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트를 크게 두 영역으로 생각한다면, [어떻게] 만들까와 [무엇을] 담을까라고 생각한다. 이 둘의 알맞은 정점을 찾는 것이 교사의 노하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북아트를 처음 만들기 시작하던 때에 자주 했었다. 나는 북아트를 하나의 수업 도구로써 활용하고 학습 결과를 거기에 정리하게끔 적용했던 것인데, 하고 있으면 어느새 책의 모양과 꾸밈, 색과 모양에 치중하고 있어 스스로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어떻게]에 관한 종합사전 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어떻게] 만들까에 대한 온갖 내용이 완벽할 정도의 컬러 도판과 함께 잘 실려있는데, 특히 초반에 실려 있는 책 작품들은, 글자 그대로 아트(예술품)이다! 곱고 예쁜 책들은 한번 넘겨다 보기조차 아까울 정도로 미학적으로 빼어나다.
책은 [책]에 대한 자세하고 친절한 제작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토리보드 준비에서 책 모양 정하기, 알맞은 내지(종이) 구하기 및 꾸미는 기법들까지 순차적으로 나온 뒤 구체적인 만들기로 넘어간다. 제본없이 만드는 책은 간단하고 편해서 수업시간에 바로 활용하기 좋으며 터널북은 매우 형태가 아름다워 고학년에 적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제본하여 만드는 책은 준비물도 많고 손도 여러번 가야 해서 선뜻 수업에 적용할 용기는 안나지만 개인적으로 만들어보고픈 예쁜 책이 많다.  형태를 벗어난 책은 창의적이고 독특한 모양이 인상깊고 실책은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별도로 하나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는 표지만들기도, 짬을 내서 해 본다면 아이들이 만든 책을 오래 보관할 때 좋을 듯 하다.
[어떻게] 만들가에 대해서 무척이나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인만큼, 이 책을 잘 소화해서 [무엇을] 담을 것인가 잘 결정하는 것이, 독자의 몫이 아닌가 싶다.  책의 형태적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너무나 강조하고 있기에 교실에서 쓰기엔 영 별로고, 개인적으로 북아트에 취미가 있거나 소수 정예반을 꾸려 계발활동 식으로 쓴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교실 속 책만들기]류의 수업 적용 용도 북아트 책들에 비해 비실용적이라는 생각.

수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이 또 있을까!
이탈리아 꼬마 필로는 그야말로 호기심 덩어리다. 이런 필로한테는 정말 멋진 할아버지가 있는데, 할아버지는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으로 계시다가 정년 퇴직을 하신 분이다. 이 멋진 할아버지는 필로가 무엇을 묻는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답해주시면서 차근차근 필로를 수학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왕성한 호기심의 소유자 필로는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수학자, 과학자의 모습을 갖춰간다.
이 책이 재밌는 이유는 그러나 필로와 할아버지 때문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각기 다른 학년에서 다른 개념으로 가르치는 수학 개념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멋들어지게 서로 연관되어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이다!
예컨대 할아버지는 모듈셈을 가르쳐주고 그것을 달력과 연관지은 뒤 원이 360인 이유까지 자연스레 풀어낸다. 집합을 다루면서 벤다이어그램으로 이어지는 것은 우리네에게도 익숙한 학습흐름, 그러나 할아버지는 거기서 다시 명제와 삼단논법을 연결하고 왜 하나의 명제가 참이면 대우만 참이 되는지를 집합과 연결지어 간단한 그림 하나로 설명한 뒤, 이것들을 다시 0과 1로 디지털 부호화 함으로써 컴퓨터의 작동 원리까지 설명해 버린다! 더 중요한건, 이 모든 흐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것!
그 유명한 파스칼 삼각형이 어떻게 집합과 원소, 부분집합과 연결되는지, 제곱승과 계승은 어떻게 이어지는지 등 우리네 수학에서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나눠 여기저기 걸쳐있는 개념을 할아버지는 구슬 꿰듯 주루룩 엮어 다정하게 설명한다.
작가의 다른 책 (놀라운 도형의 세계)도 그러했지만, 참으로 수학이 실생활에 밀접하면서도 무척이나 재밌는 것이라는 사실을 온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