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나는 이런책을 읽었다 - 베스트셀러 30년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적응하는 새로운 원칙과 기본이 관심을 끌기 시작한

1989년 베스트셀러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http://navercast.naver.com/literature/bestseller/1384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님의 [베스트셀러 30년] 그 아홉번째 이야기 [베스트셀러 1989년]이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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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30년 그 아홉번째 이야기. [베스트셀러 1989년]이 올라왔습니다. 그 동안 귀차니즘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가 밀린 것들을 언제 다 쓸까? 고민하는 것 보다 가장 최근 것을 먼저 쓰고 시간 날 때마다 못한 숙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베스트셀러 1984]까지 따라갔는데 어제 [베스트셀러 1989]가 올라와 이것부터 정리해야 못한 것들도 할 수 있을 거 같네요. 아니면 자꾸 미룰 거 같습니다.

 

1989년. 제가 중학교 1학년입니다. 제 인생의 가장 찬란했던, 문학적으로도 가장 찬란했던 중학교 시절입니다. 제 인생의 상당부분은 중학교 시절에 만들어집니다. 지금 꾸준하게 만나는 친구들도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아이들이고 남들보다 조숙해서 연애라는 것도 처음 한 것이 중학교 1학년입니다. 글짓기를 해서 상을 받아본 것도 중학교 때입니다. 그리고 그 연애, 글짓기 등과 함께 제가 독서라는 것에 푹 빠져 지내던 시절이 중학교 때입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 이 책이 1989년 베스트셀러 1위네요.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39편의 짧은 글 모음입니다. 중학교 때 이 책을 사서 보고 친구들과(예의 그 친한 친구들과) 돌려가며 읽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오래 되어 제 기억이 얼마나 정확할 지는 모르지만 지역주의와 관련해서 자신의 고향은 팔도강산 모두라고 각 지역을 이런 저런 연고를 들어 이야기 했던 것이 기억나구요. 아침은 항상 식구들이 개죽이라고 부르는 김치국 비슷한 것에 밥을 말아 간단히 먹고 아침을 서두른다는 이야기도 했던 거 같구요. 젊은 시절 은행 창구에 매일 무역관련 서류를 챙기러 가는데 양식을 미리 만들어 가서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일 처리를 할 수 있었다고 한 것도 같네요. 그가 사재 200억을 털어서 장학재단을 만든 것도 그 즈음이었구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반 친구와 둘이서 마산에서 밤기차 타고 대학 투어링할 때 서울역 내려 처음 보았던 대우빌딩의 감회는 새로웠습니다. 이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대우는 수십조의 부채를 진 기업으로 해체가 됩니다. 영욕의 세월을 뒤로 하구요. 책 한권에 39편의 이야기라 짧아서 읽기 쉬웠구요. 아직 희망을 키우던 시절이라 어린 나이에도 많은 자극이 되었던 책입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 이문열의 소설인데 저는 영화로 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 최고의 하이틴스타였던 손창민과 최고의 여배우 강수연이 주연했던 영화. 미국이 배경이었고 이런 영화들의 포스터에는 [미국 현지 로케이션]이라는 문구가 붙었죠. 지독한 사랑의 집착이 낳은 비극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성자가 된 청소부 : 이 당시 [성자 시리즈]가 유행을 했습니다. [성자가 된 청소부] 말고도 [꼬마 성자]도 기억이 나네요. 인도의 가장 하층민 계급이지만 정말 우연찮게 사람들이 그를 성자로 오인하게 되면서 자신도 스스로를 성자라고 믿게 되는 그런 내용으로 기억이 납니다. 누구나 성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생활하면 된다는 일종의 "피그말리온 효과"를 역설하는 내용 같기도 하고. 암튼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꼬마 성자]는 스승이 제자들에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미션을 수행하라는(새를 죽여라) 명을 내립니다. 다른 제자는 미션을 수행하고 오는데 한 꼬마 제자는 어디를 가도 항상 신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어서 미션을 수행할 수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절대자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내용입니다. 이런 책들은 [정신세계사]에서 많이 출간 되었네요. [성자가 된 청소부]의 역자는 시인 류시화입니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 학창시절 꾸준히 관심가지던 글쟁이 중 하나가 마광수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솔직한 성담론"이죠. 중학생 때 왜 이런 것까지 관심을 두었는지 의아하실 것 같은데 세상사 모든 것이 관심거리였던 시절입니다. 어느 평론가가 마광수에 대해 평을 하면서 적은 글이 기억나네요. 마광수가 중학교 때 적은 시詩 중에 "카라반"이 있는데 "카라반"은 아시다시피 사막을 여행하면서 장사를 하는 "대상"을 의미합니다. 사막 여행 중에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는 대상과 마광수가 우리 사회에서 솔직한 성담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다르지 않다는 평을 한 기억이 납니다. 마광수의 여러 에세이에서 밝히는 그가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여자가 나옵니다. 영화배우 '오수비'인데 가녀린 듯 하면서도 화려한 외모는 어린 나이에도 "마광수답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오수비는 미스코리아출신으로 안소영에 이은 2대 [애마부인]입니다. 솔직한 담론이 적지 않게 문제를 일으켰지만 결정적인 사건은 청소년들이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성性이라는 것을 우리가 점심 메뉴로 된장찌게를 먹을지 돈까스를 먹을지 선택하듯이 다양하고 선택할 자유를 누려야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그의 생활전반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때 금서가 되기 전 서점에서 펼쳐보았던 "즐거운 사라"는 아주 쇼킹했습니다.

