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양성관. 작가 이름을 보자 마자 떠오른 이름은 번역가 양억관. 음. 둘이 무슨 관계일까? 크크. 아무렴 어떠하랴. 양성관이라는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보게 되었는데 문체가 꽤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 이 책을 포함해 총 3권의 책을 썼다고 하는데 다른 책까지 읽어보고 싶게하는 능력이 있는 작가임에 틀림없다. 작가는 의사이기도 하다. 의사? 우와~

 

이 책을 읽는 방법은 나에겐 좀 특별했다. 남편은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내야, 아내는 참 책 많이 읽는다. 나도 책 많이 읽고 싶은데."

"그럼 내가 책 읽어줄까?"

"누군가가 계속 책 읽어줬으면 좋겠어, 평생"

"내가 해주지 뭐"

 

하면서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책 <남자, 연애를 기록하다>였다. 남편이랑 이 대화를 하고 있을때 내가 읽으려고 테이블 위에 꺼내둔 책이 마침 이것이었기 때문이다. 우연치 않게도 이 책을 남편은 꽤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쇼파에 길게 누워있던 남편 옆에 나도 누워서 남편의 팔베게를 하고 책을 펼쳐든다. 처음 프롤로그를 읽기 시작했다. 남편은 눈을 감고 내가 읽는 것을 듣고 있었다. 11월 1일부터 하루하루의 기록을 시작해서 11월 2일까지 읽어나가고, 3일분량을 읽기 시작했을때,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또 계속해서 읽어줘" 라는 남편.

 

이런 식으로 책읽기도 참 재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남자로서 공감되는 이야기도 있을 터이고, 에이, 그런게 어딨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터. 남편은 남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받아들였고, 나는 여자의 입장에서 이 책의 남자와 내 남편을 읽어본다.

 

책은 매일매일의 기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11월 한달이 빼곡이 꽉 차여 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까지. 11월 30일 마지막 날에는 '왜 우리는 사랑을 하는가?'라는 인류 최대의 질문 중 하나를 던지면서 기록을 끝낸다. 더더욱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의 에필로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론으로 시작되는 이 에필로그는 은근한 반전이면서, 안타까움이면서, 기대감이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에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게 되는것은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너무나 투명히도 비추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남편에게 읽어주지 않는 낮시간 동안에는 먼저 읽기가 싫을 정도로 남편에게 읽어주는 시간이 즐거웠던 책이었다. 미리 내가 내용을 알면서 읽어주는 것과, 나도 모르는 내용이라 기대를 가지며 두근대는 마음으로 읽어주는 것은 차이가 난다. 그래도 이책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 말이다.

 

외모가 잘 생기지도 않았고, 연애 경험도 너무 없는 이 남자.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기에 한 번 곁에가서 허그 해주고픈 마음이 들기도 하다. 이젠 난 유부녀니까 절대 안될일이지만. 네버. 후훗.

 

외로움에 대한 작가의 고찰은 참으로 공감간다. 외로움은 사랑해 본 적이 있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고. 여러 사람들이 얘기했다. 혼자서 느끼는 외로움 보다는 둘이 있을때 느끼는 외로움이 더 괴롭다는 말도 있었다. 한 때는 나도 외로움을 처절하게 느꼈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젠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아닌 안도를 느끼면서 이 책을 덮었다.

우듬지에서 나오는 작업실이라는 책. 참깔끔한 인상에 마음에 드는 책이다^^

 

24명의 아티스트의 24개의 공간과 그들의 24가지 취향까지 엿볼수 있는 그곳에 놀러가보자.

 

1. 4명의 아티스트

: <농부가 누운 자리>엔 햇살이 가득했다. 높은 천장과 복층구조덕에 사진 이쪽면과 저쪽면이 다른 공간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골조를 그대로 드러낸 천장과, 작업도구들이 빼곡한 선반들. 그 옆에 자리잡은 오디오.

<수상한 지하 작업실>에는 미국 영화에서 보는 듯한 차고를 개조한 느낌이 든다.

나도 이렇게 목공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요즘 부쩍든다. 직접 선반을 만들어보고 싶어서이다!

<꽃을 피우는 작업실>에는 꽃향기가 가득하다. 여기도 꽃, 저기도 꽃. 알록달록 하지 않아서 더 통일성 있어보이는 차분한 분위기.

