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건 물건입니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베스트 셀러가 나왔다. 
  
  이 책 역시 원서로 보았던 책인데, 친구가 읽고 나서 너무 마음에 드는 나머지 해외 택배로 나에게 친히 보내주면서 추천했던 책이기에 더 생각에 남았다.

  수학교사인 범인. 그리고 그가 마음속으로 연모했던 한 여인. 그 여인을 위해 그는 최고로 복잡한 수식을 만들어 그 방정식에 모든 알리바이를 대입하고, 그리고 하나의 식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더 위에 있었는지 그 수식을 나중에 깨버리긴 하지만 역시 뒤통수를 치는 한 방이 있었던 그런 추리소설이었다.

  모든 것이 치밀하다면 이런 소설을 말하는 것일까.  이것 역시 영화화 되었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버스 광고판에 붙이고 몇 달간을 시내를 다녔기 때문이다. 영화는 드라마 '갈릴레오'의 등장인물과 오버랩되어 사건을 풀어나가는 데, 그런 해결 책도 있겠구나~ 라며 감탄을 했던 것이 생각난다.

  히가시노 케이고가 쓴 책이 드라마 '갈릴레오'의 베이스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연결고리가 생겼던 것이고, 또한 잘 풀어나갔다.
  음, 그런데 참 이 소설은 히가시노 케이고의 또 다른 유명한 작품인 영화화 된 소설 '비밀'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는 것이다. 이 비밀이라는 작품에서는 어머니의 혼이 딸의 몸속에 들어가 묘하게 아버지와의 애정을 쌓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였던 것이다. 참 새롭고 신기한 그런 스토리 텔러이다. 

  히가시노 케이고. 참 물건이다.

  이사카 코타로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짚고 넘어가고 싶어졌다. 바로 최근에 접한 중력 삐에로라는 작품이다. 이것 역시 영화화 된 작품으로서 약간 어두운 요소를 지니고 있다.

  두 형제가 있다. 아름다운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암을 앓고 계시지만 항상 밝으시다.
  동생은 그래피티를 지우는 일을 하고, 자신의 작업을 폴라로이드로 남긴다.
  형은 유전자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이고, 동생을 아낀다.

  동생은 어릴때부터 잘 생겼었지만, 뭔가 이지메를 당했다.
  형은 외모는 별로지만 동생을 사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생의 이중생활을 그렸다. 자신이 낙서를 하고 자신이 소거하는.
  생부에 대한 분노에서 나오는 표출물과 그것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계속 형에게 보내고, 형이 알아주었으면, 그렇지만 도와주지는 않았으면 하는 동생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동생이 그 범인 그 자체라는 것은 금새 알아차릴 수 있는 상황 설정이지만, 그래도 작가는 그런 독자의 가벼운 실망의 끈을 느슨하게 놓아버리지 않도록, 작품이 끝날때까지 동생의 심리묘사에 대해서 그리고 사상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 준다.

  쿨한 아버지 상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들의 아버지를 말해주고 싶다. 이 아버지가 바로 쿨한 아버지 입니다. 자신의 아들들을 믿어주고, 그리고 윽박지르지 않을 뿐더러 올바른 사고를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주는 아버지. 바로 그런 인물.

  이것 역시 일본에 있을 때이다. 친구가 너무나 열심히 이 책을 읽고 있길래, 그거 나도 빌려줘 해서 후딱 읽어버렸던 책인거 같다. 물론 영화로도 나온 책이다. 우선 항상 그래왔듯 소설을 먼저 읽고, 나중에 영화를 관람했다.

  소설에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아주 잘 짜여진 시나리오 하에 은행을 턴다는 이야기이다. 언뜻 보면 시시할 지도 모르지만, 거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몸 속에 '생체 시계'가 있다는 여자가 가장 흥미로웠던 인물이다. 그녀는 운전을 담당했는데, 계속 시내를 돌면서 어느 신호등이 언제 켜지고, 몇 초간 켜지고, 어디로 가야 길이 안막히고, 얼마동안 대기하고 언제 발진을 해야 하는지 뭐 그런 블라블라한 일들을 해 나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영화에서는 아마도 스즈키 쿄카가 열연했던 듯 했는데, 나름 어울리는 얼굴이었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매우 좋은 사람, 연설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등등 재밌는 캐릭터들이 많았던 까닭인가. 이사카 코타로는 이 등장인물들로 2번째 털이를 하기도 했다. 물론 2번째 이야기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나름 재미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사카 코타로는 당시에는 신진 작가, 주목받는 작가였는데, 어느샌가 베스트 셀러 작가로 변신해 있었다. 그런 것들을 보면 뭔가 재밌다. 이 작가가 이렇게 성장했구나, 또는 이런 책까지 썼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것이 참 재밌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은 이사카 코타로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길 바란다. 뭔가 해학이 있지만 그 해학이 아주 잘 짜여진 시나리오 안에서 빛나고 있는 스마일이라는 것을 발견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