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이 합류한뒤 크고작은 싸움에서 수장은 항상 송강이었다. 양산박의 첫째두령 조개는 만인의 존경을 받는것 처럼 보이지만 조급했을것이다. 송강이나 다른 두령들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리가 주는 중압감 그리고 自强이란 자존심 이런것들이 그에게 조바심을 일으킨듯 하다. 작전보단 강력한 힘으로 변수를 제압한다는 용장이 선봉장일땐 그 쓰임이 크지만 그런자가 군사이자 대장의 자리를 차지하면 승패는 확률을 가름할수없는 도박이된다. 그렇게 조개는 스스로 死地를 찾아 나선다. 

조개의 후임은 복수한자가 찾이하란 조개의 유지와는 무관하게 송강이 맞는다. 모든이들의 추대이다. 송강역시 임시란 조건으로 수락하지만 두령이 되자마자 양산박의 체계를 제편한다. 드디어 군사점부라 칭할만한 조직이 된것이다.

 

송강은 자기 마음과 같은 색갈을 가진자들에대한 욕심이 지나치리 만큼 대단하다. 때론 그 수단이 잔악하다 표현될 정도이나 시대가 술법,도법,미신 등등이 난무하고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정신병자와같은 행위들이 義란 한글자로 모두 통용되는 때였다.

그런 송강 귀에 북경의 노준의란 부호가 들린다. 책사 오용의 꾀로 그를 양산박으로 유인해 두달간 반강재 억류한뒤 그 뜻을 꺽을수 없어 돌려보내지만 풍파는 노준의 집안가신과 안사람으로 부터 시작된다. 밖으로만 나도는 가장, 젊고 자기를 알아봐주길 바라는 아내, 그런자들의 재산을 관리하는 비열한 가신... 불륜, 배신의 드라마가 완성되기 가장 완벽한 조건이다.

그러나 노준의의 아내와 가신은 불륜,배신을 넘어 그를 죽여 화근을 뿌리채 도려놓으려 한다. 

목숨건 탈주와 재검거 그리고 사형집행순간 보여준 석수의 용기가 노준의의 목숨을 다시한번 구한다.

 

북경이란 이름이 암시하듯 그렇게 쉬운 장소는 아니었다. 어려운 전장이었으나 되려 관영이란 출중한 장수를 양산박 패거리로 만드는 수확을 포함해 끝내 북경을 떨어뜨리는 기염까지 이룩한다. 전장의 피로로 생긴 욕창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송강과 새로이 합류한 노준의, 관승 등등의 인물이 해쳐나갈 미래가 기대된다.

 

하지만 가독성은 조금 떨어진듯하다. 주인공들 행동에 동의가 되지 않으니 그들에 대한 응원도 사라지고 애처러운 마음도 사라진다. 花無十日紅 權不十年이라니 그들역시 낙화의 길을 걸을듯한데 조금은 덜 측은한 맘이 들것같다.    

양웅과 석수, 등주의 호걸들, 뇌횡과 주동, 공손승 그리고 시진 이들이 이번 이야기의 뼈대가 된다.

 

이리저리 떠돌다 사형집행인인 회자수로 살아가는 양웅, 일신이 가난해 떠돌지만 태어나길 아니꼬운일 못보는 석수가 같은 마을에 기거하게 된다. 양웅은 자신의 힘으로 나름 평판을 얻어서인지 과부이지만 처를 얻어 가정을 꾸리고 형편이 어렵지 않은 처가와 떨어지지 않은곳에 기거한다. 석수의 경우 뜻한바 있어 나름 장사란걸 해보았으나 실패를 거듭하고 나뭇단을 팔아 하루를 연명한다. 그러던중 모리배의 시비에 양웅이 고생하던때 석수 특유의 성격으로 양웅에게 도움을 줘 둘은 의형제가 된다. 생명이 존중받지 않은 시대.. 예의 법도 등의 단어는 공염불에 불과하다. 양웅의 처가 그러하다.

평소 알고지내던 중과의 불륜이 있고 그걸 감지한 석수에 대한 모함이 있으며 형제애를 이기지 못해 진실을 밝히 석수와 그 진실에 부끄럼/분노를 표출한 양웅의 애기가 애기의 첫부분이다.

 

자신의 힘을 믿어 세간의 평판을 잃은 형재 그리고 그들이 사냥해 받쳐야만하는 호랑이를 탈취해 그 공을 가로채곤 훗날이 두려워 사냥꾼 형제를 죽이려는 손가 패거리가 등장한다. 핏줄의 인연으로 파옥과 더불어 못숨을 부지한 집단.

