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소녀 펨에게 특별한 하루가 찾아온다. 돼지우리에서 새끼돼지들이 태어났던날이다. 그중 한마리가 미숙아로 태어나 아버지가 도끼를 들고 처리하러 가는 것을 펨이 필사적으로 막아 돼지를 살린다. 뿐만아니라 그렇게 보모역할을 맡아 5주동안 튼튼하게 키워낸다. 하지만 펨의 집에서 더이상 기르는것이 무리여서 삼촌인 주커먼네로 돼지 윌버는 옮겨지고 그곳에서 생의 제2막을 살아간다. 하지만 낮선환경에 적응하는것이 5주짜리 돼지에겐 그리 녹녹치않다. 유일한 친구인 펨마저도 날이 좋지않을때는 그를 방문하지 않는다. 그렇게 고독속에 하루를 보내다 외로움에 식욕마저 잃을때 뜻하지 않은 친구가 생긴다. 거미 샬롯이다. 이름에서 알수있듣이 미모와 재능을 겸비하였고 친구와의 우정을 죽을때 까지 지킨다.

 

윌버는 일명 "spring pig"라 불린다. 봄철에 태어났으니 겨울이면 죽을 운명인것이다. 이에 두려워 떨던 돼지에게 삶의 희망과 방법을 알려준 존재가 거미 샬롯이다. 사람들에게 "spring pig"인 윌버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거미줄에 "some pig"란 글을 새긴다. 이후 사람들은 이것이 신의 계시인냥 윌버를 대하고 윌버는 신이 내린 기적적인 존재로 인식되어간다. 지역마을 축제에까지 윌버가 출품되었고 샬롯의 도움으로 bronze medal까지 수상한다. 이것을 기점으로 윌버는 더이상 가까이 있을 죽음의 고통에 시달리지 않고 여생을 보낼수있게된다.

 

하지만 샬롯은 윌버 생에 최고의 순간 목숨을 거둔다. 알집에 500마리가 넘는 새끼만을 놓아둔채로... 윌버에겐 수상의 기쁨보다 친구 샬롯을 잃은 슬픔이 더욱 컷다. 하지만 그 순간 그가 무었을 해야할지 깨닫곤 샬롯의 알집을 입에넣고 헛간에 돌아와 그들을 부화시킨다. 그렇게 샬롯의 자손들이 이땅에 정착하게끔 도우며 평생을 살아간다.

 

After all, what is a life, anyway? We are born, we live a little while, we die. A spider's life can't help being something of mess, with all this trapping and eating flies. By helping you, perhaps I was trying to lift up my life a trifle. Heaven knows anyone's life can stand a little of that. 샬롯의 유언같은 마지막인사, 왜 그녀가 윌버를 도왔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문장을 읽을때 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오래된 영어가 많아 읽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으나 충분히 감동받았다. 

엄청 오래전부터 봐왔던 책임에도 읽으려할때면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책이었다.

내가 읽은 대다수의 책들이 그렇듯이 삶의 복선처럼 그들이 다가온다. 나의 시간은 충분히 아름다울까..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할듯하다.

 

목표가 생기면 주변을 무시하고 앞만보며 달린다. 평상시 읽던 책 보던 풍경 즐기던 운치가 갑자기 낭비로 느껴질때가 있다. 그러다 그 목표에 도달하면 맛보던 성취감 이면에 느껴지던 공허/허무와 같은 감정을 지쳐그렇다 치부하며 술로 기분을 달랬던 적이 많았었다.

모모는 그렇게 쓰여지는 시간의 의미가 무었인지 알려주기위해 일생일대의 모험을 한다. 거북이(카시오페아)와 함께...

 

페허가된 옛 원형극장터에 한 소녀가 등장한다. 이름이 모모란것 외엔 모든것이 비밀스럽다. 아이라 하기엔 그 깊이가 다르고 어른으로 보기엔 너무 어려보인다. 그런소녀가 안스러 사람들은 그 소녀의 친구가 되어준다. 공간 시간 음식을 나누는 친구.. 

하지만 그들의 우정에 조금씩 위험이 다가온다.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아 살아가는 회색신사들.. 그들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시간을 낭비라 믿게만들어 오로지 富란 목표만 향해 달리게 만든다. 그리곤 그들에게서 빼앗은 여유시간을 죽여 존재를 이어나간다. 그들에게 모모는 위험한 존재였고 제거해야할 존재였다. 외로움과 위기의 순간 모모에게 카시오페아가온다. 느리지만 누구보다 빠른 걸음으로 시간을 관장하는 호러박사에게 모모를 안내하면서 모모의 상황이 바뀐다. 차원이 다른곳에서 달리 흘러가는 시간의 양. 그런게 흘러간 시간후 변해버린 친구들의 모습.. 그리움과 외로움이 쌓이고 그런상황이 위기로 퍼져갈수있음을 알게된 모모는 카시오페아와 함께 회색신사들에 맞서 사람들의 찬란한 시간에 다시 생명을 부여하는 모험을 한다. 

 

모모는 자신의 일을 해냈다. 하지만 회색인간은 다시 생겨날것이다. 욕심/야망등이 그들의 실체이니 결코 사라지진 않을거다. 그럼에도 출근길 마주하는 눈부신햇살, 오월의 비를 머금은 아파트 난간사이에 핀 장미, 어딘가에서 맡게되는 커피향... 이런걸 즐기는 조금의 여유가 우리를 그 회색신사들의 영향력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해줄것같다.     

경제서라기 보다 블랙코미디한편을 아주 열심히 재미없게 읽은 느낌이다. 또한 시간이 흘러 당시의 유한계급이 이미 토착화 되어 그들을 정의한들 현실에서 느껴지는건 회의감 정도란걸 알아그런지 별 감흥이 없었다.

 

인간의 DNA에 내제되어있는 야만성이 문명과 만나 스포츠, 종교 그리고 고등학문이 된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또한 유한계급이 되기 위해선 서민층이 하는 노동을 하지않는다는 표식이 있어야 하고 그런 표식을 위해 허례허식 또는 그에 해당하는 행위들이 발전되었다는 점은 동감가는 부분이 있었다. 일례로 졸부에 해당하는 영국인들이 그들만의 Class를 공고히 그리고 표시내기 위해 만들어낸 말투가 현재의 영국어이다 보니 허영이란게 그저 책속에만 존재하는 그런 우스겠거리가 아니구나 싶었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구매자에게서 나온다. 그런 모든 무의미한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는 계급이 유한계급이지 않을까? 그들이 부를 소유하는 이유는 명예가 동반되기 때문이라 한다. 하여 "부=명예"라는 공식이 성립되며 대를이은 부자들은 명문가가 되버린다는 이상한 공식이 만들어진다. 땀흘려 번돈은 명예롭지 않다는식의 왜곡까지...

 

책을 덮은 뒤 내가 "블랙코미디"라 느낀 이유는 작가의 글이 유한계급이 지향하는 Class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지향하는 글체로 그들의 치부를 드러내니 코미디 아니겠는가? 땀과 노동이 아닌 세습된 부가 명예가 되는 세상이 바뀌어가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