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을 베푸는 악인, 동정심 많고, 다정하며, 남 돕기를 좋아하고, 마음이 관대하며, 악에 대하여 선으로 보답하고, 증오에 대해서는 용서로 보답하고, 복수보다는 연민을 느끼고, 적을 멸망케 하기보다 차라리 스스로 멸망하는 길을 선택하고, 자신을 때린자를 구하고, 높은 덕 위에서 무릎을 꿇고, 인간보다 천사에 가까운 징역수! 그러한 괴물이 세상에 있ㄷ는 것을 자베르는 결국 인정할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대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자베르가 장발장에 대하서 가진 감정을 통해 레미제라블 전권을 통해 드러난 장발장의 사람됨을 알수있다.

 

그렇게 느꼈으나 자베르는 사회에 길들여진 도구적 성격이 강한인물이기에 스스로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사람고유의 선악과 사회 체계를 위한 법률 사이에서 갈등하다 스스로의 생을 마감하는 선택을 한다. 비록 선한인간이라 할순 없겠으나 가신의 가치만은 순고하게 지키는 인물이였다 느껴진다.

 

마리우스는 떼나르디에를 통해 전말을 알게되고 장발장에 대한 오해가 풀려 꼬제뜨와 그가 있는 곳으로 가나 장발장은 이미 죽음 직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무서운 것은 진정으로 살지 못한 것이야."

뭔가를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책을통해 善,惡 그리고 남녀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에 대해 배웠다.

한 인간의 인생을 관조하며 때론 그를 응원하고 때론 어리석게 생각하며 같이 분노하고 같이 슬퍼하다 마지막 임종에선 그를 놓아줄 준비가 아직 되지않은듯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책은 오랜만인것 같다.

 

책의 후반부에 첨부된 두편의 논물을 읽으며 만약 불어를 구사할줄 알았다면 빅토르 위고의 시를 제대로 읽어볼텐데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번역본도 있겠으나, 레미제라블을 읽으며 든 개인적인 생각이나 불어의 느낌은 번역을 통해서는 전달되지 않을것 같다. 소설 주인공들의 대화 중에 언어를 변형시켜 상대희 허를 찌르는 듯한 유희가 몇번 나왔었는데.. 소설을 통해서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시를 통해 그것도 번역본을 통해 느끼기엔 무리가 있다 판단된다.

 

레미제라블 이 소설만으로도 그가 프랑스의 대 문호로 추앙받는다 해도 별 이상할게 없다 생각된다. 하지만 첨부된 논물을 읽으며 알게된 그의 사생활에 대해 개인적으론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 문학적 업적은 인정하더라도 개인 생활의 공과는 한번쯤 거리를 두고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떼나르디에, 이 인물이 구차한 결말을 맻었으면 하고 계속 바래왔었다. 하지만 진일보한 악으로 진화되는 모습의 열린결말이 그의 마지막이였다. 신은 믿지 않으나 문학적 표현으로 인간의 역사를 신이 한다면 소설속 인물의 역사는 작가가 하는 것일 테니 그 또한 무슨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박경리 작가나 조정래 작가등의 작품이 많약 없었더라면 이와 같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부러워 했었을것 같다.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파리의 지하수로에 대해 너무나 진지한 열독을 한것때문인지.. 그곳의 악취가 머리속을 멍하게 만든다. 아마도 작가는 그의 말대로 부패의 진원지인 수로에 대한 정비를 피력하려고 그렇게까지 세세히 설명하려 했었던것 같다.

 

1832년 6월의 폭동은 발발했다. 왕정에 반대하고 공화제를 주창하는 사람들이 라마르끄 장군이란 사람의 장례식을 기점으로 폭동을 일으켰다. 마리우스와 그의 친구들인 ABC회원들은 폭동의 주체가 되어 시가지에 바리케이트를 쌓아 올려 요세를 만들고 정규군과 대치한다.

 

내전의 상처가 외부의 적과 싸우는 이상으로 상처가 깊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되었다. 하지만 같은 조국의 장래에 대한 이상과 현실의 안녕이란 상반된 이유로 충돌하게 될 경우 대다수의 국민은 참여를 주저하게 될것같다. 진보란게 그래서 어려운듯 하다.

