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집에 앨리스라는 말이 들어간 책이 몇권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대충 생각나는 책들만 꼽아봐도 최소 3권이상은 되는 것 같다.
하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만 있는 책이고,
또 하나는 역시 같은 내용이지만 컬러풀한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앙증맞은 책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번역판과 영어판이 함께 있는 평범한 책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만해도 이렇게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집에 있는 책까지 모두 합하면 우리 집에 있는 앨리스는 모두 몇명이나 될까.
결코 적은 수가 아닌데도 앨리스를 또 사야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사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던 점은 이 책이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의 관점이 아니라,
앨리스를 사랑하고 더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책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앨리스의 팬들을 위해 출판된 책인것이다.
또 이야기 책에서 표지의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이 책의 표지 또한 마음에 들어서 고민했는데
앨리스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 줄만한 책이 없었고,
거울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있는 책이 많지도 않았기 때문에 결국 사버렸다.
사실 처음 받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
구매할 당시에는 크기를 확인하지 않았었기 때문인데, 판형 자체도 컸지만,
그 두께가 보통 전공서적들 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많이 무거울 거라는 내 예상을 깨고, 막상 들어봤을 때는 그 크기에 비해 많이 무겁지 않아서 또 놀랐다.
책에는 이야기 이외의 앨리스 이야기에 얽힌 농담이나, 노래, 등에 대한 설명이 알차게 실려 있었다.
진짜 눈알이 빠지도록 빼곡하게 적혀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아니라 읽는 내내 앨리스 연구학자가 된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래서 처음부분을 읽을 때는 서문부분이 좀 길어서 살짝 지루하기도 했고,
첫 장을 읽을 때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주석들에 눈이 자꾸 가서 한장한장 넘기는 데에도 시간이 너무 오래갔는데,
그렇게 점점 정신없이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느새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서는 뭔가 대단한 역사책을 읽은 것 같이 뿌듯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도중 거울 나라의 앨리스 부분에서는 이해하는데 조금의 시간이 걸렸는데,
(체스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주석이 너무 친절하게 잘 달려 있어서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참 세심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이 책을 낸 저자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하고 논문도 쓸 테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해서 대중들에게도 그 비밀을 알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저자에게 고마운 생각이 든다.
지금은 책장 한켠에서 책꽂이를 빛내주고 있는데 꽂았을 때도 참 멋있는 책 같다.
참 많은 것돌을 알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주석달린앨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