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구매할때면 동화와 같은 소설을 한두권씩은 선택한다. 딱딱한 주제에 대한 배움도 즐기지만 감동적인 소설을 읽으며 스스로가 정화되어 가는 느낌 자체도 즐긴다.

 

마당을 나온 암탉역시 마음의 정화를 위해 선택했었다.

어렵지 않을거 같았었고 스토리가 단순할것 같았으며 먼저 읽었던 사람들의 평이 좋아 선택을 망설이지 않았다.

 

다 읽은 후의 느낌은 동화가 아닌 문학을 접했구나다. 스토리의 단순함...

양계장에서 식용 달걀만은 낳아야 하는 운명의 닭인 잎삭이 주인공으로 닭장에 갇힌체로 항상 마당을 보며 언젠간 나가 암탉의 본분인 알을 부화 하여 병아리를 키우고자 하는 소망을 키우며 살던 중 더이상 알을 낳을수 없는 폐계가 되어 버려지는 운명에 처하면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내용이다, 중간에 쪽제비에 의해 죽임을 당한 오리의 알을 발견하곤 품어 부화를 시키고 닭어미와 새끼 오리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인해 무리에서는 왕따 당하고 외부에선 쪽제비의 위협에 처해지나 꿋꿋히 살아가는..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잎삭의 죽음으로 장식되니 비극이어야 당연하나 글전체를 다루는 내용이 죽음을 통하여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삶과 죽음의 경계와 연관성에 대하여 말하고 있어 비극이라 단정할순 없을 듯 하다. 그리고 슬픔은 느껴지나 좀더 큰 무언가가 보인다.

 

저자가 말한 삶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과 반성을 하게 만드는것이 문학의 역할이란 부분에 있어선 100%공감이 간다. 그리고 그런 사고에 부합하는 작품이라 생각된다.

단순한 동화 한편 빠른시간내에 읽은것 같으나 노력한것 보다 더 큰 수확을 얻은것 같은 기분이다.

 

글을 읽던중 잎삭이 말한 아래의 문장이 특히 남는것 같다. 

- 맞설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우린 못 건드린다.

- 소중한 것은 그리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몇년전 윌리엄 폴 영의 오두막이란 소설을 아주 감동적이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연쇄살인범에 의해 자식을 잃고 치유하기 힘든 일상을 살아가는 내용이었는데.. 책은 감동적이 었으나 내게 그런일이 생기면 참... 살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도 스릴러쪽으로 브레드 피트가 주연한 세븐이나 우리나라 영화 추적자를 보며 범죄자와 형사간의 두뇌게임을 즐겼었고..

하여 격어보지 않은 내게있어 연쇄살인범은 삐뚤어져 있으나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보통이상의 지능을 가진 자들이란 이미지가 강했었다.

 

하지만 책을 접하곤 기존에 가졌던 생각 전체를 수정해야만 했다.

우선 연쇄 살인마들은 영화에서 처럼 지능적이지도 않고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려 의도하지도 않는 철저한 개인주의 자들이고, 억눌린 피해의식을 자기보다 약한상대만을 가려 분출하는 비겁한 자들이란 사실을 아로새겼다.

 

특히나 유영철 사건편을 읽으면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까지 될수 있는가에 대하여 스스로 반문하기도 했으나 답을 찾지 못했다, "사람이 어떻게.."이렇게 생각해서 답을 찾지 못한거 같기도 하고..

 

상대적 소외감, 억울함 등은 인생을 살아가는 누구나 다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중한 뭔가를 하나쯤은 발견한다. 내생각엔 자신인거 같다, 경험이지만 나를 가치있게 만들고자 했을때 주위의 소중한것들이 눈에 들어왔었다. 물론 그렇게 이끌어준 주위 분들도 계셨고..

 

살인마들에게 그런 주위사람들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라 생각한다.

주위에 자기에게 관심을 달라며 어리광만을 부렸지 스스로 빛을 내어보려 노력하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그게 다른점이 아닐까..

부끄럽지 않고싶다는 욕심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물욕, 성욕보다는 우선한다.

 

흥미거리로만 생각했었는데 저자의 의도가 읽는내내 보여 책을 읽으며 자세를 가다듬을수 있었다.

단, 책을 읽으면 중간중간 언론의 추측성, 선정성 기사에 대한 폐해가 지적되는데 그런 저자의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다음 희생자는 당신일 수도 있다!"란 띠지를 사용하는건 모순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여름 휴가가 무의미 했을거란 생각이 들었을 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작가가 소설을 출간했고 연일 화재가 되어 궁금증이 일었는데 문체며 스토리 나열이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을 처음 읽었던 때와 그느낌이 비슷했다. 그러나 좀더 한국적이여서 더욱 재미있게 읽혔다.

 

주인공 가족 최현수,강은주,최서원 그리고 악마라 불려 마땅한 오영제와 서원의 수호천사 같은 승환이 소설의 주요 인물이다.

 

오영제는 전형적인 사이코페스이면서도 자기에 대한 자존감이 도를 넘어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그렇지 않다고 느끼면 설령 자기의 분신이랄수있는 자식마져도 올바른길(?)로 이끌려는 노력으로 교정이란 이름하에 상상이상의 폭력을 행사한다. 더욱이 처를 교정하는 방법이 폭력과 강간이며 거기에 길들여 지게 하니 그의 내적성향이 얼마나 악날한지는 책을 읽고 있을때 보다 책 읽는것을 잠시 멈추고 그에 대해 생각할때 더욱 불쾌한감정이 들게 만든다.

최현수는 한 없이 아들 최서원만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아빠이며 상대적 무능으로 마누라에게 구박받고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한때 프로야구 선수였던 현 보안업체 팀장이다.

이둘의 상관관계는 최현수의 가정에 노력의 결실이라 할수있는 아파트가 생기면서 최현수가 지방근무를 가야하고, 근무처로 사전점검 가는도중 오영제의 딸에게 차사고를 내고 잘못된 판단을 하면서 애기가 시작된다.

 

최서원의 경우 살인마의 아들이란 세상의 낙인속에 지옥같은 삶을 살아가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할수 있는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 어둠의 장막을 걷는다. 그리고 그의 곁은 언제나 승환이 지키고 있다.

 

만약에.. 누구나가 후회를 하며 되뇌는 말이지만 유독 최현수에게는 간절하게 와닿는 말이지 싶다. 어린시절 아버지와의 상처를 스스로 용서하지 못했었고 아들이 자기와 같은 길을 갈수도 있으리란 생각에 아들을 위한 무대를 꾸민다.. 그리고 죽는순간 말한다 고맙다고..

나의 해석으론 아들에게 하는 말인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무서운 속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뭔가 남는다, 감동이지 싶다.

스쿠버 다이빙을 묘사하는 장면에 있어서 물속의 모습을 좀더 생생히 그려 줬었으면 하는 여운은 좀 남으나 다이빙전 준비과정이나 잘못된 잠수로 인한 후휴증은.. 내경우 인것같아 조금은 무안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