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기욤뮈소의 예전소설을 전부 읽을것 같단 예감이 든다. "당신, 거기있어줄래요"를 읽곤 그의 글에 흠뻑 젖어 몇권의 소설을 더 읽었으나 좀처럼 처음의 느낌과 같진 않았다. 그러다 읽은 이책 "내일"은 개인적으로 처음접한 그의 소설과 같은 크기의 재미와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서두에 작가가 말했듯이 현재의 놀라운기술이 그에겐 금맥이 되었음에 틀림없는것 같다. 하지만 광산의 존재는 누구나 알고있을 것이다. 기욤뮈소가 두드러지는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광산에서 금을 캐낸다는 거다. 

 

러시아 기질이란 어떤것일까?? 러시아 여인이 아니였더라도 그런 사랑을 할수있을까??

환경에 비해 재능이 눈부셨던 한여인에게 구원과 같은 한 사내가 나타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태어났음을 알기에 어찌보면 사랑이란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의 감정을 공유한다. 인간이기에 맞설수 없는 장벽 "불치병"으로 인해 그사랑이 위태로워 질때.. 여인을 결심한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남자를 살리기로.

 

평범한 가정을 가진 한남자가 있다. 능력을 인정받는 최고대학의 교수란 직업을 가졌고 누구에게나 호감가는 인물에 성격또한 모나지 않다. 정원손질중 다친 작은 상처를 대수로워 하진 않았으나 아내의 권유로 병원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난다. 모든걸 바쳐 사랑하며 그 사랑에 취해 귀가멀고 눈이멀어 오직 상대밖에 보이지 않는그런 남자가 되어버린다. 행복.. 

 

와인감정사로서 성공한 직장인처럼 보이지만 스스로도 어찌할수 없는 외로움때문에 사랑을 쫓다 결국 그 감정때문에 스스로를 학대하는 헛똑똑이 같은 여인이 등장한다. 무모한 감정에 취하고 극복하려 애쓰는 그녀에게 한통의 메일이 도착한다. 사이버러브라 일컬어 지는 관계가 이뤄지나 싶었던 찰나, 믿을수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지만... 그 과정속에서 단단해지고 돌봐야할 친구를 만나고 어쩌면 이뤄질수도 있을 상대를 만난다.

 

크게 보면 세명의 이야기이나 두명을 위주로 이야기가 풀려나간다. 악녀처럼 보이고 책속에서 분량역시 크지 않지만 책을 덮었음에도 그 비중이 적은 여인의 이야기에 미련이 남는다.

 

재미있었다. 모든 재미있는 책이 그렇듯 이책역시 단점이 있는데... 너무빨리 읽힌다는 거다. 이젠 조절할때도 되었건만... 즐거웠다.   

역대 읽었던 김용옥 교수님의 책중 가장 불친절했다. 조선경국전은 주해를 봐가며 뛰엄뛰엄 읽기 충분했으나 불씨잡변의 경우 완역이 아닌 발췌여서 글을 읽었으나 미진함이 느껴져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더욱이 가난을 비롯한 뒤의 세장은 원문만을 그대로 싫어 한학이 일천한 나와 같은 사람들은 유투브나 블로그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럼에도 삼봉의 건국이념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은 큰 기쁨이다. 서양의 역사와 일제의 역사왜곡으로 미진함과 미개함이 우리의 역사라 배워왔던 세대로서 삼봉의 건국철학을 접할때 마다 "백성을 위한 국가"란 슬로건을 세워 그 세세한 부분까지 설계했던 정치인에 대한 경탄이 나온다. 대개의 역사가 힘의 불균형으로 인해 강자가 약자를 병탄하는 형태로 흘러가니 이상이나 명분이 결여되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 결과야 어찌되었던 조선의 경우 맹자께서 주창하시던 "불인인지심 - 사람이기에 차마 어찌할수 없는 마음"을 바탕으로 둔 경영자들의 철학적 바탕위에서 세워진 나라였다.

 

고대 중세 근대라 삼분하는 서양의 역사체계 속에서, 그들의 논리에 사대한 시대가 점점 사라져가는 지금.. 이러한 인문학적 명분을 가진 국가가 있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역사적 인식은 새로워져야 할것이다.

정권을 위해 종교를 차용는는게 일반적이던 시절 백성을 위해 종교를 버리고 그 틈을 이념을 바탕으로 한 실용으로 채우려는 그 거대함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였다. 더욱이 삼봉사상의 근간이 되는 맹자가 어찌 현실정치의 이념에 적용되어지는가를 보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다.  

일독을 권하는 몇번의 권유가 있었으나 그저그런 자기개발서적이겠거니 생각했었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란 책을 읽고서야 읽어야만하는 책이란걸 알았다. 

"왜 나라와 나라사이에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는가?"란 뉴기니인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먼길을 돌아돌아 결론내린다. 그들이 속한 환경의 차이가 식량생산으로 인구증가와 기술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지고 조금씩 효율적이라 생각되는 방향으로 조직이 진화되어 제국이 형성되는 과정으로 다시 그 제국의 팽창욕에 효율성을 더하기위해 무기가 개발되며 정복의 부산물로서 정복자와 피정복자 둘 모두에게 바이러스가 감염되지만 면역력에서 우세한 쪽이 점차 세력을 확장해간다는 논리가 책의 본질일거다. 기타 역사서와 비교하면 우선 접근법이 다르다, 하지만 인류학을 접근할땐 이런식이어야 하는구나란 공감이 형성되는 표준이라 생각된다.

 

과거와 현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뿌리를 두고 합당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속에서 얽키고 설킨 실타래속의 질서를 발견하듯이 과거와 현재의 연결점이 드러난다. 물론 인간의 삶속엔 감정이란게 있고 이런 감정이 사상이나 주의와 결합되어 시너지가 폭발할때의 파괴력은 상상이상일거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이런 파괴력은 +쪽 보단 -쪽으로 작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그 예로서 제시한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함.. 그걸 찾아내는게 발전을 지향하는 현사회에 주어진 숙제일거란 생각이 든다.

 

만약 골리앗이 다윗을 이겼다면, 지금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지형도가 어떻게 변했을까? 이순신장군이 선조를 폐위시키고 직접이던 간접이던 국가의 수반이되었다면 우리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역사에 만약이 성립되지 않는다는건 익히 알고있다. 하지만 궁금해졌다. 역사의 우연이 때론 기적이 만들어내는 사건이 도도한 시간의 흐름을 막을수 있는지 없는지에 관하여.. 

 

또 궁금하다 과거의 총,균,쇠의 역할이 지금은 그리고 앞으론 무었으로 바뀔런지 아님 그 여진히 총,균,쇠로서의 역할이 지속될지가..

 

읽으면서 새로웠고 읽은후 의문이 생기는 그런 책이다. 열심히 공부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