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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딱딱하게 소개되어 있을 줄 알았던 부처님의 생애가 평이한 문체로 담백하게 서술되어 있어 좋았습니다. 부처님을 연구한 전공학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어 인명, 지명, 다른 고유명사 등을 과거의 한자발음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빨리어나 싼쓰끄리트어 원어으로부터 직접 옮겨쓴 점도 새로운 노력으로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석가족을 치러 가는 마가다국 군대를 막아서는 석가와 비구니들, 결국 석가족의 멸망을 막지 못하는 석가, 그 때문인지 석가모니를 그렇게도 미워한 조달이 이야기 등이 빠져 있어 석가모니의 인간적 고민과 행동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빠져 있어 박진감은 덜해 보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몰연대를 학계의 실증적 성과보다는 세계불교협회에서 정한 연대에 기대고 있는 점은 실증보다는 교조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불타학을 전공한 필자들의 '학자성'을 다소간 감가상각하게 만듭니다.
원불교 교전이 전하는 소태산 박중빈 이야기, 마태/마가/누가/요한/도마가 전하는 예수님 이야기, 카렌 암스트롱이나 게오르그 루카치가 쓴 무함마드(마호메트) 이야기, 사마천이나 왕숙이 쓴 공자 이야기(공자열전, 중니제자열전, 공자가어)와 논어 등이 성인들의 성인적 풍모와 인간적 풍모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 만큼 <부처님의 생애>에도 그런 측면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것은 공동작업의 한계일 수도 있고, '성인' 석가모니의 이야기만을 쓰는 것이 본래 편집의도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평이하게 쓰여진 성인 석가모니의 이야기 <부처님의 생애>는 이러한 아쉬움과는 상관없이 누구에게든 권할 만한 좋은 책입니다. 읽어보시면 여러분의 정신이 맑아지고 순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분의 좋은 이야기가 항상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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