 

일찍이 노모가 걱정되어 "조개"패에서 떠나 도술을 익히며 어머니 봉양에 힘쓰던 공손승..

 

폐망한 황손의 후예이나 맘속에 義란 단어를 품고 당시의 호걸(?)들과 교류를 넓히던 시진 그러나 신진세력에 의한 모함으로 아재비가 죽임을 당하고 자신마저도 죽을 지경에 있던 상황.

 

우연히 만난 양산박 패거리에 의해 도움을 그리고 역경을 얻은 뇌횡과 주동.

 

이들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로 책 전체를 채운다.

서로가 서로를 흠모해 서열을 정하고 그들이 쓰일 때를 기다리며 양산박에 거처하나.. 그들의 신분은 도적일 뿐이다. 나름 일가를 이룬 "축가장"이란 가문을 몰살하고 세력이 커질쯤 "시진"의 일로 나라와도 척지게 된다. 아무리 허약해진 나라일지라도, 그 틀은 매서울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의 접전과 전쟁상황의 지속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된다.

 

책의 첨을 장식했던 임충과 노지심보단 송강과의 인연으로 양산박 패거리가된 흑선풍 이규가 참참히 부각된다. 네살배기 아이조차 죽이기를 꺼리지 않는 사람.. 지금 그의 병명은 분명 싸이코패스일 것이다. 그가 비록 주인공일지라도 최대한 잔인하게/비참하게 최후를 맞았으면 좋겠다.  

급시우 송강이란 사람의 정체는 무었일까?

벼슬이 높았던것도 아니고 무예가 출중한것도 아니며 인물이 빼어나게 좋은편도 아니다. 다만 가난한자 힘든자를 지나치지 못해 그들에게 돈이 필요하면 돈을 정이필요하면 정을 나눠주며 젊은날을 보냈다. 義란 한글자를 맘속에 넣고 신분귀천을 가리지 않고 그 글에 부합되면 벗이 되고 어긋나면 선을 그었다. 그런 이유로 "조개"패의 생신강 사건이 있을때 그들을 구해 양산박에 머무르게 했으나 女亂을 맞아 살인자가 되어 떠돌아 다니던중 사귀었던 호걸(?)들과의 친분으로 그 역시 역당의 무리가 되려했으나 아버지의 권유로 죄를 청해 받고 나라를 위해 새로이 일할날을 기약하며 귀양생활을 자청한다.

 

송강의 경우를 보면 분명 운명이란것이 있다 생각된다.

이미 높아진 이름과 타고난 성품으로 주위 모두와 禮로서 어울리는 그였으나 강주의 빼어난 경치와 이름있는 술에 취해 적은 詩한수가 반역을 꾀하는 시로 모함을 얻어 죽을 운명에 빠진다. 강호인이라 칭하는 이들 서로가 서로를위해 물불가리지 않는 시대상황때문인지 수백명의 무리가 작당해 관군을 척결하고 송강을 빼낸다. 그렇게 송강의 거처가 양산박으로 향하게 되고 그를 추앙하는 무리들 역시 양산박으로 모이니 그 집단이 인원수 군기 모든면에서 도둑의 무리로 치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거기다 양산박의 지형자체가 난공불락이니 그 세력불어나는 속도가 견줄곳이 없었다.

 

끊이지 않고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그런 인물들로 인한 사고 역시 끊이지 않았다. 송강과 강주에서 만나 형제의 인연을 맺은 "이규"역시 태생이 야차다. 사람죽이고 인육먹기까지 거리낄게 없으나 송강을 걱정하고 어려워하는 맘은 순수 그 자체다. 송강을 따라 양산박에 거처를 정하고 노모를 모시러 갓던 고향에서 虎亂을 만나 어머니는 호랑이에 죽임을 당하고 본인은 그런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4마리의 호랑이를 잡아 이름을 높이나 그 일이 덜미를 잡혀 관군에게 잡힌다. 양산박 식구 주귀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마저 양산박의 식구가 되니... 당시의 기운이 양산박으로 송강에게로 쏠리듯 모이는 형국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힘을 숭상하는 사회에서 그들끼리의 사회를 정의롭다 주창하니 이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할지라도 안녕하기를 바라긴 힘들거 같다.

이런자들이 탐관오리를 척결한다 해도 또다른 惡의 근원이 될뿐이다. 

사회정화... 문화가 흘러넘치는 나라를 주창했던 이의 맘을 알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