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란 자리가 富를 탐내는 자리가 아닌 貴를 추구하는 자리란 말에 가르침을 받았다. 공직생활만 40년이시니 그런 신념으로 살아간다는게 당시로선 어려움이 많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정세현 이름 석자 만으로도 통일이 연상된다. 그런 정도로 그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분이시다. 한번씩 매체를 통해 들었었고 책을 통해 다시 접한 말씀 중 미국의 눈치보지 말고 일단 한발짝 앞서나가란 대목은 이런게 책임있는 공무원의 자세구나란 느낌을 받게끔 했다.

 

역사의식이 결여되면 시야가 좁아진단걸 재확인 했다. 

동학이 청국과 일본을 끌어들이게 되었고 6.25가 소련,중국,북한 대 UN연합의 세력 대결을 만들었다. 그러니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끼리란 단어로 묶일수 없다란 논평에 공감이 간다. 세계제일의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게 한반도는 화수분과 같은 시장이다. 중국역시 순망치한의 개념에서 북한을 완충지대로 삼음이 분명하고..

그래서 화가 난다. 끊임없는 선전선동에 물든건 비단 북한뿐만은 아닌 듯 싶다. 대한민국의 보수를 자청하는 사람들 역시 별반 다름이 없다 느낀다. 조국, 민족, 자주 등을 입에 달고 있으면서도 실상은 굴종과 비굴이란 단어의 속박에서 결코 벗어나질 않으니..

 

이미 승패가 없는 싸움을 계속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때론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때론 실체 이상 상대를 과장하는 이유역시 모르겠다. 만약 그 이유가 돈이나 이권이면 결코 흘려 넘겨선 안될것이다. 

 

김대중 대통령 자선전을 읽으면서 여러 버젼의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책을 읽으며 이명박 박근혜의 10년이 등장하면 항상 암울하고 챙피하고 분노하게 되었었다. 감옥에서 기약없는 세월을 보내며 가상의 김일성을 상대로 통일이란 주제를 놓고 바둑을 수없이 뒀던 김대중 대통령, 대북문제를 道理로 접근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기업인이란 칭호조차 버거운 장사치의 협잡과 스스로를 존재함으로써 권위가 세워진다 믿는 정신박약아가 통치하는 대한민국을 반추하면... 무서워 진다. 개개인의 이익 또는 흘러간 세월의 향수에 젖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대가가 무언지 잊을까봐!!

 

책이 출판된 목적이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라면 최소 한명에 대한 성과는 있다 생각한다. 또한 정장관님께 감사드린다. 상대를 볼때 상대의 관점에서 봐야한다란 아주 기본인 태도를 다시금 일깨워 주셔서.. 그렇게 스스로가 변하는 것이 우리민족이 한걸음 더 서로를 향해 내딪는 계기가 된다는 너무나 기초적인 부분을.

 

금강산!!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이왕이면 묘향산까지도... 

 

조선사관련 서적을 읽을 때면 항시 언급하지만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게 만드는 요소가 풍부하진 않다. 더욱이 왕들을 언급함에 있어선 그 무능과 나태, 욕심과 포악이란 굴레에서 벗어나는 분은 두 분 정도로 추려질 것인데 그중 한분이 세종이시고 다른 한분이 정조일 것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시대개혁을 주창했던 두 분의 후계가 되레 조선을 궁지로 몰았다는 점이다. 어쩌면 너무나 재능이 출중한 아들 셋을 두어 형제상잔의 비극을 초래한 세종이 그러했고 정순왕후와 노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기득권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기에 순조부터 고종에 이르는 파국을 맞이하게 한 정조가 그렇다. 객관적으로도 정조는 대왕이라 불리며 추앙 받아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너무나 찬란한 문화를 역었기에 그 이후 망가진 조선이 아쉬워 더욱 추앙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영웅이 만들어지는 스토리의 주요 요소 중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어릴 적의 고난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육체적 고난에 머문다. 이역시도 일반인이 감내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나 정조가 격은 생명에 대한 위협과 끊임없는 정신적 학대에 비교하면.. 더욱이 그 상대가 외할아버지 이고 그분의 동생이었으며 친고모와 그녀의 아들이 한목소리로 없는 일을 사실화 시키고 죄를 추궁한다면? 그리고 유일한 그의 편인 할아버지 영조가 아버지를 죽인자라면? 일반인의 경우 아마 정신병원에서 평생을 지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점에서 항상 드는 의문이 있었다.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 딸의 남편을 죽임에 이르게 하는데 딸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을까?

