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코스텔로란 유능한 작가가 등장한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아내 리자와 아들 밴자민 딸 소피아 그리고 언제나 그의 편이 되어주는 할아버지 설리반과 함께하는 따뜻한 가정의 가장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남자들이 그렇듯이 실직적인 가장역할은 남편보단 부인의 몫이다. 하여 24년을 함께한 부부이지만 정작 아서가 가족에게 완전히 몰입해 있던 순간은 고작 1년에 24시간 정도였다. 후회란게 꼭 뭔가를 잃어버린 후에 찾아온다. 때론 그 후회의 무게에 견디지 못해 남겨진 삶을 포기하기 하는 경우도 있다. 자식을 먼저보낸 부모의 슬픔에서 비롯되는 후회가 아마도 그런 종류일거다. 할아버지 설리반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남편에게 힘이되려 준비한 선물이 시발점이되어 외도의 오해를 사고 그런오해가 서럽고 화나 모처럼 계획한 가족여행에서 아서는 남고 아이들과 리자만이 떠난다. 그리고 이어진 교통사고로 아이들은 운명을 달리하고 남겨진 아서와 리자는 스스로 내면의 감옥을 만들어 형벌속에 살아간다.

 

치료.. 그리고 고백과도 같은 이야기 24방위의 바람이 부는 등대에관한..

 

아버지의 사랑을 원하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해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아서 코스텔로는 어느덧 의사가 되어 나름 성공한 인생의 시발점에 와 있었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아버진 낚시를 강요하며 가족소유의 등대로 가 이해할수없는 등대속 비밀의 문과 할아버지 설리반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면서 덧붙힌다, 결코 그 문을 열지말라고... 하지만 문은 당연히 아서에 의해 열린다. 그렇게 시작된 시간여행 - 1년에 단 하루만 존재할수있고 우연인것 처럼 보이지만 어느것에도 우연이 존재하지 않는 여행속에서 아서는 24일과 같은 24년을 살아간다. 때론 사랑하며 때론 기뻐하고 때론 환영받고 때론 상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24번의 시간여행이 끝나면 모든게 존재하지 않는 차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등대의 저주에도 불구하고 저주의 끝이 사랑의 시작이란 믿음으로 그 날만을 기다린다.

 

두개의 이야기가 하나속에 공존한다. 작가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먹먹함과 아쉬움이 행간의 부분부분을 채운다. 해피엔딩을 선호하기에 이런 먹먹함을 선호하진 안지만 탄탄한 작품이라는점은 충분히 인정하게 된다.     

역대 읽었던 책중 가장 재미가 없었다. 이런류의 글은 책으로 역으면 반칙이라 생각한다. 차라리 논문이라 제목을 정했으면 독자기만이란 판단은 내리지 않을것이다.

 

책에서 다룬 전염병의 사례는 나병, 천연두, 매독, 말라리아, 콜레라, 황열병 뿐만아니라 끝부분에 언급한 HIV나 에이즈까지 그 범위가 넓다. 하지만 그 처음과 끝을 서구의 팽창에 따른 약소국들의 수난과정에서 전염병에대한 피해만을 주로 다루다 보니 반쪽짜리 역사서가 되었단 느낌이다. 아울러 매독에 대한 기술에 있어서는 매독 자체에 대한 질병으로서의 피해보단 당시 프랑스 집권자들의 비겁함과 교활함을 더욱 부각시켜 책을 선택한 취지인 바이러스에 대한 문제 보다 전염병과 같은 재난이 닥쳤을때 권력을 행사하는 자들이 얼마만큼 비겁해질수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이 책의 주제라 생각하게 되었다.

 

소설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보를 얻기 위한 책을 선택할땐 나름의 목표와 기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의미에서 이책은 내용이 아닌 마케팅에 있어 사기에 가깝다. 차라리 백인사회가 인도, 아프리카 및 미국 원주민을 포함한 아메리카 대륙의 수탈 과정에서 전염병을 어떻게 다루었나란 주제로 마케팅을 했다면 기꺼이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작가역시 그 부분에 큰 생각을 두고 글을 전개했다는 느낌이 들고... 하여 바이러스 자체에 관심을 가졌던 나의 입장에서 이책에 대한 느낌은 마치 야구를 알고 싶어 읽은 글에 일류 축구선수가 등장한 경우였다.

