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진관

 

내 어릴 때 우리 동네에도 [고향사진관]이 있었다. - 경남 창원 반송 시장에 20년전에 고향사진관이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 여학생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곳인데, 주위에서 보던 대부분의 노동자였던 아버지들과 달리 아주 젠틀하면서 미남이셨던걸로 기억한다. 딸들에 대한 사랑도 지극했고.

 

거의 10년만이다. 김정현 이라는 작가를 보게 된 것이. IMF로 우리 국민이 너무 힘들때 소설 [아버지]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킨 작가다.

(아버지 이후에도 여러 작품을 발표했지만 그 때 나는 책과는 먼 세상에 살고 있었다 - 그래서 잃어버린 10년이다)

딸아이 대학 합격을 위해, 정원 35명인 서울대 영문과 합격을 위해 35를 넘어가는 모든 사물을 멀리 하던 그 아버지. 정신없이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느 날 가족을 떠나야 했던 그 [아버지]. 작가는 10년이 넘어 우리에게 다시 가족이라는 주제로 심금을 울린다.

 

이제는 아버지가 아니고 아들이다.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닌 이야기로. 소설이면서도 소설이 아니라고 한 이유는 작가의 절친한 친구 서용준을 주인공으로, 실명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 아래, 부산에서 청량리역까지 경상도와 강원도를 관통하는 중앙선과 동해안으로 연결되는 영동선의 교차점인  경북 영주가 그 무대다. 서용준의 아버지는 당시 첨단 기기였던 카메라를 다루는 멋쟁이 신사였다. 젊은 나이에 사진관을 열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3층 건물을 짓고 예식장을 겸한 사진관을 꾸려간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가족들은 예식장은 꾸려 가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3층은 가족들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2층은 당구장으로, 1층의 절반은 다른 곳에 세를 주고, 나머지 반은 아버지의 [고향 사진관]으로 유지를 한다. 영주에서 제일 번화가에 위치한 상가 건물에서 구닥다리 같은 옛날 이름의 사진관을 경영한다는 것은 경제 논리로는 전혀 맞지 않다. 그러나 [고향사진관]은 병석에 누워 계신 아버지에 대한 효이자 아버지가 평생을 꾸려오신 열정에 대한 추억이다. 서용준만의 추억은 아니다. 고향을 떠나 객지 생활하던 친구들이 고향에 오면 한 번씩 들리는 곳이고, 같이 영주에서 생활하는 친구들이 하루에도 서너 번씩 들리는 추억이다.

 

서용준. 꿈을 한 켠에 접어두고 사는 모범의 전형이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아내에게 충실하고 동생들에게 형으로써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지극히 모범적인 가장이요 장남이다. 대학 입학을 원하는대로 했다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전기 대학 실패 후기 대학 아랍어과 합격. 군입대후 제대. 아버지 쓰러지심. 가업을 물려받고 어머니를 모시고 결혼을 하고. 남 이야기 하는 거 못 봐주고, 친구들 이야기 다 들어주고 전혀 비전없는 가업(고향사진관)물려 받아 유지하고. 고향사진관은 그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고 고집이다.

 

책을 읽는 중에 결말을 예상했고, 읽는 내내 너무 친절한 해설(작가의 개입)이 소설을 읽기 불편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다. 독자의 상상력에 맞겨야 할 부분을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 버리는 우를 범한 건 아쉽다. 뻔한 결말( 서용준의 죽음)이지만 그 뻔한 결말에 나는 눈물을 거둘수 없었고 친구를 그리는 작가의 애절함에 고개를 숙였다. 40년을 넘게 알고 지내면서도 한번도 친구 서용준을 미워해 본 적이 없는 작가는 명정에 금분으로 쓰인 "처사달성서공용준지구"라는 글귀에 대해, 선비가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에 친구 서용준은  진정한 선비였고 그에게 처사의 명은 실로 합당한 것이었다고 회고한다.

수로요는 지금 연수 중입니다.

 

경상남도교육청 교원직무연수.

 

선생님들 방학하면 망구 땡이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신데

 

방학이라고 100% 다 휴식시간이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수가 준비되어 있는데

 

수로요는 도자기 이론과 제작에 관한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렇게 일년에 2번.

 

40분의 선생님들이 먼길을 마다하고 오십니다.

 

다른 연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라 그 기준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분위기 화기애애합니다.

 

첫날(1월 5일)은 특강이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추전 김화수선생님(한학자,서예가)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적힌 글에 대한 강의와 고전강독 강의가 있었습니다.

[세한도]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자주 보면서 한 번도 그 옆에 적힌 발문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

이번을 계기로 한문강독도 하고 세한도의 의미와 지금 개인이 소장하게 된 경로도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입니다.