 

보여 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보이지 않은 위대함에 견주어보면' 이라고 연결되나요? 중고등학교 때 이성교제를 하던 일부 학생들이 연애편지와 함께 많이 선물하던 책들이 있습니다. 서정윤의 [홀로서기]나 예반의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그리고 칼릴 지브란의 [보여 줄 수 있는 사랑은 아주 작습니다]. 시 한편이 책의 목차가 되기도 한 책이었습니다.

 

내가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죠. 우리의 식습관, 생활태도, 말씨 등등은 10세 이전에 거의 결정이 난다고 하네요. 물론 그 이후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사람의 습관은 변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유치원에서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의 영향력은 평생을 결정할 만큼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고등교육의 부족이 아니라 유치원에서 배웠던 좋은 습관, 사소한 일, 기본적인 것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책도 읽고 영화도 봤지만 그래도 더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는 것은 이미연이라는 당대 최고의 하이틴스타가 나오는 영화입니다. 당시 하이틴 스타들 많지요. 김혜수, 하희라, 이상아, 김혜선 등등.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들을 한 방에 잠재운 하이틴 스타가 이미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병원장 아들이 사랑하는 가난한 소녀가장 간호사 역을 했던 이미연. 가나 초코렛 광고를 하면서 남자 품에서 해맑게 웃던 이미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의 남자 배우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신인의 허석이었습니다. 허석이 누구냐구요? 터프가이 김보성입니다. 

 

백치애인 : 신달자. 그 때 그 시절은 여자 교수, 여자 문인들이 쓴 에세이류가 유행이었습니다. 신달자, 유안진등. 신달자의 [백치애인],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등. 저는 신달자 교수를 생각하면 [물위를 걷는 여자]가 먼저 생각이 납니다. 고등학교 때 소설로도 읽었고 극장에 가서 영화도 봤습니다. 당시 제가 볼 수 없는 영화는 없었습니다. ^^

 

고삐 : 저자의 자전적 소설. 책 말미 저자의 글을 보면 자전적 소설이라 글 쓰는 내내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없었다고 밣히고 있습니다. 양공주가 나오는 소설, 영화하면 [겨울 나그네]도 있죠. 그 당시 영화나 소설에 양공주가 나오는 것은 그리 드문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겨울나그네]와 [고삐]는 주제가 너무 다른 책입니다. [겨울나그네]는 그야말로 연인들의 사랑이야기가 주라면 [고삐]는 반미에 눈을 뜨게 되는 사회소설입니다.

 

이 시절 영화나 연예사를 제법 많이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두가지 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안정효의 소설처럼 [허리우드 뒷골목(?) 키드]였고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매주 사보는 잡지가 있었습니다. [TV가이드]입니다. 한 때 우리집에 몇백권의 [TV가이드]가 있었습니다. 형이 살 때도 있었고 제가 살 때도 있었고 어떤 때는 두 권을 구입한 적도 있스니다. 그 시절의 연예인들의 에피소드, 비사 등등을 많이 꿰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 때 장난삼아 장래희망을 이야기했던게 생각나네요. 미학칼럼니스트. [TV가이드]보면 성형외과 의사인 남궁설민이 매주 연예인 한 사람의 외모를 요리조리 분석해 가면서 잡지의 한 꼭지를 채웁니다. 참 재미있겠다 라고 생각했고 직함도 멋지다고 생각한 미학칼럼니스트. 참 미학美鶴의 의미가 편협하죠?

