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랜드는 환생이라 생각된다. 이전 읽었던 환상서점이 그랬고 방영중인 드라마 역시 그렇다. 

 

봄과 가을이 교차되는 마을에 이방인인 한 여자가 들어오고 그녀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남자가 나타나 둘은 사랑에 빠진다. 세월이 흘러 그들의 딸이 성인이 될무렵 딸애의 능력에 대한 애기를 나누는데 그 애기를 딸애가 듣고 만다. 누군가에겐 커다란 선물일수도 있는 능력이 누군가에겐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는 저주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몇번의 환생을 거쳐 마지막을 준비하며 찾은 마을에서 우연히 먹은 김밥한줄이 그녀의 마음을 잡아, 사람들의 다지고 지친 마음을 세탁해주는 마법같은 장소를 만든다.

그곳에서 사랑때문에, 꿈때문에, 돈때문에 그리고 청소년기의 힘든 기억때문에 찾아온 이들의 마음을 세탁해준다. 그들의 마음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아픔역시나 조금씩 씻겨나가 어둡기만 했던 자리에 햇볕이 스며들고 진정한 환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스토리만 보면 뻔할것같은 전개가 그려지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칼이어도 요리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재료의 맛이 달라지듯... 글 역시 그렇다. 윤정은 작가의 글엔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삶에서 어떤 우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기도 한다. 그 순간에 꼭 만나야 하기 때문에 만나고, 그곳에 가야 하기 때문에 가는 것이다."

 

"실수해도 돼. 네가 잘못한 거 있음 사과하면 되고, 누가 잘못했음 사과받고 이해해 주면되고, 회복이 안되면 안 되는 대로 받아들이면 돼... 사는 게 어떻게 언제나 완벽할 수 있겠어.

방황하고 흔들리고 실수하고 넘어지고. 그래도 다시 일어서고 중심 잡으려고 하고. 그러면 돼. 괜찮아."

 

글에서 따온 두 대사가 모두 지금을 사는 우리 대다수에게 들려주는 위로 같다.

오랜만에 만난 리처이야기다.

그의 모험은 같은 패턴인듯 하면서도 지겹지 않고 읽었던 이야기를 다시 읽어도 새로운 맛이 느껴진다. 인간이 인간에게 가지는 차마 어쩌지 못하는 마음 (不忍人之心)이 있으며 자신의 것에 만족하고 넘치는 욕망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일거다.

 

언제나 그렇듯 리처의 이동수단은 대중교통 또는 히치하이킹이다.

그레이하운드에서 보게된 노인의 지친모습과 그의 호주머니에 삐져나온 현금뭉치 그리고 그 현금을 노리는 젊은 양아치... 퍽치기의 타이밍에 리처가 등장해 노인을 도와주고 그 노인의 얽혀있는 실타래를 접하게 된다.

 

한껏능력을 뽐내던 딸이 갑작스레 병을 얻는다. 잘나가던 IT회사를 다녔기에 보험만큼은 빵빵할줄 알았었는데... 사장의 농단으로 보험금이 납입되지 않았었다. 딸을 포기할수 없었던 노인 부부는 보증인이되어 치료를 진행하지만 새로운 병이어 차도는 더디고 병원비는 계속해서 쌓여만 간다. 그러니 사채에 손대게 되고 이자는 감당할수없게 되며 생활은 궁핍해져간다.

그 절박한 순간 그들이 만난 사람이 리처였다. 아파 걸음을 못것는 노인을 위해 부축해주고 먹거리가 없어 굶는 부부를 위해 기꺼이 식사를 대접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도움을 주는 그런..

 

이번 상대는 알바니아와 우크라이나 갱들이다. 거기에 더해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러시아간첩까지.. 이들과 맞붙는 리처지만 뜻하지 않는 동료가 생기고 갱들사이의 분쟁이 생겨 자중지란의 상황에 놓이니... 뜻하지 않은 수월함이 그를 도와준다.

 

결과는 언제나 그렇듯 리처의 완승이다. 잔인함이 뭍어나는.. 그래서 그의 모험을 항상기다리게 된다.

   

챕터1을 읽곤 아이돌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었다. 그 후 이야기가 맴돈다는 느낌 과 상식을 벗어남을 넘어 파괴한다는 생각이 들 즈음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고래인간이란 설정은 처음 접했다. 늑대인간의 변형인가를 생각하기도 했지만 세계관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인지 이야기 자체만 보면 단순한 내옹인데 가볍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를 사랑했던 소녀가 있다. 사고로 맞이한 그의 죽음이후 잠시지낸 수녀원에서 임신사실을 알게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임신이기에 상상임신으로 진단 받으나 3개월후 요나를 출산한다. 고래인간인... 그리고 이미 죽은 사람의 아이인...

 

주미는 명석이란 이름이 어울리는 바둑 연구생이었다. 하지만 아이돌을 꿈꾸던 동생의 죽음으로 그 꿈을 자신이 이뤄주겠다는 일념으로 연습생 생활에 매진한다. 선천적 재능이 있어 누구보다 빠르게 인기 가수로 성장하지만 누군가의 책략으로 사고를 당해 다리가 불편해진다.

 

정체를 숨긴 요나와 알수없는 괴롭힘을 당하는 주미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다. 

운명같은 이끌림이... 누군가의 수작으로 밝혀지고... 

철저히 가족에게 이용받았아 피폐해질때 선과 악을 넘어서는 응징이 뒤따른다.

 

신인작가의 글이 이렇게 세련될수도 있구나... 

준비가 되어있어야 결과를 향유할수있단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것같다.

재미있게 읽었고 김명주 작가의 팬이 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