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드라마나 기타 소설에 등장하는 사도세자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하긴 얼마전 끝난 무사 백동수란 드라마를 보고서야 사도세자의 정적인 노론 수장에 그동안 동정의 대상이기만 했었던 헤경궁 홍씨의 아버지가 있다는 걸 알았으니 스스로의 무지함이 부끄럽다.

 

정신분열을 일으켜 밤마다 무사를 이끌고 미행을 일삼으며 살인을 서슴치 않는 군주가 어릴적 드라마에서 보여진 사도세자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정약용의 일대기를 다룬 "목민심서"라는 소설을 읽을때 뒤주대왕이란 단어를 접했고.. 그 뒤 나타난 정조의 반응을 보고 자식이지만 치우침이 있는것이 아닌가간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책을 읽고선 편향되었던 마음이 많이 바뀐다. 역사를 서술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것은 사실에 어느정도 가까이 가느냐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도 지적했듯이 승자의 변명을 가려낼줄 아는 헤안일 것이고... 충분히 논리적이여서 믿음이 간다, 아니 벌써 믿어버린것 같다.

 

경종의 입지와 세제로서 임하는 영조의 야망 그리고 그의 과오에서 비롯된 컴플렉스가 얼마만큼 나라를 위태롭게 경영할수 있었던가를 잘 보여주는 임금이 영조인것 같다. 그래도 그의 업적이라 할수 있는것은 정조를 보위에 올린것 정도..

사도세자의 경우 노론 종심의 상황에서 아버지인 영조의 눈치까지 봐가며 스스로 옳다여기는 길을 가는 자세가 존경스럽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의지의 상대가 되어야할 처까지 자신의 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그의 외로움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기품이 있었기에 정조라는 인물이 탄생되지 않았을까.. 아버지가 할아버지 그리고 주위를 둘러싼 자신의 어머니를 포함한 정적들의 손에 비참한 죽음을 당하는것을 직접 목도하고 그에게 까지 향에오는 마수를 무려 10년이 넘는시간동안 숨죽이며 때를 기다려 보위에 오르는 그는 그 사실 만으로도 승리자라 할 수 있을거 같다. 하지만 조금은 더 과감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조이후의 역사는 수치라 생각한다. 왕이 왕같지도 않고 백성들만 죽어라 고생한다 그게 일제시대 한국전쟁을 거쳐 아직까지 우리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예인것 같다. 

사실을 보고 싶은데 자기들을 믿으라고만 하는 기득권층의 폐해와 이 책에서 소개된 노론의 입장이 전혀 다른게 없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작가의 바람대로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이미 가진거 같다. 

나꼼수를 먼저 접했다 그리고 김어준 총수의 닥치고 정치를 읽으면서 용기를 얻었었고 정봉주의원의 달려라 정봉주를 읽으며 BBK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학습할수 있었고 반값등록금 보다 등록금 상한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에 크게 공감 했었다.

 

나꼼수 뒷담화는 앞서 읽었던 두권의 책과 그 내용이 비슷할거 같아 구입을 망설였는데 인터파크에서 쪽지가 왔다. 이밴트 당첨이라고... 참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뒷담화 수준이다. 만약 이책을 구입했었으면 맘속에 김용민 교수에 대한 약간의 안티가 자리잡을 뻔 했다. 하지만 철저히 개인적인 견해다.

 

