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보슈 시리즈의 15번째 이야기.

 

콜드 히트 : 경찰국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DNA정보가 범죄용의자의 DNA 정보와 일치되는 것

하이 징고: 특정 사건에 대한 경찰국 간부나 정치권의 외압이 작용되는 것 정도?

드롭: 근무연장프로그램. (DROP；Deferred Retirement Option 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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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 위기의 남자를 읽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단어들입니다.

 

근무연장프로그램(drop)으로 인해 퇴직이 39개월 유예된 해리. 미제사건전담반에 배치된 해리에게 두 개의 사건이 맡겨집니다. 하나는 22년 전(1989년)에 강간살인사건에서 채취한 DNA가 성범죄 용의자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 문제는 그 사건이 발생햇을 때 용의자(클레이턴 펠)의 나이는 8살에 불과하다는 것.  그 어린 나이에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까? 과학수사연구실에서 혹은 과학수사연구실에 샘플을 보낸 경찰 누군가의 잘못인가? 
또 하나의 사건은 시의원 어빈 어빙의 아들이 샤토마몽트라는 고급 호텔의 고층 객실에서 추락사한 것이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은 분이라면 보슈와 어빙의 관계는 이미 잘 알고 있을 터... 앙숙도 이런 앙숙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어빈이 사건 해결의 당사자로 보슈를 지목한 것. 시의원의 요구에 당연히 경찰국장은 응하지만 보슈는 썩 내키지 않습니다. 하이 징고를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당사자가 어빙이라는 것이 더 큰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현장 형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 그래서 보슈는 조지 어빙의 사망 원인을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이번 책은 상대적으로 얇습니다. 그래서 읽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더구나 스토리 텔링에 있어 둘째 가라면 더운해 할 코넬리의 작품이기에 빠른 속도로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이 두 개의 사건의 접점은 어디일까 생각하며 읽었는데... 스포일 수도 있지만... 두 사건의 접점은 없습니다. 각자 독립적인 사건으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다만 그 사건들이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맞을지를 염두에 두며 읽으면 됩니다.

 

먼저 19세 여대생 릴리 프라이스의 사건. DNA의 주인은 당시 8살인 클레이턴 펠. 당연히 8살 어린아이가 성인을 성폭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렇다면 펠은 어떻게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실제 릴리 프라이스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이는 누구일까? 그리고 살인범과 펠은 어떤 사이였을까? 이 정도를 생각하며 책을 읽어 나갑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펠의 충격적인 과거와 현재. 과거의 부정적 경험이 한 사람의 생애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지 어빙의 추락사. 과연 그는 자살할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일까? 자살을 하기에 그는 무척이나 잘 나가는 브로커였습니다. 그리고 시의원인 아버지의 든든한 배경까지. 하지만 사건 현장은 타살의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단추 하나만이 의문을 자아낼 뿐. 보슈는 파트너인 추와 함께 사건의 실체에 점점 다가갑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배후에도 불행한 가족사와 인간 관계가 있습니다.

 

외로운 코요테처럼 수사를 진행하는 해리 보슈에게 미모의 여자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해나 스톤. 클레이턴 펠의 상담의로 보슈와 만나고 단숨에 가까워집니다. 무척이나 빠르게 진행되던 둘 사이에 균열이 나타납니다. 바로 스톤의 아들 때문입니다. 그녀의 아들은 성폭행범으로 현재 교도소에 있는 상태. 이 때문에 스톤은 악은 근원적인 것인지 아니면 환경적인 요인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환경적 요인으로 단정한다면 그녀 아들의 범죄를 이해하기 어렵고 근원적이라면 당연히 유전적 요인이 개입해야 하는데 그것 역시 그녀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다음 작품에서는 해리 보슈와 해나 스톤이 여전히 관계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결별을 택할 것인지도 궁금한 사안입니다. 또 보슈의 딸 매들린도 관심이 가는 인물입니다. 아버지를 닮아 천부적인 경찰의 기질이 보이는 매들린. 이번 편에서는 단순한 조연에 그치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의 든든한 조력자로 등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해리보슈 시리지의 묘미 중의 하나는 사회적 악습에 관한 날카로운 시선입니다. 이번 편에서도 경찰국과 시의원 사이의 대립과 서로 속고 속이는 복마전이 나타납니다. 그 과정에서 보슈는 경찰국에 의해 이용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요. 자신의 멘티이자 친한 동료였던 키즈 라이더에게 느끼는 배신감과 실망감이 이후 어떻게 전개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살인 사건의 수사가 아니라 정치적 거래가 돼버린 상황에서 보슈가 느꼈을 씁쓸함에 마음이...