따뜻한 감성이 마구 퐁퐁 샘솟을거 같은 회의실은 훔치고 싶은 공간이었다.

<언젠간 사라질 것들>에 대한 향수가 뭍어나는 공간에선 무엇을 발견했을까?

 

2. 4명의 패션 디자이너

: 창문의 모습이 마음에 쏙드는 <시간 여행자의 주소>. 그곳으로 편지를 보내면 어떤 색깔의 옷을 입혀줄까?

소공동을 천천히 걷는 법까지 가르쳐준 디자이너의 꼼꼼함까지 같이 담아간다.

풀숲에 놀러온 듯한 <이상한 나라의 작업실>에서는 나무 냄새가 났다.

알록달록한 의자들에서 시작되는 그녀의 이태원 수다. 오랜만에 이태원에 가고 싶은 생각이 났다. 이태원 프리덤~

<두 집 건너 작업실>에는 예쁘게 정리되어 있는 실들이 눈에 띄었다.

요즘 수작업으로 커텐을 만들어본 본인에게는 이런 실들이 그냥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이젠 더 많은 것을 만들고 싶다.

모던한 쇼케이스 같은 <그 남자의 (가)방>에는 겨울 코트들이 그득했다. 왜 겨울옷은 차분한 색감들이 많을까?

작업 공간의 조명이 마음에 들어오는 그 남자의 (가)방.

 

3. 일러스트레이터

: 책 표지에 있는 공간이 누구의 것인지 정말 궁금했는데... 찾았다!! <놓여 있는 작업실>에서 ^^

숨은그림 찾기에서 이긴 느낌이다. 복층공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본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가장 보통의 작업실>은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공간이다 책이 가득한 그곳.

나는 책을 너무나 사랑하는데 책이 빼곡한 공간들이 항상 갖고 싶다. 실은 내 공간도 책이 빼곡하지만말이다 후훗.

투명한 유리인지 아크릴인지에 담겨있는 책들의 나열이 인상적인 <작업+집>이라는 공간. 이거 아이디어 좋다!

나중에 따라해봐야지^^ 거실에 큼지막한 카우치가 뙇! 하고 놓여있는게 신경쓰인다..

저렇게 넒은 창가에 선반은 로망이지~~ <참을 수 없는 공간의 가벼움>에선 북쉘프에 쓰여있는 층 번호가 맘에 든다 :)

 

4. 건축가

: 거친 벽면의 느낌이 좋다. <어느 흐린 날의 다방>은 오늘처럼 겨울비가 오는 날 가면 딱 맞겠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창안의 유리창에 새겨진 글씨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레트로 그 자체다.

<별 볼 일 있는 작업실>에는 고냥이와 빨간 말보로 담배갑과 칼을든 여인이 있다.

별 볼 일이 너무나 많은 작업실을 몰래 훔쳐보는 재미가 가득했다.^^

<한 명의 건축가와 두 개의 작업실>에는 벽면 가득한 도면들이 눈에 띈다. 부동산에서 흔히 보이는 도면들이

흑백처리만 되어 나열되어 있으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는지 보여주는 한 장면이 참 인상깊었다.

햇살이 가득한 <마당이 있는 풍경>은 어린시절 내가 살았던 주택이 떠올랐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공간처럼 멋지지 않지만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자라나서 어린시절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마당에 놓인 돌들이 일본식이었다. 단아하다.

 

5. 디자이너

: 독특한 폰트가 눈에띄는 <변두리 키드의 동네 작업실>과

연둣빛 하늘빛이 어우러진 <외롭고 행복한 가게>.

<열혈 문화 애호가들의 스크랩북>에선 내가 좋아하는 영화 '비몽'의 포스터까지 볼 수 있었고,

<빛나는, 드웨인 웨이드가 사는 집>에선 입이 떡 벌어지도록 예쁜 거실이 부러웠다.

 

6. 사진가

: <시간이 표류하는 작업실>에는 작가의 내공이 마구 느껴졌다. 수 많은 LP판들의 나열고,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여러가지 에스프레스 기구들까지.

잡지 '오보이'의 아빠인 그가 사는 <어느 기능주의자의 안식처>에는 낮은 책장이 주는 안정감이 엿보이고,

<방과 후 작업실>에선 영화 '초능력자'가 생각났다. 왜 인지는 그 영화 본 사람들은 알겠지?