 

간만에 [베스트셀러 30년]을 따라 가 보았습니다.

90년대로 들어서면 보다 많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윤정모의 [고삐]

 

 

 

 

 

 차와 도자기에 관한 책들

 

 

 

 

신한균의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를 읽으면서 몇 권의 책들을 참고했다.

수로요에 도자기 관련 책들이 많지만 도자기 중에서도 차와 관련된 책들로 범위를 좁혔고

운 좋게도 A형兄(혈액형 아님)이 차와 다기에 관심이 있고, 책을 제법 좋아해

한 권은 겁없이 업어오고 두 권은 빌려왔다.  - A형兄 이야기 -> http://blog.naver.com/bloodlee/40087478434

빛깔있는 책들의 [다도], [도예], [우리 옛도자기]도 함께 자리를.

혜우스님의 [알고보면 쉬운 차]는 작년에 읽었던 책이다.

도자기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윤용이 교수의 책이 빠진 것은

도자기보다는 차에 더 치중해서 고른 책들이서다.

 

 

 

 

 

 

 

 

 

최근에 읽게 된 신한균의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다.

우리 집에는 사발 비스무리하게 생긴 것이 밥그릇, 국그릇으로 쓰인다.

사발 모양이 밥을 담아도, 국을 담아도 무리가 없다.

물론 그 사발은 made in suroyo 다.

 

한 때 말차를 열심히 먹은 적이 있다.

보천쌤을 통해 하동의 쌍계제다에서 조금 저렴하게 말차를 구입한 적이 있고

사발에 타서 자주 마셨다. 그런데 그건 한 때였다.

그 이후 말차 먹을 일이 별로 없다.

대부분은 잎차를 우려 먹으니 다기를 사용한다.

 

천날 만날 보는 것이 다완이지만 그 모양새가 비슷하고

다완을 전문으로 만드는 집이 아닌지라 매번 봐도 헷갈린다.

이름의 유래가 다양한 것도 한 몫 한다.

 

이 책을 읽고 많이 해결했다. - 조금 더 익히고 암기하고 해야겠지만.

참 고마운 책이다. 읽기 편하고, 설명 쉽고.

 

 

 

 

 

정동주의 [우리시대 찻그릇은 무엇인가?]

창원 교보문고에서 뒤적거리다가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이 A형 집에 있어서 빌려왔다.

A형은 내가 이 책을 빌려온 줄 모른다.

아들 D군에게만 말했다. D군은 아빠 책이니 내 알바 아니다 라는 표정이었다. ^^. 무심한 놈.

 

이 책 후반부에 이일파 선생이 나온다.

상당 기간 수로요에 적을 두신 분이다.

 

 

 

 

 

 

김동현의 [다기 작은 공간의 미학].

조선일보 기자를 하면서 30년 이상을 차와 다기에 관심을 두고 활동을 하신 분.

현재 [雲中月 다도 미학연구소] 소장, 월간 [TEA & PEOPLE] 편집인.

앞부분은 차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 그 바로 다음은 도자기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

책의 중반 이후는 다기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묵직하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 맘에 든다.

이 책을 업어간다고 D군에게만 이야기했는데 A형에게 보고해야겠다.^^

 

 

 

 

 

 

 

김태연의 [한국의 아름다운 찻자리].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책이다. 세팅한 찻자리는 럭셔리 우아 그 자체다.

화려해서 럭셔리 한 것이 아니라 절제된 세팅이 군더더기 없어서 럭셔리하다.

소피아 로렌이나 엘리자베트 테일러가 형형색색 화려함으로 치장해서 럭셔리하다면

오드리 헵번은 절제된 아름다움이 보는 이로 하여금 찬탄하게 한다.

헵번룩을 한 번 생각해보라.

 

 

 

 

 

 

 

세팅, 연출 이라는 것이 인위적인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간소하게 차린 것은 동양화의 여백의 미다.