 

해리보슈 시리즈를 거의 빼놓지 않고 있다가 오랜 만에 읽었더니 그 사이 공백이 느껴지네요. 어빈 어빙이 어떻게 시의원이 되었는지, 딸 매들린은 어떻게 해리 보슈에게 왔는지 파악이 안됩니다. 시리즈물의 장점이자 한계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빠진 부분을 다시 찾아서 읽어야 하나 싶습니다.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수작이라고 하기에는 망설여집니다. 평타 정도? 조지 어빙의 결말은 다소 애매하고 릴리 프라이스의 사건은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를 떠올리게 하네요. 해리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릴리 프라이스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는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그리고 그 살해범이 37명이나 되는 사람을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로 밝혀지는 것도... 이번 추석 연휴에 가볍게(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TV보다는 책과 가까이 하는 연휴는 나름 보람되지 않을까요?

 

사놓고 한동안 밀쳐뒀다가 읽기 시작하고 나서는 드문드문...

물리적 시간이 부족함이 가장 큰 원인이고 책이 기대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이 두 번째...

과학자가 이렇게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글을 쓸 수 있다니... 완전 부러움...

 

랩걸... 한차례 파도가 지나간 것이나 다름없지요. 작년에 많은 매체에서 추천한 책입니다. 읽어보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프 자런...이렇게 열정적이고도 서정이 풍부한 과학자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습니다.

 

과학 교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실험실을 오가던 소녀가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저명한 식물학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무척이나 섬세하고 실감나게 표현된 책입니다. 나무의 탄생과 성장처럼 저자 호프 자런은 수많은 바람과 비를 맞으며 성장해 갑니다. 그 과정을 따라가며 때로는 공감하기도 하고 때론 동정하기도 하는 것은 독자의 몫...

 

부제가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입니다. 나무를 사랑하는 과학자가 나무와 잎과 함께 한생애를 보내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련, 차별을 겪으며 성장해 갑니다.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사랑에 기뻐하고 그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낳기까지의 고통과 심리적 혼란을 딛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성숙된 과정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글입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강한 열정, 과학자임을 잊게 하는 서정적 문체, 자신의 곁에서 가족과도 나누지 못한 정을 나누고 같은 목표를 보는 동료와의 우정, 여성이기 때문에 거쳐야 하는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차별의 극복 과정 등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들입니다.

 

책을 읽으며 저자와 빌의 관계를 가장 우선시했습니다. 식물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탐구와 실험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그리고 이 둘이 어떤 관계로 귀결될까가 관심사였습니다. (소설도 아니기에 결과를 언급해도 되겠지요.) 그 둘은 친구 이상의 친구, 소위 말하는 소울메이트로 남습니다. 둘이 부부가 되기를 간절히 원했는데 인연의 끈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하지만 저자가 결혼한 이후에도 이 둘은 여전히 동료로서 수많은 실험을 하고 수많은 곳을 같이 가며(따로 가기도 하지만 결국 만나고) 과학의 길을 걷습니다. 진정한 동료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과학자가 늘어난다면 대중과 과학의 거리감도 크게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기도 하지만 글 자체가 무척 친절합니다.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을 친구에게 전하듯이 대화와 상황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그렇기에 결코 가볍지 않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찾은 것이겠지요.

