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톨스토이의 안나카라네나를 읽고서 결심한것이 있었다. 되도록 러시아 책은 읽지 않겠다고. 너무나 지루했었다, 몇번이고 책을 덮고싶었으나 이미 읽은글에대한 의무로 꾸역꾸역 읽었을 뿐이다. 그러다 몇권의 한국문학책을 접하게 되어 러시아 문학역시 다른맛이 있겠지란 생각이 밀려 들었고 거기에 갖혔다.

 

처음의 몇부분은 역시나 괞한짓을 했다는 후회와 조금씩 적응되어가는 자신과의 싸움이였으나, 러시아 사람들 특유의 인명(긴이름)에 이해가 생기면서 부턴 인물들의 성격과 성장배경이 보였으며 그들의 대화를 통해 개개인의 철학을 이해할수 있었다.

 

책을 이해하기 위해선 지루한 작가의 서문을 확실히 읽을 필요가 있었다. 주인공인 미천한 인간 "표토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에 대하여 알아갈때 느껴진점은 하나다 스쿠르지등의 모든 수전노의 원판이 이 인간이라는 점이다. 돈에대한 집착을넘어선 신념이 있고, 자신을 숨길 연기력까지 겸비하고있다.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대목으로 그의 학식이 충분하다는 것은 알겠으나 워낙 음흉한 인간이라 그 학식을 감지하는 것 역시 어렵다.

 

표토르는 지금껏 두번의 결혼을 했었다. 첫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아들 드미트리를, 첫번째 부인의 사별로 맞이한 두번째 부인에게서 둘때 이반과 셋째 알료샤를 얻는다. 하지만 그는 일반적 범주의 사람이 아니다. 부인을 얻는 기준은 그녀가 가져올 지참금 그녀집안의 배경 그리고 인물 이세가지 조건이다 사랑은 그저 사전에 존재하는 단어다. 자식들역시 그에겐 조금 까까운 친척 그이상도 아니다. 단 알로샤에겐 약간의 애정이 있다. 이유는 순전히 알료샤의 천성이 선한 그의 겸손한 태도와 상대에대한 사랑 때문일거다.

 

둘재 이반은 무뚝뚝해 보이나 그의 비중이 커갈수록 종교에 대한 그의 성향을 보여주는데 아마 이렇게 까지 러시아 문학에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비중이 큰것은 그 시대상황과 관련이 있을거 같다. 한번 공부해 봐야할듯하다. 그의 사상속 그리스도교의 주인은 예수가 아니다. 예수를 시험한 영들이 되려 사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여긴다.

 

첫째 드미트리는 그 아버지와 어찌보면 흡사하다. 단 명예를 고수한다는 점이다.

 

이런 등장인물사이에 얼키고 설킨 사랑의 감정이 있다. 아버지와 드미트리 그리고 한여자를 사이에둔 치정. 드미트리와 그의 약혼녀 그리고 둘째 이반 사이의 애정.

 

다음권데 대한 기대가 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시에 대한 생각이 처절하게 부서지고 깨졌다. 하지만 전혀 아쉽거나 아프지 않다 오히려 잘못 지어진 건축물이 철거되 버린듯한 속시원함과 새로운 무언가를 담을수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지금까지 시는 나약한 인간을 대변하는 그래서 한없이 모호하게 때론 암호같이 쓴 글이라 여겼다. 하여 사랑에 비유해 입바른 소리를 하기도 하고 어머니에 비유해 조국의 독립을 노래한다는 식의 이미지가 이미 고착화 되다 시피 했다. 하지만 정재찬 선생님의 글을 접하고 제일 크게 변한 생각이 바로 이부분이다. 시는 그 무엇보다도 강한 언어이며 적확한 글이라는 점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름을 표현하는 방법은 시뿐일 것이란 해설을 읽으며 이것이다란 느낌이 왔었다.

 

그리고 신경림시인의 "갈대", "가난한 사랑 노래"란 시가 읽혔다. 지금까지는 노력해도 늘쌍되지 않던 글의 분석을 통해 접근하던것이 시였는데 이 두편의 시는 그냥 읽혔다. 눈을 통해 마음으로 녹아들었다. 개인적으론 엄청난 변화다.

