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 책을 읽으려 맘 먹었으까??

삼년정도 서울서 직장다녔던 관계로 주말부부 하다 마누라의 품이 그리워 다시 집 근처의 장소로 직장을 옮겼다. 물론 개인적인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삼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어 스스로의 실력에 대한 믿음보다는 주의 사람을 좀 더 빨리 파악하면 어떨까란 기대 심리로 책을 선택했던거 같다.

근데 다 읽은 후의 느낌은 낚였다는 거다. 쓰래기 통을 뒤져서 아니면 주인없는 방을 보고 사람의 심리상태 외향성등을 유추하는 방법을 다루기는 하나 내용이 구체 적이진 않은 것 같다.

단지 뭉퉁그려 이런 상황에선 이런 점을 보고 성향을 분석 해야 한다는 정도.. 차라리 넛지를 한번 더 읽는게 낮지 싶다.

 

하지만 그래도 남는 부분은 책의 마지막 몇장에서 소개된 트래비스란 건축가를 소개 받았다는 거다. 집을 짓기전 주인의 과거 경험들을 알아 감성에 맞게 맞춤형 주택을 지어 준다는 그의 이야기 에서 내가 책을 접했던 관점이 잘못 되었구나란 걸 느낄수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나를 위한 수단으로 타인을 이용할수 있는 관점으로 책을 읽을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로서 나를 준비시키는 힘을 가지는 목적으로 책을 접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게 아마 작가가 스누핑을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기교들에 대한 정보를 접할때 마다 크게 느껴 지는게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스누핑은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통한 스누핑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프로파일링 기술을 익히는 것 보다 상대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얻는 정보가 더 쉬울 것 같기도 하고 인간적일 거란 생각도 든다.

 

책장 넘기기가 좀 어려웠었다. 

쉴세 없이 읽었다.

을불이 미천왕이란 이름으로 상부를 몰아내고 왕위에 등극하며 고토 수복이란 꿈을 향해 전진한다. 조선의 땅이었던 낙랑을 회복하기 위해 10년이란 세월을 와신상담하는 을불, 그는 적국의 태수인 최비를 상대하기 위해 정예군 8만을 키워내고 그중 오천의 기마병을 양성한다. 그에 더하여 적 태수보다 적을 잠을 자고 더욱 일찍 일어나 병마와 군사에 애정을 쏟는다, 심지어 적의 강점을 알기에 그의 생각조차도 읽어 내려 오른손을 쓰는 습관까지 적을따라 왼손으로 바꿀정도의 집념으로 강군을 육성한다. 그리곤 낙랑을 축출한다.

 

낙랑축출에 대하여 을불의 집념과 창조리의 지략도 중요했지만 가장 큰 공은 저가공과 양우장군, 고노자 장군의 희생이라 할수있다.

저가공이 있어 국상 창조리의 책략에 따라 낙랑으로 진군하며 상대적병 5만의 군사를 전멸시킬수 있었고 양우장군의 죽음이 있어 난공불락으로만 여겨지던 낙랑군의 장창 방진을 깨트릴스 있었다. 고노자 장군의 희생에 있어선 읽는동안 가슴이 뜨거워 짐을 느꼈다.

대승을 거둬 입성만을 앞둔 시점에 있어 낙랑의 잔류병들이 조선 유민을 앞세워 수성을 감행해 을불이 퇴각까지도 고려하는 도중 고노자 장군이 나서 죽음으로 고구려 유민들에게 청한다, 수모와 억울함 속에 사는 인생 자식들에게는 물려 주지 말자고 그러기 위해서 여기서 죽자고... 그리곤 적들의 활에 최후를 맞는다. 그와 같이 고구려의 유민 모두가 적을 향해 죽을것을 각오하고 몸을 사른다, 그들의 희생이 있어 낙랑의 공성이 이루어 졌다.

 

자국의 실수마져 병법으로 바꿔 활용하는 최비의 지략에 느낀점이 컷었고, 군사를 믿고 책략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싸울수밖에 없는 장소인 낙안평을 최후의 결전장으로 선택한 을불의 군사들에 대한 믿음에 감동했다.

낙랑 원정을 위해 국상 창조리가 1만의 병사로 서안평의 모용외를 철수시키는 대목에 있어 예의란 이런것이구나란 배움을 얻었다. 그리고 주아영이란 을불의 처에 대하여선 그 깊이가 어느정도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 원목중걸이 등장해 다음편역시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고구려란 소설이 있어 3일동안 큰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고 막혔던 스트레스가 풀린다...   

삼국지의 백미라면 당연 재사가 책략을 어떻게 펼치고 거기에 상대편이 어떻게 대응하는가이며 둘째는 적장대 적장의 일기토 (맞장)승부를 묘사한 것일 거다.

 

소설 고구려의 2편을 보면 낙랑을 둘러싼 지키려는 최비와 뺏으려는 모용외 사이의 전술이 삼국지를 읽었을때의 탄성에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숙신에 입성한 을불이 어떻게 그땅을 지키는가는 읽는 중간중간 많은 깨닳음을 준다.

우선 모용외의 책사인 원중목걸이 들이쳤을때 맞서싸우지 않고 스스로를 도적으로 가장하여 성전체를 내어준다. 전부를 버림으로서 전부를 취하는 전략이 보여지고.. 고노자 장군의 출병을 맞아 수하를 살리며 홀로 평영성을 향해 돌진하는 그 기세는 왕으로서의 참모습을 보여주는거 같다.

숙신의 부족장인 아달휼의 마음을 얻어 숙신을 얻고, 전식이란 이름하에 인육을 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보곤 사무치게 아파하는 지도자를 어떻게 따르지 않을수 있을까??

 

그런 을불보다 더욱 존경스런 인물이 국상인 창조리다.

오로지 국가의 안녕만을 위해 스스로가 악의 가면을 써가며 철저한 고독속에서 사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랬기에 고구려란 나라가 그토록 위엄이 있었구나란 생각이 든다.

 

드디어 미천왕이란 이름으로 을불이 태왕에 등극한다. 그리고 그에겐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고토 수복에 대한 꿈이 있다. 더욱이 열정이 있다.

 

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아닌 마치 내가 그시대를 살아가는 일원이되어 모든 사건을 격고 있는 느낌이다.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는 오랜만에 느끼는 감촉에 책을 덮을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