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나이를 먹는 만큼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의 글이 진화하는 것을 느낀다. 그간의 이야기가 평면적으로 다가왔다면 이번이야기는 스토리의 전개방식이 보다 입체적이다. 거기에 덧붙혀 포석을 놓는 부분이 엄청 매끄러워 졌다. 그러한 이유로 2편까지 읽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의 타우누스 시리즈중 가장 쉽게 읽힌듯 하다. 조금은 아이러니인게 글의 내용이 이전의 작품보다 훨씬 무겁지만 보다 쉽게 읽힌다는거다.

 

메인 스토리는 사이코페스다. 지금 우리나라 뉴스의 가장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성연쇄살인범의 심리가 어떨까 의문을 가졌었는데 글을 읽어가며 그의 심리와 오버랩되는 부분을 개인적으론 느꼇다.

 

성격이 괴팍한 노인이 죽음을 맞이한다. 양면성을 가진 사람이였는데 젊은시절 배풀었던 선행(?)으로 의붓아이들이 있다. 아내는 오래전 실종되었고...

단지 노인의 죽음이었으나 키우던 개가 있었고 이웃에 친하게 지낸 아이가 있었다. 하여 우리에 갖혀있던 개에의해 오래된 시신이 발견되고 이웃아이에 의해 노인의 실체가 밝혀진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고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의 악이느껴진다.

그 비밀의 원천이 죽음을 맞이한 노인이였고 그의 아내였다. 노인의 경우 루저로 보이지만 아내의 경우 자기보다 약자를 학대하며 일종의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런자들이 일종의 사회기금을 노리고 문제있는 아이들을 위탁해 키웠었다. 사회적으로 힘있는 자들이 평가하는 부부의 모습과 그들슬하에서 자란 아이들의 증언에 상당히 큰 괴리가 있다.

 

그리고 피아의 동생 킴의 딸이 등장한다. 사건속 용의자와 무관하지 않을듯 하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에게 더이상의 아픔이 없기를 바라는데.. 지울수 없는 상처가 다시금 붉어져 나올듯 하다.

그렇지만 ... 아이의 입장에서본다면...

 

5월 어머니날을 기해 살해를 일삼는 사이코패스, 그를 막기위한 피아와 보덴슈타인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프로파일러 하딩박사가 풀어낼 이후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덧붙혀..

"피해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었이었는가? 거기서 어떻게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만들어 졌는가? 무었이 범인으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었는가?"

책 속에서 하딩박사가 한 설명이 귓가에 남는다.

프로파일링이란것이  철저히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는 거란걸 알수있었다.

얼마나 끔찍한 직업인가??     

    

오래전 히틀러관련 서적을 탐독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의 독일과 히틀러란 인물의 접점이 없어 궁금했었는데.. 당시 책을 읽은 후 결론은, 히틀러는 당시 독일인의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이란 거였다. 수권법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쥐어 줌으로서 인류역사에 돌이킬수 없는 죄를 짓게 만든 사람들이 당시의 독일 국민이였다. 1차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 격어야 하는 수치와 경제적 빈곤등이 발산된 것이 새로운 폭력이었다.

역사를 돌이켜 볼때 경제적 위기를 느끼면 누구나 돌파구를 찾는다. 그 돌파구 중 가장 손쉬우며 강력한 방안이 침략이다.

 

일본의 현재가 1차대전후 독일의 상황과 비슷한것 같다. 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에서 한국전쟁을 기회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나 버블로인해 끝없는 침체기를 맞고있다. 미래에 희망이 없으니 과거 그들의 영광스런 시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욕구가 확산될거다. 그 중심에 일본회의가 있다. 생장의 집이라는 풀뿌리 조직부터 시작하여 신사라는 종교성까지 더해진 극우집단. 아베란 인물까지 등장했으니 현 일본사회가 얼마나 병들었나는 따져볼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일본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양면성이 있다. 소위 기득권이라 불리는 자들의 굴종과 그외 대다수의 증오.. 하지만 식민지 시대의 컴플렉스는 모두에게 있는 공통점이였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고 있다. 세대가 바뀌면서 컴플렉스가 사라지고있고 문화면에서 점차 일본을 앞서고 있는 느낌이다. 촛불혁명등등의 여파로 우리의 시민의식은 성장하는 추세이고 일본의 정치는 논하기 조차 껄끄러운 막장이다. 혹자는 말한다, 아베가 일본 전체 국민의 생각은 아니라고 그러나 그 사람이 그렇게 오랜기간 집권한다는 건 그들의 주장이 틀렸음을 반증하는게 아닐까?? 아베는 일본의 수장이다. 그의 생각과 말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우익의 그 긴 추악함의 역사를 다시한번 훑어보게되었다.

