계를 끝내고 싶어하는 그에게 마이는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파멸뿐이라는 걸 분명히 경고하고, 마이는 그녀를 죽이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던 중 간자키(친구, 마이의 남동생)로부터 영화 녹화를 부탁받은 그는 그걸로 기막힌 알리바이를 만들고 마이를 살해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비디오 테이프로 인해 그는 결국 죄가 들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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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자키에게 비디오를 주기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하지 않은 요시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수긍가지 않는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