 

책에 소개된 49조각의 정조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빨리 읽어버리면 후회될 것 같아 나름 속도를 조절해가며 10편 이상을 하루에 읽지 않으려 노력하며 감상했다. 그 중 구선복 관련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피가 끓는 분노란 게 어떤 것인지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그의 얼굴에 침을 뱉으며 조롱하였고 후계자로 지명한 아들을 죽였으며 사랑하는 부인을 죽었다. 더욱이 신하이면서도 武宗이라 불리며 왕에게만 진상되는 宗의 칭호를 스스럼없이 받아들인 사람. 그 끝이 능지처참이었음을 알지만 용서가 안 된다.

 

보호자 없는 어린아이를 위한 자휼전칙을 읽으며 복지를 생각했었고 無醉不歸를 보면서 낭만을 떠올렸다.

 

어느 시대나 巨人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혼자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 시킬 순 없다. 거인의 존재이유는 그의 어깨에 보다 많은 사람을 태우기 위함이지 그 만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함이 아니란 점을 그간의 역사를 통해 우린 배웠다. 君舟民水의 무서움을 君을 표방하는 리더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돈황까지의 여정이였던 중국편 1,2권을 읽는덴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3권에 등장하는 누란 투르판 카라샤르 쿠챠 타클라마칸사막 호탄 카슈가르로 이어지는 여정을 읽으면서는 책 한편에 지도를 따로 펼쳐두고 인도와 접하는 국경 어디까지 왔구나를 생각하며 읽어야 했다.

그럼에도 행복했다. 해초스님이나 마르코폴로까지는 아닐지라도 마치 유홍준 작가님의 일원이 되어 같이 답사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글에 심취해서인지 투프판 근처 선선현에서 체험한 쿰타크 사막의 자동차 투어를 읽을땐 당장이라도 가봐야만 할것 같은 의무감이 들기도 했다.

 

누란의 정서를 비롯해 답사처 곳곳의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지는 광경을 체험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투르판의 베제클라크 석굴 그리고 쿠차의 키질석굴이 엇다. 비록 자연은 다르지만 종교란 믿음이 만들어내는 기적이 그곳에도 존재했었다는 걸 알기에 우리나라 산사의 기품을 그곳 석굴 내부에서도 아마 느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긴다. 절대자를 향한 믿음이 없었다면 그러한 척박한 환경과 전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겠나.. 하여 종교로서 종교를 탄압하는 종교의 독선적 행태에 더욱 분노하는 개기도 되었던 듯하다.

 

또 하나, 책의 표지 사진을 왜 “구마라집 대사”로 정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글을 읽기전 현장과 구마라집의 경전 해석을 두고 누가 더 큰 업적을 쌓았을 까란 생각을 혼자 해본 적이 있었다. 개인적 소견은 의역이 아닌 직역을 한 현장법사가 더 위대한 업적을 이뤘다 결론지었었다. 하지만 유홍준 작가의 글중 의역을 하기 위해선 직역을 우선 하여 그 심오한 뜻을 충분히 이해한뒤 상대에 맞게 풀어써야 함으로 한 차원 위의 번역이란 부분을 읽고는 즉시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깨우쳤다. 확실히 스승은 많은 곳에 존재하는 듯하다.

 

여러 나라와 국경이 맞닿아 잇는 파미르 고원.. 그 광활한 풍경을 경험하고 싶다. 이왕이면 낙타에 앉은 채로 그리고 포도를 먹으며.. 유쾌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