마지막으로 <매일 작업실 옮기는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후리함'은 이 책을 바깥으로 소통하게 해 주는

하나의 출구를 만들어주며 독자에게 공간을 이동하게 해 준다.

이렇게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 독자가 있는 공간은 버스나 지하철 안 일수도 있고,

집에 있는 컴퓨터 앞일 수도 있고, 잠들기전 침대 옆 협탁 위 일수도 있다.

이 책안의 작은 공간들이 무수히 내 머릿속에서 커질때까지

나도 나만의 작업 공간을 꿈꿀 것이다.

 

  니가 예술을 알아? 음. 그렇다. 나는 그림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림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전시회, 갤러리에는 종종 간다!

  저번 달에는 3가지 전시를 봤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전당, 덕수궁미술관.

  여러 전시회에 기웃거리면서 나름의 그림보는 노하우가 생겼다. 우선 전시회가 클 경우에는 찬찬히 모든 작품들을 살펴본다. 특히 요즘에는 영상물이 많은데 왠만하면 다 보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한번 모든 작품들을 다시 감상한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들만 골라서 성이 찰때까지 보고 또보고 감상하고 또 감상한다. 마지막으로는 그 전시회에 관련된 도록이 있으면 산다. 도록을 사서 집에와서는 작품 하나하나마다 내 느낌들을 그 여백에 적어본다. 도록은 그래서 소도록보다는 대도록을 사고 있다. 도록을 사 놓으면 나중에 그림을 다시 볼때 꽤 도움이 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하는 느낌을 되살리고 작품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어떤 감상을 가졌었는가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

 

  전시회에 가서 이렇게 오랜 시간 감상하다보면 반드시 큐레이터가 설명해주는 시간을 만나게 된다. 그럴때는 같이 붙어 다니면서 설명을 듣는다. 그러면서 내가 느낀 생각들과 비교를 해 보고, 몰랐던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아, 그렇구나, 맞아맞아' 하면서 정보를 수용한다. 난 이때가 정말 짜릿하다. 몰랐던 소개팅 상대를 소개받는 기분이랄까. 몰랐던 작품, 전혀 해석 불가능했던 작품에 대한 큐레이터의 설명이 너무나 감사할때. 그때 정말 짜릿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또 하나의 지침서였다. 뉴욕 현대 미술이 오늘날처럼 이렇게 거대해 질 수 있었던 뒷 배경에는 전쟁과 히틀러의 숨은 공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무릎을 쳤다. 현대미술이란 과연 뭐지? 하는 의문에 이 책의 수많은 사진들은 나에게 답 보다는 해석에 대한 방법을 손가락으로 짚어주면서 조곤조곤 도와주는 느낌이었다.

 

  미국 드라마 <가십걸>에서 여학생들이 권력 다툼을 하며 앉았던 곳이 바로 미술관 앞 계단아닌가! 이 책은 메트(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가 가본적도 없으면서 이제 '메트'라는 단어가 벌써 친숙해졌다)부터 뉴욕 현대미술관, 구겐하임, 휘트니 미술관 등등 수 많은 미술관과 갤러리들을 소개해 주었다. 그러면서 뉴욕을 잘 안다곤 할 수 없지만 이방인의 시선에서 바라보았다고 하는, 그 처음의 호기심을 잃지않고 글을 썼다는 작가의 이야기를 덧붙여서 더욱 친근했다.

  소개해주는 미술관들의 사진을 보면 참 재밌다. 요즘 나도 느꼈지만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이 허용되는 곳이 종종 있다. 얼마전 <미셸 앙리>전시회에 다녀왔었는데, 그때 놀랐던건 모든 작품 촬영 가능합니다. 라는 문구였다. 마음껏 촬영하라니. 난 그날따라 카메라도 안가져갔는데! 그림은 그냥 바라보아도 멋지지만 사진속에 담아보면 어떨까 하고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하여 요리조리 찍어보았다. 그 전시회에는 여기도 저기도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린적이 있었던가. 미술관에 울려퍼지는 카메라 소리는 참 경쾌했다. 그리고 시원했다.