 

그럼에도 글에대한 의무감으로 책을 완독하였기에 그 감상을 적는다면.. 인간의 추악한 모습은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 있을때 드러난다는 것이다. 코르테스의 아즈텍 정벌부터 영국의 인도 약탈까지.. 야만이란게 문명의 반대말이 아님을 알수 있었다. 오히려 문명이란 단어가 야만을 포장하는 껍대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힘있는자들이 어떻게 약소국을 수탈하였는지 그리고 그 와중에 개발의 부산물이라 할수있는 말라리아등의 전염병이 각각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알게 되었다. 이젠 다시 바이러스에 대한 의문으로 돌아가 취지에 맞는 책을 찾아 호기심을 달래려 한다.

 

PS. 글이 논문체여서 재미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나 혹평의 이유는 책 마케팅 과정의 사기 때문이다.

 

 

가족의 상실을 만회할 유일한 방법이 범인검거이기에 대커에게 휴가는 오히려 벌에가까웠던듯하다. 그럼에도 조직의 균형이란 핑게로 종용하는 휴가에대한 권고를 무시할수 없어 파트너 제미슨의 언니집 "베런빌"을 방문한다.

 

미국의 러스트 벨트에 분류되는 베런빌은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런1세가 그마을 세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탄광등의 1차사업으로 성장한 후 매각과 정리해고 등등의 과정에서 인심을 잃어 존경받아야할 베런가의 사람들은 온 마을 사람들의 울분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더욱이 베런1세의 사망후 그의 집 재산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태로 지속되고 그렇게 겉에서 보기엔 마을 최고의 갑부가 내실은 노숙자와 같은 가난속에서 지낸다. 그와중 베런3세 부부는 사고인지 살인인지 규명되지 않는 죽음을 맞이하고 4세인 존배런은 부모의 죽음, 마을사람들의 냉대속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비아냥거리며 하루하루를 견딘다. 그럼에도 신이허락한 유일한 낙은 단골바의 사장 라일리와의 관계였다. 환경으로 생긴 억지같은 플라토닉이니 어쩌면 그 사랑이 더 깊을수도 있을것같다.

 

발코니에 앉아 휴가를 보내던 데커에게 어느밤 이웃집에서 무슨소리가 들린다. 사건에 대한 직감으로 그곳을 향해 달려가고 발견한것은 두구의 사체였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러스트 벨트란 곳이 아무런 희망이 없으니,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밑바닥으로 떨어쪘는지 잊게 해줄 주사와 약물에 의존한다. 그러니 육체적 고통을 덜기위해 병원에서 처방받은 진통재가 발단이되어 해로인과 그이상의 마약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생긴다.

 

악이란게 언제나 선을 가장한채로 등장한다. 찰나의 유혹 그리고 배려를 가장하며 등장하는 보험사기가 있고 삶의 희망을 잃은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약카르텔이 상처받아 신음하는 도시를 장악한다. 그리고 배런가문과의 사적 원한이 있는 자들에게 들려오는 미스테리 같은 베런가문의 보물이란  전설까지 곁들여지니 썩은고기위에 꿈틀대는 구더기 같은 자들의 광란에 겉보기에 별이상없는 도시가 비틀거리고 있다.

 

balance : 선과악의 조화 정도가 맞겠다. 아마 데커와 제미슨이 그 벨런스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을 것이다. 악이 득세하여도 그 시간은 한정적이다. 인간의 정의에대한 갈망도 있지만 악에대한 또다른 악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건수사중 제미슨의 형부가 사건에 휘말려 죽음을 맞는다. 겉으로 보기엔 산재이나 그 결과가... 남겨진 부인과 6살난 딸의 아픔에 맘이 죄여오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딸을 떠올리며 망자의 딸인 조이를 위로하는 데커의 행동에서 슬픔과 감동이 교차한다. 자신의 머리상태를 데커는 걱정하겠으나 독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또다른 진화가 아닐까란 생각이든다. 바램도 있겠지만... 최대한 빨리 데커와 제미슨을 다시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