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독서교육이지만, 사실은 영국의 독서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글 인듯 합니다. 워낙에 문화적배경, 인프라구축, 개인의식 등등 문화 자체가 다른 곳이라 우리나라와의 일률적인 비교는 어렵고, 이렇게 다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작가는 영국 제도의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되려 단점은 전혀 적지 않은 탓에 신뢰도는 더 낮아지는 듯 합니다.. -.-; 예컨대 완전 복지를 지향하는 영국의 공교육을 설명하면서, 재정적 문제로 대학이 등록금을 받기 시작했으나 그 비용은 무척 저렴하다고 소개했는데, 제시된 자료만 봐도 몇년만에 대학 등록금이 몇배씩 뛰어 올랐더군요..자세한 설명없이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단점에 대한 안내없이 영국의 제도가 좋다는 점만 강조하는 것이 주체성없이 또다른 문화사대주의의 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었구요. 도서관 제도 같은 것만해도, 영국보다 우리가 개방시간이 더 길거든요.. (물론 이런 단순한 비교들이 더 좋고 나쁨을 설명하는 기준이 아니긴 하지만요)
 작가의 서술 방식에는 좀 불만(?)이 있지만, 영국의 제도 자체에는 좋은 점, 부러운 점, 반성할 점도 참 많이 있었습니다. 가장 반성한 것은 아이들의 독서지도를 제가 자꾸 '양'과 '결과'에 초점을 맞추지, '질'에 관심갖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독서오름길을 시행하고 책 몇권을 돌파하면 부지런히 칸수를 올려주고 보상을 하지만, [많이]읽었다는 것이 곧 [잘]읽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지에 대해선 깊이있게 생각해 본적이 없더군요. 반성했습니다. 한권을 읽더라도 그 책을 읽으면서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고, 주제도 생각해보고, 관련 다른 자료도 찾고,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등 할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는데 오로지 '독서록'하나로만 증빙자료(?)삼아 '얼마나'에만 신경썼던 모습이 부끄러웠구요. 교육도 성과와 결과를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실적에 치우쳐 질을 등한시 하지 않았는가...반성이 듭니다.
사회문화적 분위기 자체가 달라 생겨나는 여러가지 일들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걸 그대로 차용하는 게 아니라 한국식으로 변형시켜 수용해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그건 제 역량 밖이니, 깊이있게 생각하진 않기로 했어요.. ㅋ
교사로서 '좋은' 독서교육을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케 하는 책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즐겨워'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정말 더할나위 없이 좋겠단 생각이 거듭 거듭 들더군요.
문맹률은 낮지만 문해력은 그에 못 미치는 아이...로 키우지 않기 위해, 또 한번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 밝힌 책 입니다. '훌륭한 교장은 무엇이 다른가?'의 자매판 이라고 하네요. 구성이 아주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시작하는 말, 훌륭한 교사의 14가지 특성, 맺는 말의 총 16장 구성이네요.

굳이 책의 전문을 읽지 않더라도 책의 뒷부분만 보고도 전체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면에서 본다면 출판사 사장님이 어째서 이런 뒷면 표지 디자인을 택했는지 의문이긴 합니다..ㅋ)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결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구성이나 내용, 글 전개 방식은 '에너지 버스'나 '청소부 밥'을 연상시킵니다. 자신(이 책에서는 물론 교사입니다)을 변화시켜라! 이런 것에 집중해라! 그러면 당신은 성공할 것이다! 자기 계발서의 형식을 따온 탓인지도 모르겠네요.

좀 의외였던 것은, 생각보다 책이 얇고 활자가 크다는(?) 것 입니다. 우리교육에서 나온 '학급운영' 시리즈를 예상 했는데 많이 다르네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적용기술이나 교실 수업 장면에 대한 것보다는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현명하신 분들은 원론을 읽으면서도 현장 적용 사례가 팍팍 떠오르시겠지만, 어리버리한 교사인 저에게는 좀 어려운 부분이네요. ^^;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책의 분량이 많지 않은 만큼, 생각할 거리는 더 많이 주는 책입니다. 읽으면 뜨끔하는 부분도 군데 군데 있네요.;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봐야겠습니다. ^^