  이렇듯 작가는 사진을 미술관에서 참 자유롭게 찍었다는 인상을 준다. 그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림을 찍은 사진이라기 보다는 내 눈에 더 들어오는 것은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자유로운 복장으로 감상하는 사람들, 그리고 미술관 안에 있는 쉴 공간. 그림 앞에서 앉아서 쉬면서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 옆 사람과 그림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사람들의 모습.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대부분의 전시회를 혼자서 다닌다. 예전에 어렸다고 생각했을적에는 전시회를 혼자서 간다는 것은 차라리 안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림을 보러다니면 항상 동행인과 엇갈린다. 같이 보게 되면 서로의 느낌이 다르거나, 서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시간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혼자서 감상하는것이 제일 편하다. 내가 보고 싶은 그림을 보고 싶은 시간동안 바라보기. 그리고 스킵하기. 난 지금도 혼자서 전시회에 가는게 좋다. 그림을 보러 남편과 갔을때엔 남편이 너무 빨리 나가고 싶어해서 정말 대충봤다. 돈이 아까웠다.

 

  책을 읽으면서 한국에서 봤던 작가들의 작품이 나올때마다 뿌듯했다. 아 맞아 이런 작품들도 한국에 왔었지 하면서말이다. 동시대성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런면에서 참 고맙다. 굳이 이렇게 뉴욕까지 가지 않아도 한국엔 참 가볼만한 전시회가 얼마든지 많기때문이다. 앤디워홀전을 갔을때가 생각났다. 그때엔 3명정도 함께 봤었는데, 역시 혼자 감상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즐거웠던 것은 이렇게 각자 전시회를 보고 나서 미술관 안에 있는 카페에 다시 모여 와인 한병을 따고 피자를 먹으면서 전시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경험이다. 이렇게 서로의 감상을 말하는 시간이 있다면 언제든 동행은 O.K.이다. 그때의 추억이 참 좋았다. 바깥에는 눈발이 내리고, 미술관 안 카페의 창밖으로 보이는 도심의 루미나리에. 그리고 와인 한병과 전시 이야기들. 그 겨울의 추억이 새롭다. 또 느껴볼 수 있을까.

  설치미술이라고 하는 것이 현대미술에서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요즘 열리고 있는 현대미술에 설치미술, 그리고 체험 미술이 참 많이 등장한다. 지금 이 미술관, 전시회를 위한 설치미술이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같은 작품을 다르게 표현한 설치미술이 있다. 한국에서 설치된 외국 작가의 작품이,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면 또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았을때의 기분은 참 색다르다. 한국버전을 봤다는 느낌과 다른 나라 버전도 보고싶다는 기분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참 젊고, 매력있는 작품들이 가득한 전시회를 갔을때는 남의 집 구경하는 기분이 들어서 항상 설레인다.

 

  조이한 작가는 뉴욕의 미술관들을 소개해 주는 일 이외에도 뉴욕이라는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간간히 얘기해 준다. 센트럴파크에서 쉬기, 뉴욕에서 볼 일 보기, 뉴욕에서 밥먹기 등등. 정말 깨알같은 말들이 책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이 나왔을때엔 명동 신세계백화점 옥상에 올라와있는 거미가 떠올랐다.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삼성리움에도 이 거미가 있다고 했다. 리움은 어쩐일인지 아직도 안가봤는데, 다음에 좋은 전시회 할때 겸사겸사 방문해볼 예정이다. 그동안 청담동과 신사동의 갤러리들과 삼청동의 갤러리들, 그리고 대학로와 홍대의 갤러리들까지 참 크고 작은 곳을 둘러봤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찾아갔던 곳부터, 우연히 발길을 멈추게 했던 작은 공간들까지. 사진전, 그림전, 조각전 등등. 현대미술이란 뭔가. 현대 작가들이 하는 미술이 모조리 다 현대 미술인가? 난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같은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작가들의 작품이 현대미술이라고.

  요즘 전시회를 가보면 작가들의 나이가 점점 나와 비교되는 나이이다. 나보다 어리거나 나와 비슷한 나이거나. 이런 때엔 내가 지금까지 뭐했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우선은 작가들의 수고에 박수를 먼저 보낸다. 주변에 운 좋게도 그림 그리는 친구들이 몇몇 생기고, 큐레이터 하는 친구들도 있고, 그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좋았다. 그들이 내게 준 영향은 정말 크다. 그림을 보게 해 주었고, 새로운 정보를 주었다. 그런 친구들과 이 책을 함께 또 읽고 싶다. 너무나 친절하게도 뉴욕 갤러리 지도까지 있는 이 책을 말이다. 언젠간 뉴욕 여행을 할 때 이 책에 나온 곳도 가 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