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흥미롭게 책을 끝없이 끝었이 읽었다.
내 마음속의 대한민국은 작가 이숲에게의해 '내한민국'으로 새로운 얼굴을 들이밀었다.
내 조국 코레아, 한국은 실은 유쾌하고 일잘하고 잘생긴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고.
나도 대학원 시절에 반강제에 의해 엄청 두꺼운 책인 <오리엔탈리즘>을 읽게 되었다.
그 때는 레포트를 위해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희미한 의미를 머릿속에 새기며 일본학을 전공했던 그 시절.
그때엔 이숲만큼 나의 대한민국에 대한 역사인식 바로잡기가 없었다.
그저 전공을 위해 일본만을 공부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건 이 책을 만나고 더 깊어졌다.
머나먼 유럽, 그것도 스웨덴에서 만난 한국인의 얼굴은 매우 웃음을 띄게 하는 것이었다.
이숲은 그 증거를 스웨덴의 한 도서관에서 찾았던 것이다.
이렇게 좋은 사료들을 잔뜩 만날 수 있었던 그녀는 참으로 행운아이다.
대학원때 논문을 쓰기 위해 사료를 얻기 위해서 외국에서 자료를 공수하거나 직접 가봐야 하기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참 아이러니 하다.
코리아, 내 대한민국에 대한 자료를 오히려 외국에서 찾아야하다니 말이다.
우리의 부끄러웠던 역사인 180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의 자료를 남겨준
서양인들의 사료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긍정적인 한국인들을 우리는 만나보지 못했을 것이다.
작가는 개항초기 한국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남긴 사료를 조사하며
지금까지 알고 있던 한국인의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는 치욕스러운 과거를 안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유쾌함과 떳떳함 그리고 순수함과 고집이 있던 것이다.
마침 7월 1일자 뉴스에는 일본인에 의해 잔인하게 살인되었다고 알려졌던 명성황후가
사실은 시해되지 않고 살아남아있다는 증거가 담긴 사료가 독일에서 발견되었다고 나왔다.
그 뉴스를 접하면서 이 책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식은 사실은 진실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진실을 오히려 감추려 했던 일본인들에 의해 그리고 서양열강들에 의해 왜곡된 것이구나 라는 것을.
그 진실중에서 한국인의 이미지에 대한 진실을 밝혀준 이숲작가가 참 고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나 자신이 참 행운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설령 이책을 만나지 않았다면 나 역시 평생을 부정적인 이미지의 한국인만 상상했을 것이다.
책에는 서양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였지만 또한 순수해 보였고
일본에 의해 굉장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서양인들이 실제로 한국에 와서
진짜 한국인들과 부대껴보니 그러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는 자료가 많았다.
또한 참 슬픈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 자료들도 있었다.
215페이지에 나와있는 사진이 그 한 예이다.
일본군에 의해 총살 당한 한국의 양민들이라는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는데
이 사진을 보면 십자로 된 나무에 눈을 가리고 매달린 한국인들을
총살을 한 뒤의 일본인 순사들이 유유히 한국인들을 뒤로한 채 등을 돌리고 있는 사진이 나온다.
참으로 처참한 광경이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 한국인들 자신도 지금까지 막연히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이제는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을 책속에 가득 담아 전달하고 있다.
이 메시지를 우리는 이어 받아서 나의 아이들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들에게는 올바르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사라는 과목을 아예 배우지 않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삼일절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역사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있어 올바른 미래가 존재할까?
좀 딱딱하지만 그 딱딱한 역사의 틀을 깨고 들어가보면
이렇게 즐겁고 유쾌한 조상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세종대왕은 앵두를 참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잇몸이 약해서 앵두는 부드럽게 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6월은 앵두가 열리는 계절이었다.
앵두를 즐겨먹던 세종대왕도 매우 유쾌한 사람이었다.
그 정신을 이어받은 유교정신으로 무장된 조선인들도 모두 유쾌한 민족들이었다.
잊지말자. 우리는 유쾌한 민족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