 

물론 차茶라는 것이 차주전자와 찻잔 몇 개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다도의 예를 갖춘다는 의미에서 최소한의 준비다.

 

찻자리가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모두 보여주는 책이다.

 

 

 

 

 

 

말차 색이 너무 좋아 찍었는데 내가 찍어서 모니터로 보는 색은 책의 그 색과 다르네.

그 느낌을 함께 나눌 수 없어 안타깝다.

 

참 그리고 위에서 하나 빼 먹은게 있는데

숙취에 말차가 그만이란다.

사이다에 말차를 개어서 마시면 특효라는데 한 번 해 보시길.

 

일반인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이야기 하나 추가.

말차 말차 그러는데 말차가 뭐냐?

말차 (抹茶)

抹 : 지울 말 字인데 여러 뜻 중에 '가루' '가루를 만들다' 라는 뜻이 있다. 말차는 어린 녹차 잎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서 먹는 차를 말한다.

 

 

 

 

 

 

 

사기장의 사발이야기 -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

 

그렇게 낯설지 않은 이야기지만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것이 다완이다. 도자기 만드는 곳에서 10년 눈동냥 했으나 별반 차이 없어 보이는 것이 하나하나 이름이 달라 애 먹은 도자기가 다완이다. 말차가 아니고서는 자주 이용할 일도 없고 매일 눈으로만 봤지 구체적으로 파고들 생각을 못 했다. 이 책을 덮은 지금은 조금 눈이 뜨인 듯 하다.

 

사발,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다. 신한균. 먼저 저자 이야기부터 하자. 신한균이 누군가? 2007년 작고하신 도예가 신정희 선생의 아들이다.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를 보면 도예가 신정희가 얼마나 고집있는 예술가인지 안다. 그 대가의 아들이 신한균이다. 올해 이미 ’신의 그릇’이라는 임진왜란과 도자기의 관계를 풀어낸 소설의 작가요 도예 잡지와 언론에 도자기 관련글을 꾸준히 기고하는 글쟁이다. 물론 대를 이어 도자기를 하는 사기장이다.

 

물론 이 책은 신한균 혼자 만든 책이 아니다. 타니 아키라라는 일본의 도자기 전문가와 함께 만든 책이다. 자기 나라의 사발을 소개하고 서로 다른 나라의 그릇을 평가도 하면서 서로 주고받은 책이다.

 

도자기는 15-6 세기 즈음이면 요즘 말로 하이테크놀로지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거다. 그릇이나 도구를 만드는데 서너명이 달라붙어 서너달에 몇만개를 만들 방법이 있을까? 나무를 깎아서? 아님 쇠를 녹여서? 당시 기술로는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다. 도자기는 가능했다. 옛날 도공들을 하루 300개의 그릇을 찼다.  인부 서너명이 달라 붙으면 몇만개가 만들어지고 가마에 초벌을 하고 시유를 한 다음 재벌을 하면 몇 달이면 그 숫자만큼의 그릇이 나온다. 모양도 정교하고 미적 아름다움도 뛰어나다. 그러니 산업 스파이나 우수 인력에 대한 스카웃(?)(또는 납치) 제의가 없었겠는가? 이렇게 우수한 것이 우리의 도자기문화다.

 

내가 이 책이 맘에 들고 고맙기까지 했던 것은 깔끔한 편집이다. 사발 하나를 소개하면서 여유를 두고 2-3페이지를 할애했다. 그릇 이름을 적고 그 아래 큼직하게 찍은 사진을 올리고 아래에 상세한 설명을 달았다. 가독성이 좋고 학습하기도 편하다. 세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사진을 추가해서 글의 이해를 도왔다. 다완은 굽 모양에 따라 이름을 달리 하는 경우도 많이 굽 사진이 추가된 것이 많다.

 

일본의 차茶는 센리큐가 검소한 다도茶道 문화를 정립해 전환기를 맡게 된다. 화려함이 아닌 검약과 절제의 미에 꼭 맞아 떨어지는 찻 그릇이 이도다완이다. 투박하지만 손에 잡기 편하고 무게가 적당해서 차를 마시기 알맞은 찻그릇이 이도다완이다. 지금 봐도 그렇게 귀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나의 심미안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원래 미적 가치를 높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 신한균이 밀고 나가는 "황도다완"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널리 보급될지는 조금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