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은 본디 첫페이지부터 꼼꼼하게 읽지 않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
저 또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궁금했던 단어들 위주로 몇장 훑어 보았습니다. 볼때마다 감탄을 금할수가 없네요~!

특히 사교육 도움없이 홀로 공부하는 아이들한테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실제로 저희반에 수업태도도 무척 좋고 학습도 열심히 하는, 그러면서도 사교육은 전혀 받지 않는 아동이 있는데, 문제는 아이의 독서량이 적은 편이라 아는 어휘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었어요. 제 판단에 이정도 성적이면 이만한 어휘쯤은 알고 있겠지 싶은 것도 꼭 묻더라구요. 설명해주기 난감한 단어들도 종종 있었는데, 오늘 이 책을 줬더니 아주 탐욕스럽게(?!) 읽어 치웠답니다. ㅎㅎ

동학년 선생님 추천으로는, 이 책외에 수학 개념사전도 좋다고 하시더군요. 무한히 발달하는 인터넷에 밀려 자꾸만 작아지는 백과사전들 틈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 위주로 깔끔하게 잘 간추려 낸 좋은 책이 아닌가 싶네요. 매우 좋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1Q84

하루키의 소설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다. 기껏해야 3편? 해변의 카프카, 어둠의 저펀, 1Q84
그나마도 마지막건 읽는 중.

그러나 이런 얄팍한 독서량만으로, 나는 하루키라는 인물의 세계를 추측중이다.. 그만의 세계를 드러내는 공통점들이, 저 세편만으로도 무척이나 많기에.

하나. 그는 언제나 옷차림에 신경쓴다.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언제나 무엇을 어떻게 차려입고 있는지 말끔히 소개된다. 그것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야말로 묘사법 설명시간에 순서에 따른 묘사방법의 예문으로라도 삼고 싶다. 그리고 중요한 인물들은 대부분 깔끔하고 정돈된, 그다지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 스타일에 충실하다. 아주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훌륭한 브랜드 제품이라는 것도 공통점. 카프카의 소년은 깨끗하고 이제 막 세탁해 세재 냄새가 날것만 같은 깔끔한 면셔츠를 즐겨입는다. 아오마메 역시 그렇다.

둘, 몸의 단련을 중시한다.
카프카의 소년은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몸을 가꿨다. 아오마메 역시 몸(성적이거나 쾌락적인 의미가 아니라, 근육의 종합체로서의 몸 그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그것을 가꾸는 것을 신성한 의무요 충실한 과업인양 실행한다.

셋. 음악에 해박하며 지적이다.
섹스를 하며 재즈 클라리넷 연주자의 연주 솜씨에 대해 감상평을 늘어놓을 수 있는 바람난 중년 여인은 몇이나 될까? 지적이며 해박한 지식을 가진 킬러는? 카프카에 나왔던 (고양이 할아버지를 태워주었던) 호시노는 캔터키 후라이드 치킨 할아버지에 이끌려 지적인 여대생과 섹스를 했다. 하루키에게 있어 섹스란, 지적인 요인이 동반되지 않는 한 짐승들의 짝짓기와 별반 다를것이 없나보다. 하지만 이런 등장인물들은 지나칠 정도로 해박하고 지적이라, 내게는 오히려 현실감 없게 느껴진다ㅏ.

넷. 육체적 쾌락에 대한 과감한 생략? 혹은 섹스에 대한 무미건조한 사실 나열.
오락성을 위해 섹스를 과장하여 부풀리는 구석이 없다. 구체적인 설명도 없다. 그저 덤덤하게 '그는 신발을 신었다'나 '구두끈을 고쳐맸다'라는 것 처럼, 너무나 덤덤하게, 동작과 행위를 설명할 뿐이다. 덴고의 섹스도, 카프카 소년의 섹스도.

다섯. 가족의 부재
고양이 할아버지는 산속에서 이상스런 일을 겪은 뒤 가족의 짐덩어리 비슷하게 되어 가족들과 멀어진다. 조니워커 아버지를 둔 카프카도 마찬가지. 덴고는 NHK수금원 아버지로 부터 도망치며 그가 친부가 아닐꺼라 생각하고 (카프카 소년은 엄마가 친모가 아닐꺼라 생각한다) 아오마메는 광신도 부모로부터 버림받는 쪽을 택했다. 그들은 모두 가까운 친구가 없고,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작은 자급자족에 만족하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 아주 작고 낯설고 너무나 독립적이라 불안정하기까지 한, 지독하게 개인적인 그들.

여섯. 이 세계와 저 세계, 병립적 구조
고양이 할아버지는 저 세계에 다녀온 뒤로 바보가 되었으나 고양이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카프카 소년은 저 세계에서 친모를 만난다. 호시노는 할아버지 사체의 입을 통해 나온 저 세계의 길고 끈적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희무끄리 한 것을 죽여 버린 뒤에, 저 세계를 여는 돌을,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들어올린 끝에 겨우 닫을 수 있게 된다. 아오마메는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통해 저 세계로 건너와 버렸고, 리틀 피플은 쓰마메의 입을 통해 이 세계로 건너온다. 덴고는 저 세계의 상징으로 '달이 두 개'인 세상을 이야기 한다. 어둠의 저펀에서 주인공이 경험하는 것은 저 세계다. 이쪽과 저쪽으로 나뉘어지는 나란한 세계. 

--그리고.. 나는 아직도 하루키가 종국에 말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회사일에 가정불화로 시달리던 로저는 우연히 청소부 밥 아저씨를 만나 삶의 방향을 바꾸는 여섯가지 지침을 듣는다.  
1.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
2.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3.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4. 배운 것을 전달하라
5.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6.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모든 자기계발서들이 그렇듯이, 로저도 이 지침들을 실천해 삶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

한동안 무척 유행했던 자기계발서들과 유사한 느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독교도적인 삶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는 것. 이 책보다는 오히려 에너지 버스가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을 주는 듯 하다. 특히 4,5,6번의 지침은 뚜렷한 구별없이 뭉뚱그려지는 느낌.. 기독교적 색채 때문인가 '전도하라'와 유사한 느낌이다..ㅡ.ㅡ; 뭐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들이 그렇듯, 내용은 무척 좋다. 문제는 실천하려는 독자의 의지(!!)의 정도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