언제부터인가, 사회 현상들을 ’교사’의 안경 너머로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좋게보면 전문성이 자라는 것이요, 나쁘게 보면 세상을 보는 틀이 좁아지는 중이리라. ’빈곤을 맞서다’ 역시, 이제는 억지로 노력하여 벗지 않으면 탈피하기 어려운 교사의 색안경을 끼고 읽게 되었다.
이제 고작 두번째 학교인 짧은 교사 생활을 나는 서로 극단적으로 다른 두 지역에서 보냈다. 초임 시절 근무한 학교는 열악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 술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아버지부터 야반도주해 어느날 갑자기 전학을 왔다 역시 야반도주로 어느날 갑자기 전학가버리는 아이들까지. 편부 편모 가정이 흔한 것은 물론이요 기초생활수급자로 급식비가 밀리는 아이도 부지기수였다. 반면 옮겨온 학교는 아파트가 학교를  빽빽하고 둘러싼 곳이었다. 이 곳에서는, 부유한 부모님 아래서 안정적으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국어시간에 나오는 ’사글셋방’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도 힘이 들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남의 집 살이라는 것을 몰랐으므로.
똑같은 6학년을 가르치며, 엄청난 학력의 차를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전의 학교 아이들은 아무리 늦도록 붙잡고 가르쳐도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기본적으로 학습에 대한 열의를 잃어버린 아이도 너무 많았다. 공부한다고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믿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빈곤에 맞서다]를 읽으며 몇몇 아이들이 생각나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가슴이 아프고 막막했다. 교사로서, 나는 그 아이들에게 어떻게 했어야만 했던 것일까!
저자는 빈곤을 철저히 개인의 책임으로 모는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고, 사회 구조가 어떻게 취약 계층을 도울 수  없는지 차분히 파헤친다. 그리하여 ’빈곤’이라는 것은 자본주의가 판치기 시작한 이래 널리 퍼져버린 ’개인의 능력 유무에 따른 부의 축적’ 문제 뿐만 아니라,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과 관련된 문제임을 지적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지났으며, 설사 용이 될 자질이 있다 하더라도, ’용’이 무엇인지 알려줄 존재가 주변에 있는 정도의 지원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인으로서, 현재 일본 사회가 갖는 구조적 특징을 분석하고 빈곤의 원인과 페햬를 파헤치지만, 그러나 일본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현재 대한민국과 겹치는 현실도 무척이나 많다. 근로빈곤층(워킹푸어)의 증가, 각종 사회 복지제도의 구멍 등은 이 책을 남의 나라 문제로 읽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하여 마침내 오늘, 내가 가르치고 있는 이 교실에서, 빈곤은 아이들을 어떻게 만드는가 생각케 하는 것이다.
특히 저자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빈곤이 교육으로부터의 배제를 부른다는 말은, 쉽게 읽어 넘겨버릴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고작 두 곳 뿐이지만, 학교 현장과 학생들로부터, 이 사실을 몸으로 체험해 느껴버린 것이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은 가정의 재정적 지원은 물론 정서적 지원 등으로 인해 학력의 격차를 드러내보인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해!’라고만 말하는 것, 무턱대고 ’너는 소중한 아이야!’라고 부르짖는 것만으로 학습 자신감과 동기 유발, 자존감 고취가 이뤄질 수 있겠는가?!

빈곤은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 구조적 책임을 동반한 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며, 딱히 누구만의 의견이 옳다고 말할 생각도 없다. 그러나 한명의 독자로서 나는 저자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빈곤이 가져오는 많은 단절, 그 중에서도 특히 교육의 단절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믿음이 책을 읽을 뒤에 과중한 책임감과 현실에 대한 막막함, 어찌할 바를 알 수 없는 공황 상태에 되려 깊은 무력감을 가져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빈곤이 어떻게든 맞서야 할 문제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리라, 저자는 빈곤에 맞서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고, 많은 실패와 성공을 맛보았으며,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러면 나는, 교실에서 내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책을 읽을 때보다 읽은 뒤에 오히려 많은 물음과 고민을 주는, 지나간 아이들에 대한 후회로 마음이 아파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