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샤오핑이 개혁개방으로 중국의 방향을 전환하기 직전인 1970년대 말 얘기입니다. 베이징대학교 캠퍼스에 이제 막 발을 들여놓은 어느 신입생이 있었습니다. 고향에서 짊어지고 온 가방을 들고 입학 수속을 밟기엔 너무 버거웠습니다. 마침 길을 지나는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염치 불구하고 가방을 잠시 맡겼습니다. 입학 수속을 하다가 그는 가방을 맡긴 사실을 깜박 잊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다 지난 뒤에야 가방 생각을 한 그는 급히 노인에게 가방을 맡겼던 곳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노인은 땡볕 아래 아직도 가방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이튿날, 입학식에 참석한 신입생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노인이 주석단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베이징대학교 부총장 지셴린季羨林이었습니다. 지셴린 옹은 학문적 업적도 컸지만 원자바오 총리가 2003년부터 다섯 차례나 그의 병실을 찾아 가르침을 받고자 했을 정도로 인품도 고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셴린 옹이 말하기를 자신이 지키는 삼불주의三不主義가 있는데 그 세 번째가 ‘수군거리지 않기’랍니다. 어떤 일을 당하고도 이러쿵저러쿵 들쑤셔서 확대하지 않을 수 있다면 불가항력적인 천재지변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몰라도 적어도 자신이 만들어내는 스트레스는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당사자 없는 곳에서 어울려 남 얘기 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적어질 것입니다. 지셴린 옹이 스트레스에 관해 쓴 수필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빅뱅으로부터 우주가 생겼다면 빅뱅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

우주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는가?

현대과학은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현재의 우주천체물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우주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운 원소들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시간 여행은 가능한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이렇게 작은 부피의 책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다만 불확정성의 원리가 우주의 생성에 관한 설명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혹은 양자물리학을 모른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냥 그렇게 지나가더라도 나머지 질문에 대한 답만으로도 흥미로울 것이다.

거대한 우주도 시작은 미미했다.

세계 3대 미술서 출판사가 출판한, 인내를 시험하는, 몹시 지루한 미술사다.
한국의 미술평론가들이 쓴 어떤 서적도 이렇게 미술작품 감상의욕을 떨어트리지는 않았다.
사전으로서의 기능도 적절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매니아가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