 

 

 

 

 

오후에는 최낙정 차茶선생님의 녹차 특강이 있었습니다.

주역에 대한 이야기, 녹차에 대한 이야기, 중국차, 그리고 우리 문헌과 역사속의 차 이야기.

차를 아주 과학적으로 접근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헌과 데이터의 연구와 직접 녹차를 만드시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명강이었습니다.

 

두 강의 모두 평소에 접하기 쉽지 않은 강의라 제법 유익했습니다.

 

 

 

 

 

둘째날에는 꼬박밀기 + 주병만들기입니다.

 

꼬박은 흙속에 있는 공기를 빼주면서 반죽을 하는 과정입니다.

 

 

 

 

 

요령도 필요하고

은근히 많은 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갑자기 시작하시는 분들은 다음날 근육이 뭉칩니다

 

 

 

 

 

 

 

꼬박밀기 동영상이 있네요.

 

http://serviceapi.nmv.naver.com/flash/NFPlayer.swf?vid=DD025EA54C6B85EBE20157AA820458275CD7&outKey=V12614e480230fd308f50909de1f3d56a1de75b18dffa1319cc4a909de1f3d56a1de7

 

우리도 하나 만들어야겠습니다

 

 

 

 

 

 

 

 

다음은 주병만들기입니다.

첫날부터 어떻게 저런 모양이 나올까 신기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정성을 들이면 가능합니다.

선생님들 중에 도자기 연수가 처음이 아니신 분들도 계시지만

처음인 분들도 대충 비슷하게 만들어냅니다.

 

 

 

 

 

반장선생님이십니다.

과목은 체육이고

체격도 좋으시고

목소리도 크신게

터프가이 분위기이신데

도자기 만들때는 새색시가 됩니다. ^^

 

 

 

 

 

 

<조금 의미가 있는 사진입니다. 왼쪽은 연수에 참가하신 선생님

오른쪽은 수로요의 3대(1대 남곡 고승술, 2대 보천이위준, 3대 이재림 - 너는 호 없냐?^^) 이재림 군입니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도자기를 전공하고 있는 중인데

선생님 연수를 지도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습니다.

이 사진이 왜 의미가 있냐?

이재림군 중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왼쪽에 계신 분이십니다.

도자기 연수 때문에 사제지간이 바뀌었네요.

 

 

 

 

 

 

열심히 만든 주병들입니다.

 

 

 

 

 

 

 

실로 가운데를 자르면 ^^

 

 

 

 

 

 

이렇게 두 도막 나버립니다

 

 

 

 

 

 

아주 아쉬워하시는 모습이네요

 

 

 

 

 

 

이렇게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면 흙의 두께나 모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정성들여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잘 만드셨네요.

 

 

 

 

 

오늘은 코일링으로 다기만들기를 할건데

물레로 다기 만드는 것을

생활의 달인 미담美談 이정훈 선생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미담선생님은 도자기만 20년 가까이 해오시고 전국기능경기대회 도자기부분 은상 수상^^)

처음 물레 시연 보시는 분들은 아주 감탄에 감탄을 하십니다.

저희야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 절대 당연한거 아닌데^^

 

 

 

 

 

숙우를 만드는 모습입니다.

 

 

 

 

 

 

물대 부분입니다.

다기 앞 주둥이 물 나오는 부분입니다.

따로 만들어서 구멍을 내고 붙입니다.

 

 

 

 

 

퇴수그릇을 만드는 모습입니다.

 

 

 

 

 

 

 

 

왼쪽 앞 부분이 숙우입니다.

위쪽으로 주둥이가 나온거 보이시죠?

오른쪽 가운데 부분이 찻잔이고

그 뒷부분이 차호입니다.

차호는 차를 담는 용기를 말합니다.

앞 오른쪽은 차주전자 두껑이고

뒤 왼쪽은 차호 두껑입니다.

 

2주 연수 기간 중 이제 4일째입니다.

연수 마치는 그날까지 계속 즐거운 시간 되었으면 하고

우리 도자기, 우리 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곳.

도자기 만드는 곳 - 수로요.

경상남도교육청 교원직무연수가 시작되었다.

이전에 뵙던 분들도 계시고 처음 뵙는 분들도 계시고.

오늘은 특강이 2개나 있었다.

추전 김화수 선생님의 한문특강과

차茶 선생님의 차 특강.

두 분다 해당 분야에 깊이가 있고 출충하신 분들이라

강의 내용 100% 만족.

추사의 세한도에 있는 글귀를 풀이해 주신 강의.

차茶 선생님의 홍차도 좋다라는 차 강의.

수로요는 이래저래 나를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