 

저자는 '우리는 '가정'을 하지 절대 '추측'하지 않고, '결론'을 내리지 절대 '결정'하지 않는다'(44쪽)고 합니다. 아마도 과학자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수많은 요인들 중 하나를 찾아내서 그것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그 가설에 걸맞는 결과가 나왔어도 그 결과만 제시할 뿐 그것으로 어떤 상황이나 맥락을 끝맺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과정에는 수많은 실험의 실패가 부대조건처럼 달라붙을 겁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행하며 자신의 가설이 맞으면 맞는대로, 틀리면 또 그것대로 의미를 찾고 또다른 가설을 모색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의 목표는 세차게 흐르는 강물로 그간 던진 돌을 내가 딛고 서서 몸을 굽혀 바닥에서 또 하나의 돌을 집어서 더 멀리 던지고, 그 돌이 징검다리가 되어 신의 섭리에 의해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내딛을 다음 발자국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272쪽)라고 말합니다. 과학이라는 긴 역사의 흐름에서 지금 '내'가 하는 발견은 아주 미미한 것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발견이 뒷사람의 디딤돌 혹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행복을 안겨주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그 어떤 명예와 부귀영화를 갖다붙여도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과 열정의 가치를 매길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발견과 진보 역시 내 앞을 지나간 또다른 과학자를 딛고 선 결과입니다. 이렇게 순수하면서도 겸손한 자세를 가진 저자에게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도 있습니다. '어떤 부모도 자식들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는다.'(329쪽) 그렇습니다. 부모된 자들은 자식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래도 아이의 미래는 완벽하지 않죠. 그 미래는 결국 그들이 만들어가야 합니다. 부모는 앞선 과학자가 뒤에 오는 과학자의 징검다리가 되듯, 자식이 가정을 떠나 사회란 넓은 바다로 가기 위해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자식들이 세찬 파도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인간의 역사가 이어져왔고 또 그렇게 과학은 진화했을 것입니다.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52쪽)

제가 생각하는 책의 핵심 구절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기다림... 그 바탕에는 당연히 미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삶의 목표, 사람 사이의 관계가 시작된다는 것은 더이상의 기회모색이나 기다림이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나무를 볼 때 꽃이나 잎 혹은 줄기를 봅니다. 눈 앞에 나타난 화려하고 아름다움만을 보게 되지요. 그 줄기 밑의 뿌리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이 나무의 시작이었던 씨앗을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굳이 성서를 인용한다면 그 미약한 시작이 없이 성대한 성취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라고 하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멋진 나무, 멋진 그대가 되기까지의 아주 작은 시작... 이것을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다면 세상이 모든 존재를 애정어린 눈길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존재들에게 고마움을 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멋진 책입니다. 읽기가 수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삶에 대해, 사람에 대해, 과학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조금은 심적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읽는다면 제가 느낀 그 이상의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일독을 (아주 강하게) 권합니다.

 

- 읽은 지가 상당히 된 책, 그러나 그냥 넘어가기엔 책 속의 정보가 매우 소중하다.

- 당신은 합의의 기술은 가졌는가? 로 시작하는 정치 부분. 갈등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한다. 다만 그 갈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결하는가가 문제다. 갈등 해결의 모범적 모습을 보이는 스위스와 독일, 갈등 해결에 실패해서 정치, 경제적 추락을 겪는 이탈리아의 사례를 소개한다. 결국 합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인내하며 상대를 수용하고 설득하는가의 차이.

-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갈등은 그 자체도 선도 악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갈등은 분열과 폭력의 도화선일 수도 있고, 발전과 통합의 씨앗일 수도 있다.'(45쪽) 다만 이 과정에서 효율성을 빌미로 결과만을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누구나가 자신의 신념을 말하고 타인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 여느 사회 못지않게 갈등이 팽배한 우리사회. 크게는 남북이, 작게는 지역과 계층과 세대가 갈등하고 있다. 최저임금, 대학입시, 부동산 등이 최근의 주요갈등 사례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서로의 주장만 있을 뿐 수용과 합의는 전무하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난맥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공동체를 위한 함께, 같이 가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절실하다.

