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단연 "무송"일 테다.

"송강"과 해어져 고향집으로 가던 중 산에서 만난 호랑이를 때려잡아 하루아침에 이름이 높아져 근처마을에서 벼슬까지 제수받는다. 성격이 급한면이 있으나 그도 나름 호걸이라 자부하는 관계로 의롭지 않은일을 행하진 않는다. 그러던차 고향에 있는줄 알았던 형까지 만나니 그의 인생에 행복이란 단어가 썩이는 듯 싶었다. 

하지만 무송과는 모든면에서 반대인물인 형 "무대"는 성격이 너무 착하다는 점을 빼놓곤 남자로서의 매력을 찾기는 힘들다. 그런 사람에게 모든 면에서 과분한 "반금련"이란 미모의 처가 생겼으니 마땅히 기쁜일이어야 하나 그녀의 행실이 음란하고 마음이 모질어 福이 되려禍가 되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무송이 곁에 있어 별탈없이 생활했었으나 뜻하지 않는 없무로 타지에 두달까까이 다녀올 일이 생긴다. 그 기간동안 마을의 파락호라 할수있는 "서문경"이란 자가 "반금련"과 관계를 맺게되고 그 사실을 안 "무대"를 되려 독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무송이 돌아와 그 둘을 그의 식대로 처리했음은 당연한것이고 그로인해 살인죄를 받아 감옥에 갖히나 호랑이를 때려잡았던 그의 이름과 풍채로 감옥 수장의 아들인 "시은"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하며 힘으로 "시은"의 괴로움을 풀어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이 발단이되어 함정에 빠지고 죄에 죄를 더하는 형국이 되지만 상황을 역전시켜 자신을 모함했던 사람 모두를 죽인다. 그리고 도망자의 신분으로 떠돌때 다시만난 사람백정 십자파 부부를 다시 조우하게 되고 그들의 주선으로 도둑의 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떠난다.

 

급시우로 알려진 "송강"역시 떠돌아 다니지만 그 이름값때문인지 이름있는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이 있기를 청해 일신의 수고로움이 크진 않지만... 위기에 처한 부녀자를 구해준일이 되려 화로 작용해 도둑무리와 합류하게 된다.

 

오늘 나라의 벼슬하던 사람이 당장 내일 도적이 되고, 호걸이라 자처하며 살인과 방화를 저지름에 죄책감이 없고, 사람이 사람을 유괴하고 때에 따라 인육장사까지 함에도 서로가 서로를 추켜세우는 세상이다. 그들이 주창하는 의협심이 무었인지 도데체 모르겠다.

道德이란게 상황과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것이라야 하는데... 등장인물 각자의 사정에 공감가는 측면이 있으나 그들의 행동과 호걸이란 단어는 좀체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이야기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게 유명세를 타는 이유는 모르겠다.     

어쩌면 도덕이란 그당시의 상황에 맞춰 사람들의 맘속에 자리잡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살인과 약탈의 피해자가 되는 군중이 살인과 약탈의 가해자가 되는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시대에 관직이 높은 사람들의 재물은 착복의 대상이 되며 그런 약탈은 협잡이란 이름대신 의기로 추앙받는다. 그리곤 서로서로를 호걸이라 칭한다.

가난이 그당시 사람들의 정신을 망가뜨려서인가?? 사람을 죽여 만두소로 쓴다는 구절이며 죽은사람을 이용해 기름을 짠다는 구절 또한 심심찮게 등장한다. 살인자가 의인이 되고 그런 살인자가 쓰는 뇌물은 호의로 변한다. 관과 관련된 어느곳에나 그들 나름의 규율이 있어 가진자에겐 방패가 되고 없는자에겐 창이되는 형국이다. 

 

처가의 뒷배를 이용해 도지사격되는 위치를 점거한자가 장인의 생일로 마련한 재물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조개"일행헤게 모든 재물을 약탈당한다. 그 운반의 책임을 맞았던 "양지"란 이는 우여곡절끝에 다시 잡은 기회를 한순간의 실수로 날린뒤 다시 떠돌이 무사가 되고..

재물을 약탈했던 "조개"일행 역시 꼬리가 잡혀 양산박으로 도주한다.

양산박 수장이던 "왕륜"은 그 됨됨이나 그릇이 당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해 나름 義를 강조하는 사람들 속에선 불만이 팽배했었다. 그런 사람중 한명이 "임충"이었고... "조개"일행이 양산박에 왔을때 왕륜은 자신의 입지에 위기를 느끼고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임충의 반란과 함께 양산박이 재편된다. 조개가 수장으로 오용이 군사로 공손승이 제1군장을 맡고 그뒤를 임충 완소형제등이 힘을 합해 받치는 새로운 조직이 탄생하게 되고 그 힘이 관군과의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다.

유유상종이라 했던가 그들과 인연이 닿았던 사람들 역시 각자의 삶에 전환점이 생기고 점점더 양산박을 향한 운명의 길이 좁혀진다.

"송강"과 "무송" 그리고 "양지"와"노지심" 이들이 역일 인연이 벌써 궁금해진다.  
  

중국인이 읽어야할 4대도서중 하나가 수호지라 한다.

더욱이 양산박이란 말은 어릴적 부터 귀에 익숙해져 읽기를 몇번이나 다짐했었으나 그때마다 절판이어 구입이 어려웠다. 그러던차 최종 개정판이 새로이 출판되어 읽기 시작했는데...

이문열 작가의 필력을 다시한번 느끼게된다. 삼국지, 초한지 때도 느낀바이지만 그의 글엔 독특한 힘이있다. 어찌보면 무협지와도 같아 읽힘에 쉼이 없으나 한자를 한글로 풀어내는 방식때문인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배경은 중국 송나라다. 나라엔 흥망성쇄가 있고 국운이 기울려 하면 걸출한 군주뒤 아둔한 자가 권력을 쥐게 된다. 포청천으로 알려진 포증과 적청을 내세워 황금기를 누렸던 인종이 죽자 그 뒤를 이은 휘종의 시대가 도래한다.

스스로의 힘이 아닌 재산과 권력을 물려받은 자들 주변엔 항상 협잡꾼이 꼬이기 마련인데 그 중 한명이 "고구"란 자이다. 출중한 공차는 재주를 출세의 발판으로 삼아 시류에 편승해 관직이 더해지고 권세가 늘어가는 간신이 되는 전형적인 과정을 밟아 나름 난공불락의 위치에 오른 그에게 피붙이는 수양아들 "고아내"가 전부다. 수양아들이지만 내리사랑의 깊이는 결코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악행까지 비호하는 면에 있어선 과하다. 하여 "임충"이란 충직한 관군의 아내를 희롱하는 "아내"란 놈을 위해 없는 죄까지 만들어내 임충을 죽이려 하나 귀양보내는 선에서 마무리 한다. 하지만 그런 임충만을 위하는 그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한 "아내"란 놈의 패악질은 결코 끝이 없어 모함으로 그를 죽이려 하지만 되려 우리속 범을 풀어주는 격이 되어버린다.

 

왕진, 사진, 노달-노지심 등등의 인물이 등장한다. 

특히나 노지심의 투박하지만 나름義를 추구하는 행동에서 장비가 엿보인다. 너무 날것이어 때론 씁씁해지기도 하지만 운명마저 돌려놓을 힘과 배짱이 있어 보는이가 즐겁다.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역여있어 결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10권의 여정이 그리 길지않을 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