내가 만약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있었고 어떤 형식을 취해야 하나란 의문을 가졌다면, 큰 그림을 그리는덴 도움이 될거 같다.또한 나꼼수에 대한 사소한 의문들에 대하여도 풀리는 부분이 있고 지금도 격론중인 나꼼수 정체성에 대하여 정리해 준다.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 웃음코드다 많다. 근데 한참 웃고나면 좀 서글프다. 분명 웃었는데 크게 울고난 후의 후련함이 때때로 밀려온다. 이것역시 희열이다. 그리고 나꼼수 4인방에게 개인적으로 제일 감사한 부분은 논리라는 무기를 진보성향이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거다. 프레임이라는게 존재한다. 기득권과의 토론에서 대부분 젊은사람들의 논리가 밀리는 이유가 기득권의 틀안에서 사고 하기때문인거같다. 근데 이 틀을 스스로 벗어나는게 쉽지않다. 하지만 나꼼수 4인은 방송을 통해서나 책을 통해서 논리적 무기를 제공한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토론하고 얻은 논리라야 대중화 될수있는데 이때 나는 분명 맞지만 토론에서 굴복당하면 외면하고 싶어진다, 그리곤 뒤돌아 보지 않으려 한다. 기득권 측은 이런 논쟁에 노련하다. 아마추어들에게 논리적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는것 같아 제일 감사한다. 말이란게 이상해서 사실을 왜곡하게 만드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동조하게 된다...

 

- 남이 한 번도 하지 않은 내 주장을 가져라.

위의 주장이 실현되려면, 남이 하는 애기를 다 들어야 한다. 하지만 무리하진 말라 남이한 애기 중 내가 할 말의 전부가 있다면, 그래서 나만의 주장이 없다면 입 닫는게 상책이다.( 그 사안에 대해 반드시 견해를 밝힐 필요가 있다면 출처를 밝히고 인용하더라도.) 혹은 남의 이야기를 보완한 업그레이드된 생각으로 정리해도된다.

 

- 쫄지 마라. 쫄지 않고 이야기하면 개인은 뜨고, 역사는 진전된 방향으로 한 발자국 나아간다. 불의를 당하더라도 양심이 원하는 소리를 할 줄 안다면 그게 지성이다.       

강재규 감독이 신작을 발표한다기에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작소설이 먼저 발표된다 해서 망설임 없이 읽기를 결정했다. 경험상 원작 소설을 뛰어넘는 소설은 많지 않았었기에..

 

두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식민지 새대의 피해자인 조선인 한대식과 식민지 시대의 지배자인 일본인 요이치. 빼앗긴자는 분하지만 힘이 없어 몸을 웅크리며 살아가다 그런자세가 운명인냥 스스로와 타협해가고 빼앗은자는 굴종하는 자들을 보며 나였으니 이나마라도 사는것이라며 오히려 선민사상에 빠져 지내던 시기... 그 시기에 이들은 만난다.

육상에 특기가 있고 근성이 비슷한 두 친구는 한명은 꿈을 지키기 위해 다른 한명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일본군에 자원 입대하고 전투와 포로 그리고 전투를 거친다. 그런 세월동안 일본군, 일본군 포로, 소련군, 포로, 독일군 순서로 군복이 갈아입혀지고..

일본군 포로로서 소련의 광산에서 일해야 하는 시간 동안 탈출을 위해 서로의 방식으로 생존해 가고 그 상황에서 맞이한 요이치의 위험에 대식은 구원자의 역할을 한다. 아니 처음 군대에 들어가면서 부터인것 같다. 서로가 마치 그들 스스로는 부정하지만 서로의 수호천사 역할을 자처한다.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 그 마지막 순간 대식은 그의 친구를 위해 모든것을 던진다. 그리고 아낌없이 준다. 그리곤 늑대의 후예이기라도 하듯이 그의 영혼이 하늘로 돌아가고.. 남은 요이치는 자신과 대식의 운명 두개를 동시에 지키며 살아간다, 아니 그 둘이 이미 둘이 아닌 하나인거 겠지만.

 

의리, 사랑 이런 숭고한 단어들이 고통을 통해 책에 투영되어 있다. "이런 삶을 살아가는게 가능한가.." 질문하면, "이미 살았었는데 뭐" 하며 대답할거 같다.

재미 있었다. 그리고 감동적이다. 영화로도 보고싶다.

 

용기의 의미를 되새기는 요이치의 말이 남는다.

-전쟁에서 날아다니는 총알을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목숨을 운명의 손에 내맡긴 채 냉정하게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아 하는 것. 그것이 용기다. 

 

이 생각을 할 당시 대식이 그의 옆에 있었다는거.. 용기는 그런거 같다.