- 정치적 무관심이 팽배한 우리사회에 대한 지적도 있다. 민주주의... 너무도 뻔하지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는 아직도 요원하다. '부패정치인이 가장 환영하는 것은 유권자의 무관심'(82쪽)이란 말은 그래서 더 아프게 다가온다.

- 술자리에서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누구못지 않게 열변을 토하는 이들도 막상 일상에서의 정치적 활동 혹은 행위는 무관심하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의 정치적 시스템은 여전히 수많은 문제를 잉태하고 있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

 

- 고령화 사회... 낯선 화두가 아니다. 날로 발전하는 의학과 과학이 인간 100세를 이야기한 지도 오래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가는 노령인구에 대한 대책은 제대로 서 있을까?

- 정년퇴직을 하는 이는 어쩌면 상당히 운이 좋은 상황일 수 있다. 정년 이전에, 충분히 생산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직장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만 간다. 그들은 대개 자영업에 뛰어들고 그 자영업자들의 87.9%가 넘는 인원이 폐업을 한다.

 (http://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8449)

- 자영업자의 몰락은 5장에서도 언급된다. 그리고 미국의 벌링턴이라는 도시의 모범 사례도 소갠된다.

- '일로부터의 자유라는 낡은 꿈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자유라는 새로운 꿈을 꾸'(103쪽)는 이들이 늘어만 가고 있는 사회. 이들을 수용하고 가용할 수 있는 경제 전반의 혁신이 필요한 시대다.

- 일할 의욕, 일할 능력, 일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 재학습, 재고용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정부가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구성원 모두가 고령 사회를 받아들이고 모든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다. 결국 지금 하지 않으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그 폐해의 부메랑을 고스란히 맞아야만 한다.

- 또한 자식에게 부양받음을 꿈꾸는 사회는 먼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OECD평균 복지비 지출 수준은 7.7%, 우리 나라는 2.5%. 그렇기에 지금을 셀프 부양의 시대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 독일의 사례가 인상적이다. 독일의 연금은 많이 내고 많이 받는 구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 간병, 요양에 관한 정부의 과감한 지출. 이로 인해 '독일은 간병보험제도가 가족관계를 강화'(143쪽)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결국 '복지를 누릴 권리와 납세할 의무를 함께 생각하는, 복지국가에 관한 시민적 각성이 중요한 시점'(145쪽)이라는 주장은 무척이나 타당하다.

 

- 꿈을 위해 매진해야 하는 고등학생조차 공무원을 꿈꾸는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국가의 브랜드가 된 오타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중국의 청년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실패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 '천 명의 청년이 있다면 그들이 천 가지 방법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어야 한다.'(222쪽) 의자를 뺏는 방법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의자를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도 명확하다.

- 결국 입시를 비롯한 교육제도, 사회 전반의 시스템 개혁이 같이 해야 할 것이다. 단기 간에 끝날 일도 아니다.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공동체의 의식이 필요한 부분이다.

 

- 최근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내용도 서술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인간을 지금까지 이끈 많은 원동력 중의 하나는 호기심일 것이다. 끊임없는 탐구의 자세가 여느 동물과 차별되는 인간의 능력. 누구나가 가진 그 호기심을 끌어내서 발현시킬 때 4차 산업혁명의 선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나 우리는 호기심과 모험보다는 편안함과 안주에만 몰두한다. 그렇기에 게임 전체의 룰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282쪽)가 나타나기가 어려운 사회다.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0으로부터 1을 만드는 수직적 혁신'(283쪽)을 위해서 창의성 즉 호기심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 '상상이라는 총알에, 도전이라는 방아쇠를 당겨, 혁신이라는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는'(289쪽) 혁명적 변화를 위해서는 더 자유롭고 더 새로우며 개개인의 가치와 사고를 중요시하는 사회로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TV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좋으니 책 내용에 대한 신뢰도는 보장이 된다. 그냥 생각없이 넘어가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사고를 요한다는 점에서 책을 읽을 이유도 충분하다.

- 내용도 크게 어렵지 않고 수많은 사례와 통계를 유의하며 보는 것도 좋을 듯...

- 지금 현재만을 사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며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를 해야 한다. 그것이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의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