 

마리우스와 꼬제뜨의 사랑은 너무나 뜨겁게 달구어졌다. 하지만 언제나 따라다니는 악연인 떼나르디에의 계략과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에뽀닌느의 욕심이 변수를 만들고 꼬제뜨를 지키기위한 장발장의 선택이 둘사이를 갈라놓게 한다. 그러나 이 잠시의 이별로 인해 마리우스는 친구에 의해 만들어진 바리케이트를 전선으로 삼아 혁명에 가담하고, 마리우스와 꼬제뜨의 사랑을 알게된 장발장역시 마리우스를 지키야만 한다는 생각에 마리우스쪽 편에 합류하게 된다.

 

폭도와 정규군의 대결에서 폭도쪽이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1832년 6월의 파리역시 변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참여한 거의 모든 사람이 전사했고 마리우스 역시 그럴 운명이었으나 장발장의 희생으로 비록 심한 부상이있으나 집으로 옮겨진다.

 

형사 자비르가 밀정으로 바리케이트에 잠복해있다가 잡히는 사건이 발생하고 장발장이 그 특유의 오지랍으로 그의 목숨을 구해준다. 이것이 냉혹한 자비르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 일으켰는지 그는 후에 장발장을 도와 마리우스를 그의 조부의 집으로 옮겨줄 뿐만아니라 장발장역시 검거하지 않는다.

 

이젠 떼나르디에란 악인 한명정도가 유일하게 남아있는데.. 그의 최후가 많이 비참했으면 좋겠다. 글을 읽어가면 갈수록 사람임에도 온갖종류의 병균을 가진 시궁창의 쥐를 보는듯한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자다.   

레미제라블을 소설로 규정하는건 더이상 무의미 할것같다.

물론 큰 줄기에서 이 책은 당연히 소설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작가의 무지하게 길고 지루하기도한 첨언은 때론 사회학자이고 때론 언어학자가 그 문제의 실마리를 언급해 결론까지 지어버리는 짧은 논문의 형태를 띤다. 이번 권에선 "은어"란 장을 따로 두어 언어와 사회관계에 대해 그의 생각을 논했다. 만약 내가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에 대한 지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파생어의 변천과정과 변형과정에 대한 설명에 분명 관심을 두었을 것이겠으나 난 한국인이다..

 

레미제라블속에 등장하는 악인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종뜨레르란 이름으로 신분을 숨긴 데나르디에 역시 그렇다. 사기에도 등급이 있는데 이자는 일류를 표방하는 삼류 사기꾼이란 느낌이다. 어설프게 구사하는 문학적 지식으로 선한사람의 측은지심을 이용하는 구걸의 편지를 쓴다, 물론 그의 약점을 상쇄시키기 위해 거지와 다름없는 행색의 딸을 심부름꾼으로 이용하는 비열함까지 쓴다. 더욱이 심성에 잔인함까지 들어있어 사기의 대상이 조금의 호의를 표하면 투정과 비아냥으로 그들의 마음에 경의를 표하지만, 큰 호의를 배풀거다란 기대감이 들면 선한사람은 돌연 포식자 앞의 먹이감으로 그 신분이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체 돌변하게 된다.

 

장발장의 선한 맘이 다시한번 데나르디에의 독수에 걸려든다. 마리우스의 정의감과 운명처럼 얽혀있는 형사 자비르의 대처로 일당은 잡히고 장발장은 무사히 그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그 역시 부상을 입었으나 그 부상이 오히려 꼬제뜨와의 서먹서먹한 감정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꼬제뜨와 마리우스는 서로 바라보기만 한다. 말한마디 나누지 않고 서로의 호감을 키워 자기도 모르는사이에 상대의 환영에 빠지는 경우, 그 사랑이 깊어지면 실망이 뒤따를 것인데.. 일련의 사건이후의 재회, 고백, 아름다운 시간 등등을 통해 진실된 사랑으로 처음의 호감이 바뀐다. 원래 하나였던 영혼이 반으로 쪼개져있었다는 표현이 이들의 모습에 어울리는 문장이지 싶다.

 

데나르디에 부부 에게는 딸둘과 아들셋이 있다. 그 큰딸"에뽀닌느"는 마리우스에게 그녀의 영혼이 사로잡혀있어 은연중 그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하고 아들 셋은 각자가 서로 가족이라는 것도 모르면서 운명에의해 같이 지내게 된다.

 

악인의 피가 이어져 있다고 악인이 되는건 아닌것 같기도 하고 수년전 프랑스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자행했던 영아살해에 대한 실마리가 조금은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일반적인 프랑스인과 맥을 같이 하진 않겠으나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동양의 母性/父性과는 다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권에선 1832년 6월 5일의 사건이 다뤄질거다. 글의 전개가 토지와 그 맥을 같이 한다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