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리처의 여행을 지켜볼수 없게되어 많이 섭섭하다. 그래서 다시한번 느낀다 오픈하우스 출판사는 리처 시리즈를 발간할 자격이 없다. 이미 팬덤이 형성되어 있으며 아직 접하지 않은 독자를 대상으로도 충분히 매니아가 되게끔 할 힘이 있는 작품들인데 그 마케팅이 너무나 미흡하다. 작가한테 메일이라도 보내야겠다..

 

리처를 수식하는 문구 중 기억에 남는 두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는 "셜록 홈리스" 이고 두번째는 수학의 귀재라는 점이다. 전화와 주소가 없는 그에게 연락할 방법은 셜록과 수학을 조합해 코드화 하는 것 뿐이다. 일반인에겐 어려운 일이지만 리처의 경호실장을 자처하는 "니글리"에겐 커피 주문과도 같은 단순한 일이된다. 1030 헌병대 코드 긴급상황을 나타낸다. 예전 특수부대원 8명중 1명이 LA부근 사막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두다리를 포함한 골절이 있었으나 사인은 추락사다 900미터 상공에서.. 더욱 최악인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떨어졌다는 점이다. 니글리가 그의 죽음을 알게된 후 리처에게 연락을 취했고 동료의 죽음에 대해 밝히려 과거 부대원들을 소집하나 응답한 인원은 4명뿐이었다. 나머지 4명은 순처적으로 같은 사인을 가진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팀 동료 대부분은 그들의 군 경험을 살려 사설탐정이나 보안과 관련된 일을 한다. 그중 스완이란 동료가 펜타곤과 관련된 무기 개발회사의 보안부서 서열2위로 근무하던 중 회사내 부정에 관해 알게되고 사건이 그 혼자의 힘만으론 감당하기 힘들것 같아 서부를 근거지로 두고 있던 동료 세명에게 부탁해 팀을 이뤄 수사한다. 하지만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적들 역시 부정부패로 나름 명성을 떨쳤던 LA경찰 출신들이었으며 현직 고위직 또한 한팀이 되어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정의일 거라 판단한 조직 - 경찰이 그들에게 총구를 겨눈다는 상상하기 힘든 변수가 결국 그들의 목숨을 잃게 만든다. 그러나 그 모든 대원들이 죽음을 맞이한 순간까지 믿었던 그들의 대장이 리처였고 리처는 결코 자기의 가족을 실망시키는 사람이 아니였다. 900미터의 위치를 1,600미터로 옮겨 되돌려 주었다. 그러면서도 걱정했다 혹시나 그들의 죽음이 너무나 편안했을까봐..

물론 빼돌린 군사무기 역시 리처다운 방식으로 회수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건 민간인의 신분이기 때문에 전리품을 그들 스스로 처리할수 있었단 거다.

 

되도록 빨리 리처와 다시 만나고 싶다.         

"미셀 장"과의 인연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둘사이 감정은 꽤나 깊었던 듯하다. 그녀의 부재를 인지한 후 리처의 흔들림을 보면.. 여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뉴욕과 같은 사내, 동경은 하지만 머물지 못하는 장소. 리처를 가장 정확히 나타내는 문장일 것이다. 그렇게 다시 떠나는 여행중 들른 휴게소 거기 소재한 전당포 그곳에 놓여있는 웨스트포인트 2005년의 졸업생 반지. 사물을 통해 인물의 스토리를 읽어내는 분야에 있어선 최고의 권위자인 리처다. 그가 반지를 본 순간 크기와 졸업년도를 통해 반지 주인의 위기를 감지했다.

 

후배이자 전우이가도 한 누군가를 찾는 여정, 단서는 장물이었던 반지. 반지가 거쳤던 여정을 역순으로 밟아가는 과정에서 격은 범죄자들과의 조우 그러면서 더욱 커지는 알지못하는 의무감 등등의 과정을 거치며 동기는 다르나 자신과 목적이 같은 전직FBI 수사관을 만나 같이 움직인다. 연이어 그 FBI를 고용한 미모의 여인과도 같이 움직이게 되고..