 

이런 자들과 무슨 미래를 논한단 말인가?? 그저 묵묵히 우리의 힘을 키우며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위상을 세우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한다. 일본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험하다.

 

`발해풍정원

 

너무도 찌질한 인간이 주인공이다. 직업은 보일러 기술자며 나름의 능력을 인정받아 우즈벡에 보일러관련 업무를 하러 온 사내.. 감정적 사치 또는 허영에 휩싸여 알료나라는 고려인에게 연정을 느낀다. 그러나 결코 책임감은 없다. 서울엔 그녀의 입사동기인 여자친구가 있다. 그렇게 방황하다 돌아갔으면 잊으면 그만인데.. 미국에서 터진 금융사고의 여파로 한국에 불어닥친 환해치 상풍인 KIKO가 이자의 회사에도 닥친다. 흑자도산 미칠지경일 거다.

그 상황에서 다시찾은 우즈벡 그리고 과거 연인의 행적을 찾으며 나름의 감상에 빠진다는 스토리다.

 

감상평을 굿이 쓰라면 한마디다. "그저 역겹다."

책임지지도 못하는 자신의 감정에 빠져 허우적 거리다 끝나는 그런류의 글이다. 읽은 시간이 아깝다, 아주 많이...

 

`가리봉 양꼬치

 

헤이롱장성 닝안이 임파의 고향인 듯하다. 옛날 발해의 상경용천부가 있던 고장이다. 할아버지때 목수일 을 찾아 이주해온 뒤 아버지가 그곳에 살았었고 임파가 살았었다. “무슨 일을 해야할꼬. 나라일 걱정에 하룻밤이 일 년 같구나.”를 읊었다는 독립운동가의 애기를 어린 임파에게 해준 아버지였으니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이 발해의 자부심을 가진 조선족으로 살았다는 걸.

 

아마도 돈이 목적이었을 거다. 어머니가 한국으로 왔었다. 그리곤 연락이 두절되어 아버지가 어머니를 찾으러 한국행을 택했다. 그랬던 아버지 역시 연락이 끊겼다. 3개월짜리 단기비자를 얻어 한국에와 소위 노가다판을 전전했으나 6개월 혹사의 대가는 사기였다. 그러나 그에겐 그만의 자산이 있었다. 양꼬치 아니 양뀀이란 요리의 비법양념.

무작정 찾아간 가리봉동의 한 양고기 집에 취직해 3년이 지난 지금은 어엿한 요리사가 되어 있다. 자신만의 레시피가 있고 믿는 분이란 여자가 있으며 찾아야만 하는 부모님 역시 한국에 있기에 고난과 역경 속에 희망이 썩여있는 생활을 한다.

어쩌면 소동파의 시를 인용하고 발해를 꿈꾸는 아버지 영향을 받아서인지 사물과 사람을 보는 낙관 이란게 그의 몸에 베여 의심이나 시기를 모르는 장점이자 단점이 그런 한국생활을 견디게 하는 힘 일수도 있겠다.

 

음침한 삼류다방에서 일하는 분이를 의심했어야 했고 그 이전에 6개월이나 노가다판을 전전하게 만든 패거리를 미워해야만 했다. 그랬더라면 칼에 찔리지 않고도 자신의 레시피를 지킬 수 있었을 것이고 좀 더 영악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을 거다.

 

조폭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공통점을 가진다. 약자만 공략한다는 거다. 힘 있는 자들에겐 굽실거리고 자기보다 약하다 싶으면 지쳐 모든 걸 포기할 때 까지 악귀처럼 달라붙는다. 물론 도덕 따윈 안중에 없다. 그러니 괴롭히는 방법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저열함은 기본이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알고 있으니 분이의 행동과 소설의 말미에 보인 오열을 통해 행간의 고뇌와 공포 불안 따위가 느껴져 짧을 글 이였으나 짧지만은 않은 시름의 여운이 남는다.

 

열린 결말을 선호하지 않는다. 뭔가 갑갑한 것이 가슴속에 언혀있는 느낌 때문이다.

특히나 이런 유의 글을 읽을 땐 더욱 그렇다. 가난한 자에겐 왜 한조각의 소유조차 허락하지 않는걸까?란 비탄만 남는다.

 

이 작품역시 방송대 과제를 위해 읽었다. 이 한편으로 책값은 치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