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주장하는 우리의 역사를 발췌하면 ;

 

인류의 시조는 나반이다. 한국의 시조는 桓人이다. 桓人은 파미르 고원 아래에 BC7199년경에 桓國을 세웠다. 桓雄운 BC3898년경에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정의 神壇樹아래에 내려와 神市라 부르고인간 3백6십여가지의 일을 주관하며 在世理化하여 弘益人間하고, 웅씨녀를 后로 삼아 18世 1565년을 지냈다. 신시 배달국의 18세 한웅은 거불단 또는 단웅이라 했다. 단웅은 웅씨왕녀와 결혼해 檀君을 낳았다. 단군은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朝鮮이라 했으며 47세 2096년을 전했다. -중략-

 

한인은 7명으로 3,301년 혹은 63,182년을 전했다고 했으며 환웅은 18명으로 1,565년간, 단군은 47명으로 2,096년간 대를 이었다고 했다.

 

이 책은 삼성기전후편,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로 이뤄져있다. 한자로 쓰여진 내용을 번역한것이며 중간중간 오역도 몇군데 보인다. 하지만 민족사관에 목마른 사람들이라면 매료되기에 충분한 주장을 편다. 어찌보면 그 주장의 크기가 너무도 거대해 오히려 의심하게 만들 수 있을듯 하다. 메소포타미아문명의 시조라 일컬어지는 수밀이족까지 가지 않더라도 익숙한 헌원을 비롯해 신농 고씨 복희 요,순,우 등이 이름이 그 기원과 함께 나열되고 그 모든 뿌리가 우리민족이였고 분가하여 일가를 이뤄 지금에 이르렀다니 어찌 자긍심이 들지 않겠는가!! 아울러 고구려의 역사를 기술한 부분에 있어 연개소문이 장안까지 진격해 당 이세민의 도발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했으며 백제의 영역이 중국과 일본에 걸처져 있단걸 언급한 부분에선 다른책을 통해 처음 이러한 주장을 들었을때와 같은 크기의 자부심이 들엇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역시나 14대 자오지환웅인 치우편이었다. 익숙한 탁록대전 그리고 일련의 복속과정을 소설이 아닌 역사서를 통해 보는 즐거움을 그 무었이 따라올수 있겠는가..

 

하지만 삼신사상에 대한 글을 중간중간 읽을땐 발췌를 봐서인지 중용과 주역, 도덕경등의 짜깁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용을 공부할적에 그 큰뜻을 보지못하고 아름아름 이해하려 노력했으나 그 사상의 크기를 충분히 가름할수 있었으나, 책에 나온 삼신사상을 읽은 후의 느낌은 몇몇의 단서를 열거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느낌이 되려 강하게 들었다.

 

역사의 상상력이란 문장을 좋아한다. 그 상상력을 통해 지평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주장역시 받아들인다. 하지만 철저한 고증을 통해서만이다. 특히나 국경을 맞댄 여러국가가 관련있는 역사에선 더욱 그러한 고증이 중요해 질것만 같다. 중국이 동북공정, 서북공장을 일삼는다고 똑같은 춘추필법으로 맞대응하면 동아시아의 역사서는 소설 그 이상의 무게를 지니지 못할 것 같다. 이책에 대해 많은 위서논쟁이 있는 까닭역시 이런사정이 있지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웅에서 비롯되어 단군까지 이어진 신시배달의 역사는 충분히 연구해 보완할 가치가 있다 생각한다.       

"화엄경"에 바다 가운데 금강산이란곳이 있어 법기보살이 1만 2천 무리를 거느리고 상주하고 있다란 구절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때부터 기존의 명칭은 풍악, 개골 대신 이산을 금강산이라 고쳐 부르고, 그 봉우리를 1만2천봉이라 말하게 된것이다.

 

미처 밟아보진 않았으나 그 아름다움을 예찬한 문구에 취해 약간은 질렸었던것 같다. 경험해 보지 않고 글로서 사물을 대할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 나의 맘속에도 있었다. 하여 큰 기대 없이 읽기를 시작했는데 각각의 장소를 묘사한후 이어진 사진을 보는 순간, 이전까지 상상했던 내맘속의 금강산이 산산히 께져버렸다. 때가되면 가리라 맘먹고도 차일피일하던 곳이 중국의 장가계였다. 하지만 만약 같은 탐방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금강산을 택할 것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탐방길은 서편 내륙쪽인 내금강을 거쳐 동쪽 바다와 인접한 외금강을 밟는 차례로 이어졌는데 다시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내금강 경관은 보기 힘들것 같다. 하여 책을통해 비로봉과 단발령, 겸재정선의 금강전도의 배경인 장안사, 보덕굴을 만났을때 밟아볼 희망조차 없단걸 생각하니 아쉬움을 넘어 분한 맘이 일었다. 비로봉 그 장관을 일견할수만 있다면.. 이왕이면 해뜨는 모습으로.. 