 

깨닮음의 깊이가 큰 만큼, 억울한 심정역시 있다. 이런게 시라면 처음부터 이렇게 가르쳐 주지 왜 듣기에 괴롭고 생각하기 조차 싫게 만들어 그토록 혐오감을 가지게 교육시켰나 하는 점이다. 글이 맘으로 들어가게끔 그래서 그 짧은 내용으로 때론 아파하고 때론 감동하며 더불어 아련해지는 그런 감정을 왜 못느끼게 했는가란 억울함...

시집이 안팔리는 이유는 학교교육에 그 책임을 돌려도 무방할 것 같다.

책의 끝머리에 정재찬 선생님역시 같은 내용을 토로한것을 보곤 이분의 글을 조금은 이해했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아직 시집을 용기있게 구입할순 없을거 같다. 그래서 "그대를 듣는다"는 책을 통해 조금더 공부해보려 한다. 이렇게 한걸음씩 띄면 언젠간 한편의 시집이 주는 감동을 그대로 느낄것이란 믿음과 함께...

출판사에서 책을 편찬할때 제발 과잉친절은 배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첫번째가 작품설명따위다. 책을 이미 다 읽었으면 해석은 독자 개인의 몫이지 왜 이책은 이렇게 쓰였다고 해설을 들어야 하는지... 게다가 박경리 할머닌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어차피 그런 설명은 읽지도 않지만 재미있게 읽은후 여운을 남겨하 하는 시점에 남아있는 글이란 강박때문에 괜한 스트레스만 쌓인다. 그런짓은 중고등학교 참고서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성수와 연순 사촌 오누이지간이다. 천성적으로 몸이약한 연순과 그런 연순에 대한 감정이 너무나 귀해 차마 말조차 못하는 성수다. 태생적 아픔이 한겹, 집안의 기대가 한겹 그리고 나름의 한이 한겹 그렇게 몇겹의 억압이 몸을 칭칭 동여감고 있으니 성수란 인물이 어떠했을까??

사랑이란게 고기와 비슷하다한다. 먹어봐야 맛을 알고 한번도 안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그런그가 장성해 일가를 꾸린다. 무협지 등의 책에서 남자들은 으래히 열여자 마다하지 않는 케릭터로 그려진다 또한 그것이 남자답다는 포장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남자는 성수와 같다, 가슴속에 한여인 이상이 들어올 공간이 잘 없다. 그러니 결혼은 의무가 될것이고 가정은 생활이상이 될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喜怒愛樂이야 인생이니 없겠는가많은..

 

그 후의 애기는 둘째달 용빈의 말을 빌린다.

"저의 아버지는 고아로 자라셨어요. 할머니는 자살을 하고 할아버지는 살인을 하고. 그리고 어디서 돌아가셨는지 아무도 몰라요. 아버지는 딸을 다섯 두셨어요. 큰딸은 과부, 그리고 영아 살해 혐의로 경찰서 까지 다녀왔어요. 저는 노처녀구요. 다음 동생이 발광을 했지요. 집에서 키운 머슴을 사랑했죠. 그것은 허용되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부터가 반대했으니까요. 그는 처녀가 아니라는 험 때문에 아편쟁이 부자 아들에게 시집을 갔어요. 결국 그 아편쟁이 남편은 어머니와 그 머슴을 도끼로 찍었습니다. 그 가엾은 동생은 미치광이가 됐죠. 다음 동생이 이번에 죽은 거예요. 오늘 아침에 그 편지를 받았습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그들만의 인생이 있다. 패악이 아니고서야 나름의 발자취 아니였겠나??

그렇게 밖에 위안할수없다.

셋째딸 용란과 넷째딸 용옥.. 그네들의 삶이 너무나 아련해 가슴이 저민다. 타의든 자의든 한명은 죽음의 구원으로 또한명은 삶의 형벌로 떨어진 것이 결말이라면 조금은 잔인하단 생각역시 든다.

 

통영에 산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진작 읽었을걸 하는 후회가 조금 남는다. 배경속의 토영에서 현재를 통해 과거를 그려본다는게 또하나의 재미가 되었고 새터등의 시장묘사를 하는 장면에선 마치 그 바다냄새까지 느낄수있는것 같아 타 소설에 비해 느껴지는 생동감이 컷다, 더군다나 대화체에서 느껴지는 말투.. 이 책은 그 자체가 통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