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22살의 젊은이가 대 고구려의 기틀을 마련하기위한 준비를 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을 기반으로 반도에서 일족끼리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니것내것 따지려 경계를 그어도 그 행위가 무색해 질 만큼의 땅을 경영하기 위해 사람들 마음의 방향을 대륙으로 향하게 만든다.

 

태왕 제위시기 언제나 제일의 골칫거린 백제였다. 근초고왕 / 근수수왕이후 외척의 득세로 세락의 길로 치닫던 백제는 아신왕때 와서 그 증세가 커져간다. 공감되는 부분은 몇대라 하나 불과 몇십년만 올라가면 백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왕들이 다스렸던 치세가 있었고 그들의 후손이란 자부심이 맘 속에 가득찼으니 그럴만도 하겠지만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자부심은 되려 화를 자초한다. 왕이 그런자라면 당연 고통은 백성의 몫인것이고...

그런 백제이기에 담덕의 맞수가 되지못한다. 되려 수도가 정벌되어 사로잡혀 노객(노비와신하)을 자청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한편 대륙의 정세는 모용수에 의해 통일된 후연의 위세가 무섭다.하지만 북위와 고구려가 인접해 있고 서역부근에 구마라집이란 승려를 대동하고 불국정토를 개척하려 국가의 발판을 다져가는 세력이 발호하고있어 평탄하지만은 않다.

이런때 북위의 탁발규와 고구려가 선린의 외교를 펼쳐 한편으론 경제의 부를 꾀하고 한편으론 각자의 이익에 맞춰 후연의 경계에 긴장감을 높이니 천하의 패권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한치앞을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천하가 어지러울때 리더가 곧으면 그 나라는 강대해진다.

하지만 천하가 평탄하더라도 리더가 엉망이면 그 나라는 곧 망한다.

지금 이나라에 담덕과 같은 리더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전혀 새로운 느낌의 글 읽기였다.

마치 누군가 그 옛날 처음 판소리를 접했을때의 느낌.. 그런느낌이 글을 읽는 내내 와 닿았다.

또한 단어선택은 다르지만 김훈 작가의 글과 비슷한 느낌역시 들었다. 

독자에게 이야기 해가듯 글이 역여있고 정제된 묘사보단 날것의 문장으로 이야기가 서술된다. 남성성보단 여성성을 강조해 언뜻보면 페미니즘인가란 생각이 들지만 그 또한 아닌듯하다. 당시의 평법한 인생들이 평범치 않은 인연으로 역여 운명이라 불리는 굴레를 때론 평온히 때론 비참하게 맴도는 과정을 서술했다.

 

금복은 두매산골에서 태어났다. 어미가 동생을 낳다 죽은 후 아비의 성적 학대하닌 학대에 괴로워 하던중 멀리서 온 생선장사의 트럭을 얻어타고 도망친 바닷가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14살 어린 아이가 타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다. 그렇게 아비뻘인 생선장수와 첫 살림이 시작되었으나 "걱정"이란 장사를 만나 첫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금복에게 행복은 잠시 머물다 갈뿐인 신기루... 걱정이 무모함이 동반된 희생으로 산송장의 신세가 되고 때를 같이해 "칼자국"이 등장해 금복의 생활을 도와준다. 물론 금복역시 그 댓가는 치룬다.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환경에서의 질서지만 그렇게 걱정과 칼자국 금복은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구축한다.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과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

 

하지만 그역시 오래가지 않는다. 오해, 빗나간 타이밍, 악천우, 바다, 작살등이 맞물려 금복의 남자 둘은 죽음을 향해 금복은 인생의 밑바닥을 향해 또 다른 한걸음을 내？H는다.

 

전쟁, 기아, 거지생활, 임신등의 단어로 묘사되는 몇년이 흘러 코끼리가 있는 마굿간에 들어가 딸을 낳으니 "춘희"였다. 

 

금복의 인생 1막과 2막으로 나누라면 여기까지가 1막이다.

2막은 금복의 성공과 몰락으로 이어지는데 그 내용을 할애하기엔 감상평이 너무나 길어질듯하다. 다만 춘희의 삶에 어우러지는 단어를 나열하면 코끼리, 쌍둥이 이모들, 文, 벽돌공장, 대화재, 감옥, 무당벌래, 개망초, 벽돌공장, 사랑, 출산, 가녀린 딸, 이별 이 될거다.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누가 더 비참한가를 겨루는 듯 하다. 그리고 서로를 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듯한 형세다. 결코 경험하고 싶지않은 그래서 선과 악조차 구분하기 싫은 환경에 던져진 수만은 인생들의 드난살이... 그렇게 이 소설을 묘사하고 싶다.

 

처음 활자를 접했을 때의 막연함 (대학교재느낌)은 몇 장의 글을 읽음으로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린다. 소설같고, 판소리같고, 동화같은 이야기다.     

요즘 트랜드는 환생이라 생각된다. 이전 읽었던 환상서점이 그랬고 방영중인 드라마 역시 그렇다. 

 

봄과 가을이 교차되는 마을에 이방인인 한 여자가 들어오고 그녀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남자가 나타나 둘은 사랑에 빠진다. 세월이 흘러 그들의 딸이 성인이 될무렵 딸애의 능력에 대한 애기를 나누는데 그 애기를 딸애가 듣고 만다. 누군가에겐 커다란 선물일수도 있는 능력이 누군가에겐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는 저주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몇번의 환생을 거쳐 마지막을 준비하며 찾은 마을에서 우연히 먹은 김밥한줄이 그녀의 마음을 잡아, 사람들의 다지고 지친 마음을 세탁해주는 마법같은 장소를 만든다.

그곳에서 사랑때문에, 꿈때문에, 돈때문에 그리고 청소년기의 힘든 기억때문에 찾아온 이들의 마음을 세탁해준다. 그들의 마음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아픔역시나 조금씩 씻겨나가 어둡기만 했던 자리에 햇볕이 스며들고 진정한 환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스토리만 보면 뻔할것같은 전개가 그려지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칼이어도 요리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재료의 맛이 달라지듯... 글 역시 그렇다. 윤정은 작가의 글엔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삶에서 어떤 우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기도 한다. 그 순간에 꼭 만나야 하기 때문에 만나고, 그곳에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실수해도 돼. 네가 잘못한 거 있음 사과하면 되고, 누가 잘못했음 사과받고 이해해 주면되고, 회복이 안되면 안 되는 대로 받아들이면 돼... 사는 게 어떻게 언제나 완벽할 수 있겠어.

방황하고 흔들리고 실수하고 넘어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서고 중심 잡으려고 하고. 그러면 돼. 괜찮아."

 

글에서 따온 두 대사가 모두 지금을 사는 우리 대다수에게 들려주는 위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