 

외금강편에서 맘을 뺏긴곳은 개골산 시절의 관음연봉이다. 바위산의 색과 적절히 조화되어 늘어선 소나무들의 어우러짐이 기존의 수려와 아름다움의 어휘론 그 모습이 채워지지 않았다.

어찌보면 하이라이트라 말할 구룡폭포와 상팔담은 되려 그 감동이 크지 않았다. 아마 글에서 묘사된 소리를 느낄수 없어서지 싶다. 그러다 금강산 중에서도 오지에 있어 절집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만물상... 그 초입에 위치한 삼선암에서 어느정도 감동의 크기를 예상했었는데 사진으로 본 풍악의 만물상은 감동이였다.

 

앞권의 북한편에선 북한주민들과의 에피소드가 중간중간 있어 글의 짜임이 기행문과 같아 보다 흥미를 가지고 읽었기에 그런 재미를 다시 느낄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시 답사기로 되돌아왔다. 특히나 폐사지터를 보곤 설명하는 작가의 모습에서 "그럼그렇지~"하며 웃게되었다. 역시 유홍준...

 

정말 가서 경험하고 싶다. 금강산을 노래한 한시몇편 맘속에 담아두고 그곳에서 경관을 보며 되뇌이는 허영.. 꼭한번 부려보고 싶다. 

我向靑山去 綠水爾何來 이렇게 말해볼 때가 언제일런지...         

알제리 해안에 위치한 오랑이란 항구도시에 갑작스런 쥐때의 죽음이 찾아온다. 몇몇은 악의를 가진 장난으로 여겼고 또다른 이들은 아무런 의심없이 정부에 불만만을 토로했다. 점점더 많아지는 죽은 쥐의 수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무시무시한 질병이 의심되는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타구니와 겨드랑이에 종기가 잡히고 고열로 신음하며 숨쉬기가 힘들어 고전하다 결국 피를 토하며 생을 마감하는.. 페스트의 출현이다.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 창궐하면 부적을 찾거나 각자의 종교에 따라 신을 영접하려 한다. 그럼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사회가 문란해지고 사치품의 소비가 활성화 된다. 오늘만 사는 인생들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그보다 더욱 장기화 되면 부의 격차에 따라 전염병의 위험도에 차등이 생기며 기약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희망, 너무나 달콤하고 실현되기를 꿈꾸는 것이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격게되는 절망의 무게를 알기에 그것조차 가지려 하지 않는다.

 

베르베르 리유

오랑시의 의사다. 몸이 아픈 아내를 요양원에 보낸 몇일 후 페스트 환자를 돌보기 시작한다. 환자의 확산을 막기위해 정부에서 실시한 도시봉쇄속에서 철인과 같은 정신력과 체력으로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치료한다. 그러며 말한다, 페스트와 싸우는 최선의 방법은 성실이라고.. 하여 그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타루

보건대란 자원봉사 조직을 꾸려 페스트로 죽은 이들의 처리와 확진판정 받은 환자를 돕는다. 聖人 이 되기를 꿈꾸던 따뜻한 영혼을 가진 사내는 페스트가 끝나기 시작할 때 그 병에 걸린다. 우정을 나눈 리유와 리유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에도 결국 죽는다. 어쩌면 그의 꿈이 이뤄진걸지도..

 

랑베르

기자의 신분으로 취재차 왔으나 오랑이 폐쇄됨으로써 졸지에 고립되어 버린다. 특유의 행동력 으로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리유의 편에서서 페스트와 맞서 싸운다.

 

위의 인물들 외 그랑 (페스트에 걸리고서도 극복해낸 그랑.. 참으로 성실한 인물이지만 너무나 갑갑한 케릭터이기도 하다.), 코타르 등등의 인물 모두가 각각의 사연으로 등장한다.

 

전염병의 특성상 일정기간이 지나면 그 세기가 줄어든다., 오랑시 역시 봉쇄가 풀리려 한다. 그때 리유는 친구인 타루를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던 페스트로 잃고 불과 이틀뒤 요양원에 있던 아내가 작고했단 전보를 받는다. 봉쇄가 풀려 돌아오는 자와 떠나는 자들로 이뤄진 부대낌으로 도시는 다시 활기를 찾는다. 하지만 왠지 공허하다. 그저 소중하지만 급하지 않다 생각되는 일들의 무게를 절감했고, 묻어두고 싶지만 끊임없이 불거져 나올 공포에 가까운 미안함과 가책이 밝게 웃는 군중의 주변을 감싸고있단 느낌이다.

 

전세계가 COVID로 고통받는 지금 읽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반면교사, 타산지석 삼아 배울수 있었다. 솔직히 좀 무섭다, 인간의 연약함과 이기심을 알게되어.. 한편으론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우리정부는 봉쇄란 실효성없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