 

어린시절 부터 너무나 아름다웠던 쌍둥이 자매가 있었다. 대학을 결정할때 한명은 명문대 영문학과를 선택하였고 다른 한명은 미육군사관학교를 선택했었다. 몇년 후 명문대 여대생은 자신을 사랑해 주는 남자를 만났으며 미국내에서도 부자라 불리는 위치에 있게 된다. 군인의 길을 선택했던 자매는 가녀린 신체조건에도 사관학교내에서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으며 남자들도 버거워 하는 병과인 보병을 택해 이라크와 아프간을 격으며 소령까지 진급한 참 군인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장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작전에 투입되어 장애를 입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퍼플하트 훈장"을 수여 받는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장애를 입은 부위가 얼굴이란 점이었고 수차례에 걸친 수술과 치료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약물중독이 되어버렸단 것이었다. 그렇게 사회와 스스로를 격리시키고 단 하나의 가족인 쌍동이 자매와도 연락을 끊었다.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반지가 리처를 이끌었고 자매에 대한 걱정이 언니를 이끌었다 유능한 전직 FBI출신 탐정과 함께.

 

이번 소설에서 실질적인 악을 행사하는 무리들은 잔챙이 그 이상이 아닌것 같다. 정말 巨惡은 마약을 유통해 합법적으로 사람을 중독시키는 제약회사라 여겨졌다. 고통 참을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약물중독으로 바꿔 삶을 파괴시키는 자들.. 그런자들이 합당한 벌을 받기를 바란다. 그리고 징병제와 모병제에 대하여 나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리처의 제대한 모습이 매력적인건 부인 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헌병으로 복무했던 시절의 에피소드 또한 놓치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 군대의 규모와 연간 천조라는 엄청난 예산을 소모하는 미군의 규모를 놓고 같은 규모의 상상을 하는건 합당하지 않다. 하지만 누구나 스스로의 경험을 우선시 하기에 상식에 맞지 않는 오류를 범한다. 미 헌병의 규모 그리고 그들의 업무량을 한국군의 그것과 동일선상에 놓고 전체 그림을 본다면 그만한 어리석음이 없을거다.

 

리처는 전형적인 장교 스타일이다. 스스로 판단 내린 후 책임지는 스타일.. 그러나 책장 보단 야전이 어울리는 그런 장교라 판단된다. 그런이유로 업무적으론 인정받으나 정치가 끼어들면 상하관계가 껄끄러워진다. 또한 책상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현장을 리스크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어 리처와 같은 성격을 무시하거나 두려워하게 되고..

그럼에도 어려움이 터지면 언제나 그가 등장한다. 전투 부대중 하나에 의해 만행이 자행되었고 재판이 너무도 너그럽다 판단되어 리처가 파견된 업무가 있었다. 그 답게 그 상황을 정리한 후 마련된 훈장수여식.. 그 후 당연히 맡을거라 생각했던 특수임무와는 별개로 들어본적도 없는 학교로 가란 명령을 받는다. 그의 쓰임새가 다했다는 주위의 생각과는 달리 그곳은 1억달러란 단 한문장 만으로 테러조직의 작전을 색출해야 하는 임시 조직이었다. 극비리에 수행되는 중요 작전이어서 CIA, FBI와의 공조가 필요했고 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가 맡았다. 

 

1억달러란 첩보외엔 아무런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그 첩보의 시작점인 독일로 출장가게 되고 리처다운 수사로 퍼즐의 조각들을 맞춰간다. 냉전당시 작전 중 하나라 생각했던 핸드케리 핵폭탄의 발명과 배치 그러나 쓰임이 없어 수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누락.. 누구나 잊었던 그물건을 수십년에 걸쳐 생각며 집착한 한 사내가 있었고 그걸 이용해 자신의 꿈을 이루려 군입대를 선택해 찾아낸 집념과 적국과의 판매를 성사시킬 만큼의 영리함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성공하지 못했다. 리처의 수사망이 좁혀지고 그와 리처사이에 뭔가 있을거라 판단한 독일 극우조직 그들만의 셈법 때문에.. 결국 그는 고통속에 죽는다 그가 평생에 걸쳐 이루려 노력한 성과를 손에잡은 순간. 그리고 극우조직의 수장역시 안정된 삶을 그의 잘못된 생각에 의해 강제종료 당한다. 상대가 리처이기 때문에 이 모든일이 이뤄졌다. 

 

프로파일링이란게 이런거지 싶다. 홈즈가 수십년전 사용했던 합리적인 추론의 시작이라면 리처는 그 완성판에 가깝다 생각한다. 퍼즐의 조각을 맞추는 그의 생각 하나하나에 그저 감탄만 하게 된다. 

역시나 재미있었다. 작가의 리처시리즈중 전혀 번역이 되지 않은 작품이 존재하고 최신편 역시 몇부 번역이 안된걸 생각하면 리차일드 작가가 한국의 출판사가 그의 책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판권계약을 했지 싶다. 책의 내용에 비해 표지 디자인 마케팅 부분역시 미흡함이 많다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오픈하우스"는 출판사로서 자격 미달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